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불가’ 공포가 가장 무섭다...카드사, 건전성 악화할까 전전긍긍
‘예측불가’ 공포가 가장 무섭다...카드사, 건전성 악화할까 전전긍긍
  • 장하은 기자
  • 승인 2020.07.29 1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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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상승 최고는 하나카드, 순익 전년比 94%↑
카드업계 “재난지원금 효과는 ‘無’”
대출 상환 유예 재연장? 부실자산 확대 불가피한데...“일부라도 받아야”
카드사들이 올해 상반기 우려와는 달리 호질적을 기록했다. 다만 업계는 비용절감을 통한 실적 상승으로 일명 ‘불황형 흑자’라고 평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카드사들이 올해 상반기 우려와는 달리 호질적을 기록했다. 다만 업계는 비용절감을 통한 실적 상승으로 일명 ‘불황형 흑자’라고 평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장하은기자] 카드사들이 올해 상반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당초 우려와는 달리 호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비용절감을 통한 실적 상승으로 일명 ‘불황형 흑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상반기에 선방했다지만 하반기에 대한 업계 우려는 더욱 확대하는 모양새다. 실물경제 회복이 언제 될지 가늠할 수 없는 가운데 부실자산 확대가 예견되면서 리스크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견되기 때문이다.

■ 실적 상승 최고는 하나카드, 순익 전년比 94%↑...업계 “재난지원금 효과는 ‘無’”

올해 상반기 카드사들은 우려와는 달리 호실적을 달성했다. 다만 마케팅비 감소 등 비용절감을 통한 ‘불황형흑자’였다는 분석이다. 한편,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효과는 없었던 것으로 관측된다.

2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작년과 비교했을 시 가장 높은 실적 상승률을 보인 곳은 하나카드였다. 이 기간 하나카드의 당기순이익은 653억원으로 전년보다 무려 93.9%나 증가했다. 이 같은 호실적은 디지털 혁신으로 업무 프로세스 효율화와 디지털 모집 확대, 오프라인 대신 온라인 마케팅 강화 등으로 판매관리비를 효율적으로 관리한 덕분이라는 게 하나카드 측 설명이다.

이어 두 번째로 실적 상승률이 높았던 곳은 우리카드였다. 우리카드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8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4% 띄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매출감소 및 가맹점수수료 인하 등 부정적 영업환경에도 비용절감을 통한 수익개선 노력 등으로 양호한 실적을 냈다”라고 설명했다.

삼성카드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2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0% 증가했다. 분기별로 보면 2분기에만 1105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전년 동기(716억원) 보다 54.2% 늘었다. 1분기의 경우 1년 전보다 6.8% 줄어든 1122억원이었다. 삼성카드 측은 “고비용 저효율 마케팅 축소와 수익성 중심의 사업 재편 등 내실 경영에 집중한 덕분"이라면서도 “다만 코로나19 영향으로 여행업종, 면세점, 놀이공원 등의 매출이 줄어들면서 이와 관련한 마케팅 비용이 감소한 데서 기인한 ‘불황형 흑자’”라고 진단했다.

KB국민카드의 당기순이익은 1638억원으로 전년보다 12.1% 증가했다. 특히 자동차 할부 등 할부금융 및 리스 영업수익이 48.3% 대폭 늘어나며 외형적으로 크게 성장했다.

이날까지 실적이 발표된 카드사 중 가장 낮은 성장세를 보인 곳은 신한카드였다. 신한카드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3025억원으로 전년보다 11.5% 늘었다. 다만 신한카드의 경우 수수료이익은 1073억원으로 전년보다 2.2% 감소하는 부진을 나타냈다.

한편,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은 카드사 실적에 영향이 없었던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재난지원금이 사용된 가맹점은 대부분 수수료율이 낮은 영세가맹점이기 때문에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해 사용된 수십억원의 비용을 적용하면 본전치기 수준이라고 입을 모았다.

대출 상환 유예 재연장? 부실자산 확대 불가피한데...“일부라도 받아야”

카드사들의 올해 상반기 실적은 당초 우려와는 달리 대부분 선방했다. 하지만 하반기에 대한 근심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대출 원금 상환 유예 정책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그리고 실물경제가 언제 회복될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출 연장 만기를 1개월여 남은 현 시점까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 타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유예 조치가 재연장 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카드업계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원금 및 이자 상환 유예가 재연장되면 카드사들의 건전성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다. 무엇보다 유예 기간이 끝난 후 대출자들의 상환능력도 좋아질지 확신할 수 없다는 것. 대출자가 원금을 갚지 못하면 카드사의 부실자산은 그만큼 증폭된다.

이에 업계에서는 무조건적인 유예보다는 이자와 원금의 일부라도 상환하는 방식으로 재연장해야 한다고 의견을 내고 있다. 그래야 부실 확대를 조금이라도 방지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실물경제의 어려움은 그대로 금융권에 전이 된다. 현재로서는 실물경제 회복을 전혀 예측할 수 없다는 게 가장 큰 두려움이다”라면서 “대출 상환 재연장이 확실시 되면 올해 안에는 카드사들의 건전성 문제가 나타나지는 않을 것. 다만 이는 수면위로 드러나지 않은 빙산이나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24일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5대 금융지주 수장들은 비공개 조찬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은 위원장과 금융 수장들은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 중소기업 등의 대출 만기 연장과 이자 상환 유예 조치를 재연장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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