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총재 “한국판 양적완화, 미국과 달라...정책금리 조정 여력 아직 남았다”
이주열 총재 “한국판 양적완화, 미국과 달라...정책금리 조정 여력 아직 남았다”
  • 장하은 기자
  • 승인 2020.06.17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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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정책, 통화정책 간 경계 모호해져...조율도 난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한국은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한국은행)

[화이트페이퍼=장하은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금리 조절을 통한 전통적 통화정책, 물가 목표를 정해놓고 관리하는 제도 등이 지금과 같은 세계적 저금리·저물가 환경에서 효과가 있는지, 다른 대안은 없는지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1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 총재는 최근 한은 창립 70주년 기념 EBS 다큐멘터리에 출연해 '뉴 노멀(새 기준; 낮은 성장률·물가·금리)' 시대 중앙은행의 역할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렇게 답했다.

이 총재는 "중앙은행은 기본적으로 금리를 주요 수단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하는데, 지금처럼 금리가 이렇게 낮을 때 어떤 적극적 수단을 활용해서 통화정책을 운용하고 우리가 의도하는 방향으로 실물경제를 유도할 수 있느냐의 문제가 고민"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재정정책과 한은의 통화정책 간 조율 문제도 난제로 언급됐다.

그는 "코로나 위기를 계기로 부각됐지만 통화정책과 재정정책 간의 역할과 경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 사실상 지금까지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은 엄격히 분류했는데 지금과 같이 위기상황에서는 이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면서 “통화정책이 재정정책을 얼마만큼 떠맡을 수 있을 것인가 고민"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 총재는 저금리·저성장·저물가를 특징으로 하는 뉴 노멀(new normal) 시대에 진입하며 디플레이션을 우려하는 상황인 만큼 물가정책 역시 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통화정책 운용방식이 물가안정목표제인데 이것은 인플레 억제에 초점을 맞춘 운용방식"이라며 "지금처럼 인플레가 아니라 오히려 디플레를 우려하는 상황에서는 이 물가안정목표제가 과연 현실에 적합한 것이냐, 그렇지 않다면 이것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총재는 최근 한은이 무제한으로 환매조건부채권(RP)을 매입해 12조원 이상의 유동성을 공급한 이른바 '한국판 양적완화'가 미국·일본 등의 양적완화와 비교해 어떻게 다른지도 설명했다.

이 총재는 "미국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양적완화를 실시하는 등 미국·일본의 양적완화는 꽤 오래됐다. 미국이나 일본은 기준금리를 제로(0) 수준까지 낮춰 금리가 더 이상 통화정책 수단이 되지 못하니까 그때부터 무제한으로 채권을 매입한 것"이라며 "그러나 한국은 정책금리가 제로 수준이 아니기 때문에, 정책금리 조정의 여력이 아직 남아있고, (무제한 RP 매입을) 3개월간 한시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는 점 등에서 차별화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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