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잘 날 없는 한국GM...'파업 초읽기'에 갈등 예고
바람 잘 날 없는 한국GM...'파업 초읽기'에 갈등 예고
  • 김예솔 기자
  • 승인 2018.10.16 17: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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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의 일방적 법인 분리 움직임에...노조도 산은도 제동"
한국GM이 경영 정상화를 추진한 지 반년 만에 '신설 법인 문제'를 두고 극심한 노사 갈등을 겪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GM이 경영 정상화를 추진한 지 반년 만에 '신설 법인 문제'를 두고 극심한 노사 갈등을 겪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한국GM의 석연치 않은 행보가 또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여전히 군산공장 폐쇄의 여파가 가시지 않은 가운데 노동조합이 ‘파업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노사 양측간 갈등이 재점화됐다.

16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한국GM 노조는 지난 14일부터 이틀 간 진행한 법인 분리 반대를 위한 파업 찬반투표에서 과반수 이상의 찬성표를 확보했다.

이번 찬반투표는 한국GM의 법인분리 움직임에 맞서 쟁의권을 확보하기 위해 진행된 것이다. 이에 따라 오는 22일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조정 중지 결정만 받으면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 등을 재개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이처럼 한국GM의 법인 분리 반대 움직임이 거세지면서 한국GM도 난처한 상황에 빠지게 됐다.

■ 묵묵부답 한국GM에...노조, 결국 ‘파업 카드’ 들어

이번에 불거진 파엄 움직임은 지난 4월 군산공장 폐쇄 이후 노사가 경영정상화 합의를 이뤄낸 지 6개월 만에 일어나는 것으로, 연구개발(R&D) 법인 분리’ 문제가 화근이 됐다.

지난 7월 GM 측은 한국GM 연구개발 투자의 일환으로 연말까지 글로벌 제품 개발 업무를 전담할 신설법인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글로벌 차종의 개발 거점을 마련하기 위함이라며, 오는 19일 주주총회를 소집해 이번 신설법인 설립에 대한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그러나 노조 측은 국내 자동차 사업을 손쉽게 철수하려는 ‘물밑 작업’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한국GM을 GM의 생산하청기지로 전락시킨 후 사업에서 손을 떼려 할 때 R&D법인만 남기고 공장을 폐쇄하거나 매각하려는 의도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입을 꾹 다문 한국GM의 태도는 파업 움직임에 불을 댕겼다. 노조는 신설법인과 관련해 5차례 교섭을 사측에 요청했지만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사측과의 신뢰가 흔들렸고, 이에 ‘파업카드’를 들게 된 것이다.

■ 2대 주주 산업은행 '압박' 가세...궁지에 내몰린 GM

2대 주주인 산업은행도 노조와 마찬가지로 신설법인 반대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미 올 초 부도 직전까지 내몰린 한국GM에 국민 혈세 8100억원을 투입해가며 살려냈건만, 한국GM의 미심쩍은 행동에 벼르고 있는 눈치다.

앞서, 산은은 지난 7월 한국GM의 신설법인 계획이 이사회에서 처음 들려오자마자, 정황 파악에 대한 나섰지만 GM 측이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 끝내 설명하지 않았다.

최근에는 신설법인에 대한 정확한 이유를 묻기 위해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했으나, 지난 10일 열린 국감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특히, 지난해 국감에는 출석한 터라 이번 카젬 사장의 불출석에 한국GM을 둘러싼 ‘철수설’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일단 산은은 이달 19일 법인 분리 주총 개최에 제동을 걸기 위해 인천지방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낸 상태다. 이는 군산공장 폐쇄처럼 주총에서 신설법인 안건이 기습 처리되지 못하도록 묶어두겠다는 의도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한국GM의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법인 분리 계획은 경영 정상화를 위해 GM과 맺은 기본협약에 위배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번 노사 갈등으로 궁지에 몰리자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은 임직원 달래기에 나섰다.

카허 사장은 전날 임직원들에게 이메일로 "GM 코리아 테크니컬센터 주식회사 설립은 조직을 더 강하게 만드는 중요한 도약"이라며 "GM의 글로벌 제품 개발 프로젝트를 확보함으로써 한국GM의 위치를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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