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낮은 한국 주주환원율 왜?…미국·일본의 3~4분의 1
유독 낮은 한국 주주환원율 왜?…미국·일본의 3~4분의 1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3.09.13 18: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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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부 펀드 KCGI자산운용 지배구조 세미나
"개선 위해 적극적 주주행동주의 펀드 필요"
사진=KCGI자산운용
12일 여의도 IFC에서 열린 KCGI자산운용 지배구조 세미나. 사진=KCGI자산운용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한국 상장기업의 주주환원율이 미국, 대만, 일본 등 4개국 가운데 가장 낮다는 지적이 나왔다. 낮은 주주환원율로 인해 주가가 저평가되고 있어 주식가치 재평가를 위한 주주행동주의 펀드 등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13일 KCGI자산운용(옛 메리츠자산운용)이 미국, 한국, 대만, 일본 시장의 주주환원율을 분석한 결과 작년 말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 주주환원율은 26.7%로 같은기간 일본 닛케이225(108.5%), 미국 S&P500(84.3%), 대만 가권지수(49.6%) 대비 현저히 낮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주주환원율이란 기업이 벌어들인 순이익 중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사용되는 자사주매입과 주당배당금이 얼마나 되는지를 나타내는 수치다. 이로 인해 상장기업의 자산가치를 평가하는 주가순자산비율(PBR) 역시 가장 낮았다. 미국(3.81배), 대만(1.85배), 한국(0.9배) 순을 기록했다. 

자료=KCGI자산운용

KCGI자산운용이 전날 개최한 지배구조 세미나에서는 한국 기업의 낮은 주주환원율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주주행동주의를 표방하는 펀드들의 등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김규식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주제발표에서 “우리나라 기업의 주주환원율은 미국S&P 시장의 1/3, 일본 닛케이225 시장대비 1/4 수준에 불과하다”며 낮은 주주환원율 개선 등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산운용사등의 적극적인 주주 행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패널로 참가한 이남우 연세대 교수는 “기업거버넌스는 대주주의 사익 편취를 방지하고 회사의 장기성장을 도모하는 것에서 시작된다”며 “효과적인 기업 거버넌스는 기업, 시장 및 경제에 신뢰를 제공함으로써 장기적으로 주식시장의 저평가를 해소하고 주주가치 및 주가상승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한 삼성전자와 애플의 시가총액이 20년말 기준 544조원, 2641조원에서 올해 9월 기준 464조원, 3800조원으로 그 차이가 5배 이하에서 8배 이상으로 확대됐는데, 이같은 변화는 애플의 장기성장성 외에 거버넌스 측면의 평가가 좋아졌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세미나에선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공적 접근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주목했다. 특히 최근 일본은 거래소가 나서 PBR 1배 이하 상장기업들에게 저평가의 원인 및 개선방안을 요구하는 등 정책적으로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움직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명재엽 KCGI자산운용 주식운용팀장은 "국내 정기주총에서 통과된 주주제안 안건이 올들어 전년대비 78% 증가하는 등 활성화 되고 있다"며 "한국기업의 기업가치 제고(리레이팅)를 위해서는 적극적인 행동주의를 표방하는 펀드들의 등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자본시장연구원 지난 2월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상장기업의 주식 가치평가 수준이 외국 상장기업에 비해 낮게 형성되고 있는 ‘코리아 디스카운트(Korea discount)’는 2000년대 초반에 등장해 2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빈번하게 언급되고 있다. 

자본연 자본시장실 김준석 선임연구위원·강소현 연구위원은 45개 주요국 상장기업 자료를 바탕으로 회귀분석을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을 분석한 결과, 미흡한 주주환원 수준, 저조한 수익성과 성장성이 가장 유력한 원인인 것으로 추정했다. 

상대적으로 설명력은 낮으나 기업지배구조 또한 코리아 디스카운트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분석됐으며, 한편, 단기투자 성향과 지정학적 위험의 경우 기업가치평가의 국가간 격차를 설명하는 요인이라는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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