‘공룡’ 카카오의 카풀 진출, 반발 딛고 달릴까
‘공룡’ 카카오의 카풀 진출, 반발 딛고 달릴까
  • 김예솔 기자
  • 승인 2018.10.17 17: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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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업계의 대규모 운행중단 초강수에...험로 예고"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 도입에 반발하는 택시업계 종사자들의 오는 18일 대규모 사수 결의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 도입에 반발하는 택시업계 종사자들의 오는 18일 대규모 사수 결의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가 택시업계의 반발을 딛고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시선이 쏠린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교통서비스 자회사인 카카오모빌리티는 카풀 서비스 어플리케이션인 ‘카카오 티(T) 카풀’을 곧 출시할 예정이다.

이는 방향이 비슷하거나 목적지가 같은 이용자들이 함께 이동할 수 있도록 운전자와 탑승자를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이미 운전자용 카풀 앱 '카카오T 카풀 크루'를 출시했고, 운전자 ‘크루’의 사전 모집도 진행하면서 승객들이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날도 머지않았다.

그러나 아직 출시되기도 전에 벌써부터 택시업계의 반대가 거세지면서 험로가 예고되고 있다.

■ ‘공룡’ 카카오의 등장에...택시업계, 초강수

이번 카카오의 카풀 시장 진출에 택시업계는 생존권을 주장하며 대규모 운행중단으로 맞서고 있다.

오는 18일 국내 4개의 택시 노조로 꾸려진 ‘불법카풀 관련 비상대책위원회’는 카카오 등 스마트 모빌리티 업계의 카풀 서비스 확대 추진에 반대하며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열 예정이다.

서울에서는 4만9242대의 개인택시, 법인택시 2만2603대로 총 7만1845대에 집회 당일 차량 운행 중단을 결의했다. 경기도와 인천에서는 각각 2만1000여대, 4500여대가 운행중단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외 전북, 강원, 부산, 대구, 광주, 울산 등 지방 곳곳에서 택시기사 약 5000명이 힘을 보태기 위해 상경할 것으로 파악됐다.

택시업계의 반발이 그 어느 때보다 거센 까닭은 카카오의 독점적인 위치 때문이다. 

지난 2015년 선보인 택시호출 서비스 카카오T 택시는 '국민앱'으로 통한다. 현재 국내 이용자가 1700만명에 달하며, 전국 택시기사의 96%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 외 택시호출 외 대리운전 서비스인 카카오T대리, 길 안내 서비스 ‘카카오T내비’, 주자창 이용 서비스 ‘카카오T주자’로 모빌리티 시장에서 몸집을 키워나가고 있다.

비대위 관계자는 “독점적인 위치를 차지해놓고 막대한 자본을 앞세워 택시산업에 반하는 카풀서비스로 또다시 사익을 추구하는 이율배반적인 모습을 보인다"고 비판했다.

■ 정부의 ‘뒷짐’에...이미 카풀시장 ‘스타트업 무덤’

업계 안팎에서는 카카오의 카풀시장 진출에 우려 반 기대 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빠르게 장악할 것을 우려하는 한편, 꽉 막힌 장벽을 뚫고 새 활로를 개척하길 내심 기대하는 눈치다.

현재 카풀 서비스 시장에서 카카오는 후발주자지만, 이렇다 할 경쟁업체도 없는 상태다. 그간 해묵은 규제와 택시업계의 반발로 카풀에 뛰어든 스타트업 회사들이 줄줄이 경영난을 맞이했기 때문이다.

카풀 서비스로 업계 1위에 올랐던 스타트업 '풀러스'의 경우 지난해 11월 24시간 영업을 시도했으나, 서울시와 국토부의 제재에 사업을 대폭 축소했다. ‘럭시’ 역시 불법 논란에 사업을 접고 카카오에 흡수됐다.

그 외 전세버스 서비스인 ‘콜버스’와 ‘모두의 셔틀’, 렌터가와 대리운전을 합친 서비스로 각광을 받았던 ‘차차’까지 규제 벽을 넘지 못하고 쪼그라들었다.

이에 정부가 중재자 역할을 하기 위해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택시업계의 반발에 이렇다 할 진전이 없는 실정이다. 현재 택시업계는 ‘논란의 씨앗’이 되고 있는 예외조항이던 '출퇴근시간'마저 법에서 삭제하자고 주장하며 카풀 사업의 원천봉쇄마저 고집하고 있다.

그렇다고 정부도 더 이상 갈등이 격화되는 상황을 두고만 있을 수 없다. 이번 카카오발(發) 택시반발이 사회적 이슈로 크게 주목받으면서 정부의 결단력 부재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 승차공유 업계 관계자는 “국내 카풀업체들은 국내 낡아빠진 규제에 걸러 넘어진 꼴”이라며 “정부의 뒷짐지고 있는 사이 택시업계의 반발로 승차공유 서비스가 국내에서만 퇴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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