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 확대에 숨통 트인 카드사, 자본적정성 ‘주의보’
레버리지 확대에 숨통 트인 카드사, 자본적정성 ‘주의보’
  • 장하은 기자
  • 승인 2020.04.20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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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카드사 레버리지 배율 한도 6배→8배
작년 카드사 부실채권, 전년比 11.1%↑...대출확대 ‘주의보’
우리·하나·롯데카드 "신용등급 유지 위해선 실적 입증해야"
지난해 카드사들의 고위험(7등급 이하, 다중채무자) 카드대출 잔액은 6.5조원으로 전체 카드대출의 18.1%를 차지한다. (사진=한국신용평가)
지난해 카드사들의 고위험(7등급 이하, 다중채무자) 카드대출 잔액은 6.5조원으로 전체 카드대출의 18.1%를 차지한다. (사진=한국신용평가)

[화이트페이퍼=장하은기자] 금융당국이 레버리지 배율을 확대해주자 대출 등 금융자산 확대에 숨통이 트인 카드사들이 환영의 제스처를 보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규제완화가 대출 확대로 이어질 때 카드사들의 자본적정성 저하로 연결될 수도 있어 유의해야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당국, 카드사 레버리지 배율 한도 6배→8배

2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전날 카드사 레버리지 한도를 기존 현행 6배에서 8배로 확대하기로 했다.

레버리지 배율 규제는 부채를 이용한 자산 확대를 제한하는 정책으로 카드사들에 허용된 기준이 다른 금융권에 비해 유독 깐깐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실제로 같은 여신금융전문업법의 규제를 받는 캐피탈사를 포함한 타 금융사들의 레버리지 배율 한도는 10배다.

그동안 수수료인하 등 수익성 악화에 시달려온 카드사들은 한도 확대를 꾸준히 금융당국에 요청해왔고, 고심해온 금융당국이 전날 이를 승인해준 것이다. 코로나19 경제위기에 카드사가 대출 만기연장 등으로 현행 기준 레버리지 한도 내에서는 신용판매 등 정상 영업에 애로사항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 의해서다.

이에 따라 대출비중을 늘리는 등 금융자산 확대가 가능해진 카드사들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특히 레버리지 한도에 다다른 카드사일수록 이번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에 거는 기대가 크다. 각 카드사별 지난해 말 기준 레버리지 배율은 KB국민카드와 우리카드가 각각 5.7배로 레버리지 배율 한도에 가장 임박했다. 이어 롯데카드 5.6배, 신한카드 5.4배, 현대카드 5.2배, 하나카드 5배로 뒤를 이었고, 삼성카드만 3.2배로 아직까지 여유가 있는 편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레버리지 규제가 완화되면 그만큼 카드사들의 신사업 확장이 유연해진다”면서 “한도에 다다른 카드사 일수록 반가운 소식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카드사들의 고정이하여신(NPL)은 전년대비 11.1% 증가했다. (사진=금융통계정보시스템)
지난해 카드사들의 고정이하여신(NPL)은 전년대비 11.1% 증가했다. (사진=금융통계정보시스템)

작년 카드사 부실채권, 전년比 11.1%↑...대출확대 ‘주의보’

다만 금융당국의 레버리지 배율 규제 완화가 자칫 카드사들의 자본적정성 저하로 연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주로 저신용자 대출이 많은 카드사는 이미 대출 및 부실채권 비율이 증가하는 추세인데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 등 대출확대에 특별히 조심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BC·신한·KB국민·삼성·현대·우리·하나·롯데카드 총 8개 카드사를 이용한 대출 이용액은 105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4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지난 2011년 이후 최대 규모이다. 또 이기간 카드사들의 고정이하여신(NPL)은 전년대비 11.1% 증가했다. NPL은 부실채권을 뜻하며, 이 수치가 증가했다는 것은 대손충당금도 늘려야 한다는 의미다. 그동안 비용절감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 온 카드사 입장에서 타격을 입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카드사는 은행과 달리 주로 중·저신용자로 구성된 데다 비교적 대출이 쉬운 특성으로 다중채무자가 많아 부도율과 손실률이 높다. 실제로 지난해 저신용 대출자들의 카드대출이용액 규모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신용평가가 분석한 작년 BC카드를 제외한 7개 카드사들의 고위험 카드대출 잔액은 6.5조원으로 전체 카드대출의 18.1%를 차지한다. 여기서 고위험 카드대출자는 7등급 이하, 다중채무자를 뜻한다.

여윤기 한신평 선임연구원은 “코로나19가 카드사에 미칠 다양한 위험 중에서 자신부실 위험이 핵심 위험인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경기침체 시 부도율(PD), 부도 시 손실률(LGD) 모두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인한 실업률 상승, 자영업자 폐업 등 경기침체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경우 고위험 카드대출의 부실이 빠르게 증가할 수 있으며, 카드사의 자본적정성이 크게 저하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발 경기침체로 인한 이용실적 둔화압력은 판매관리비 경감능력이 대형사보다 떨어지는 중소형사에 더 크게 나타날 것으로 예견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해 우리, 하나, 롯데카드는 판관비 경감능력에 한계를 드러내며 순이익과 자산수익률(ROA)이 큰 폭으로 저하됐다”며 “특히 하나카드와 롯데카드는 ROA가 각각 0.7%와 0.5%로1.0%를 하회하는 저조한 수익성을 시현했다”고 평가했다. 이들 카드사들은 현재 신용등급 유지를 위해선 사업 환경 악화에 대한 대응능력이 있음을 실적으로 입증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자영업자나 소상공인 대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견되는 시국에서 레버리지 규제도 완화됐고, 카드사들의 대출규모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대손충당금적립에 대한 고심을 많이 해야 할 때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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