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강화에 전세수요↑...은행 전세대출 매달 2조씩 급증
규제강화에 전세수요↑...은행 전세대출 매달 2조씩 급증
  • 장하은 기자
  • 승인 2020.04.21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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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대출규제 강화와 전세 수요 증가가 겹치면서 은행권 전세자금대출이 최근 2개월간 매월 2조원 이상 급증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 대출규제 강화와 전세 수요 증가가 겹치면서 은행권 전세자금대출이 최근 2개월간 매월 2조원 이상 급증했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장하은기자] 정부 대출규제 강화와 전세 수요 증가가 겹치면서 은행권 전세자금대출이 최근 2개월간 매월 2조원 이상 증가했다. 전세자금대출이 두달 연속 2조원 이상 늘어난 사례는 2016년 이후 처음이다.

21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신한 국민 KEB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전세자금 대출 잔액 합계는 3월 말 기준 86조253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달 대비 2조2085억원 늘어난 규모다.

2월 말에도 1월 말과 비교해 2조1292억원 증가했다. 5대 은행의 전세자금대출이 두달 연속 2조원 이상 늘어난 사례는 2016년 이후 한 번도 없었다. 한 달에 2조원 늘어난 적도 전례가 없다.

한국은행이 매달 발표하는 '금융시장 동향 통계'에서도 이 같은 흐름을 확인할 수 있다. 2월 은행 전세자금 대출은 전달 대비 3조7000억원 늘었다. 관련 집계가 시작된 2017년 이후 가장 컸다.

부동산 시장의 과열을 잡기 위해 고가 주택을 사기 위한 주택담보대출을 받기 어렵게 하자 주택 수요가 감소하고 대신 전세 수요가 늘었다.

전세 수요가 늘자 전세가격 증가세도 이어지고 있다. KB국민은행 리브온 월간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중위 전셋값은 지난달 4억5061만원으로 1년새 638만원 올랐다.

정부의 전세자금대출 규제도 한몫했다. 정부는 지난해 11월에 시가 9억원 초과 주택 보유자에게 공적 보증기관의 전세자금 대출 보증을 제한한 데 이어 올 1월에는 민간 보증으로도 보증 제한을 확대했다.

보증기관의 보증서가 없으면 은행에서 대출을 해주지 않으므로 고가 주택 보유자의 전세자금 대출을 막은 셈이다. 계약 시점과 잔금 시점 사이에 1∼2개월 시차가 있는 점을 감안하면 규제 강화를 앞두고 전세자금대출을 받으려는 '막차' 물량이 2월과 3월에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택대출 규제 강화로 대출을 받아 주택 구입하기가 어려워졌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주택 가격 하락이 예상되면서 전세로 머물려는 이들이 많이 늘었다"며 "전세자금 대출 규제를 앞두고 계약을 맺었던 이들의 대출이 2월에 시작돼 `막차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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