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현·이복현, 증권사 간담회 "부동산PF·내부통제 실패 경영진 책임"
김주현·이복현, 증권사 간담회 "부동산PF·내부통제 실패 경영진 책임"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4.01.24 1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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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 PF사업장 신속하고 과감한 정리 주문
리스크관리보다 단기이익창출 우선 문제시
상장사들의 주주가치제고노력 독려 추진도
24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증권업계 간담회. 사진=화이트페이퍼
24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증권업계 간담회. 사진=화이트페이퍼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금융당국이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리스크 관리 실패와 내부통제 실패시 해당 증권사와 경영진에게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이는 향후 불거질 수도 있는 부동산PF발 금융위기에 금융회사가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을 독려하는 차원인 동시에 ‘성과만능주의’에 젖어있는 금투업계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수면 위로 올려 공론화하는 발언으로 해석 가능하다.

 

사진=화이트페이퍼
24일 간담회에서 김성현 KB증권 사장이 자료를 보고 있다. 사진=화이트페이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24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증권업계 및 유관기관 대상으로 간담회를 통해 "보유 PF사업장에 대한 철저한 리스크 분석을 통해 부실 사업장은 신속하고 과감하게 정리해주시기 바란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이 원장은 "12월 결산시 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위기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주시기 바란다"며 “단기적인 이익 목표에 연연해 PF 예상손실을 느슨하게 인식하는 잘못된 행태에 대해선 책임을 묻겠다"고 엄중 경고했다.

이는 리스크 관리보다 단기적인 이익창출을 우선시하는 금투업계의 성향이 바뀌어야 한다는 체질 개선에 대한 주문이기도 하다.

이 원장은 "부동산PF 쏠림, 과도한 단기자금 의존 등과 같이 리스크 관리의 기본이 망각되는 일이 없도록 CEO가 직접 챙겨주시기 바란다"며 "특히 위기 때마다 반복됐던 유동성부족 상황이 또다시 발생하는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회사의 지속가능성에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업계에 ‘엘로우 카드’를 들었다.

업계의 잇단 불건전 영업행위와 사익추구 행위 등에 대한 경영진의 내부통제 책임과 엄벌의지도 강조했다. 이 원장은 "최근 검사 결과 다수의 금융투자회사에서 다양한 형태의 불건전 영업행위와 사익추구 행위가 지적됐다. 이러한 상황은 업계 관행이라거나 일부 임직원의 일탈 행위 정도로 과소평가돼서는 안 되며, 성과만능주의가 업계 전반에 만연함에 따른 구조적 문제로 인식해야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PF와 관련, 엄청나게 강한 강도로 건설사나 금융사의 노이즈가 있을 것을 감내하고라도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그 과정에서 좀 불편하고 힘들더라도 그렇게 해야 새살도 돋아나고 자본을 보다 더 생산적인 곳에 투자할 수 있지 않냐고 생각한다”고 부연 설명했다.

 

24일 간담회에서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화이트페이퍼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보다 근본적인 금투업계 관행 개선을 주문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경제를 혁신지향 경제로 전환시키는 데 있어서 증권사의 역할이 중요하다. 정부는 2013년 종투사 제도 도입, 2016년 초대형 IB 육성을 위한 여러 가지 제도개선을 추진하고 제도적으로 인센티브를 줘왔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고 있고, 혁신에 대한 수요가 높은 가운데 증권사들이 충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지는 많은 국민들의 공감이 부족하다"며 "여전히 위탁매매, 부동산 중심의 영업행태를 보이면서 종합 기업금융 서비스 제공기관'으로서의 기능은 미흡하다는 평가"라고 지적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도입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이 프로그램은 상장사의 이사회가 스스로 기업가치(PBR·ROE 등)가 저평가된 이유를 분석해 대응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투자자들에게 적극 설명·소통하는 것을 지원하는 방안이다. 김 위원장은 "국내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한 정책 추진방향으로 앞으로도 정부는 자본시장을 통한 국민 자산형성 지원에 보다 직접적으로 초점을 둔 정책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또한 "정부는 거래소와 협력해 주주친화적 기업에 보다 많은 자본이 유입될 수 있는 인센티브를 마련하는 한편, 실질적으로 기업가치 제고로 이어질 때까지 거래소를 중심으로 꾸준히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제도의 성공을 위해 관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4일 간담회에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화이트페이퍼

이날 간담회는 한국거래소 이사장, 금융투자협회장, 한국상장사협의회 부회장, 코스닥협회 부회장, KB증권,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대신증권, 신영증권, DB투자증권, 모간스탠리, JP모건 등 유관기관과 10개 증권사 CEO가 참석했으며 국민 자산형성 지원 및 증권업계 신뢰회복을 주제로 했다. 업계에서는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한 증권사 역할 ▶임직원 비위 등 관련 내부통제 강화 방안 ▶소비자보호 강화 방안 등과 안건 내용에 대한 각 사 진행상황과 계획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간담회에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화이트페이퍼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은 "그간 금융투자업계의 금융사고 방지노력이 내부규정·전산시스템과 같은 하드웨어에 치중하고, 임직원의 관행 혁신이 수반된 패러다임 변화를 위한 노력에는 이르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며 "지난해 발생한 불공정거래 행위와 임직원의 사익추구 등 불법 일탈행위 등을 반면교사로 삼아 우리 현실과 수요에 부합하는 내부통제 모델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24일 간담회에서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이 메모를 하고 있다. 사진=화이트페이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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