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 실적 발표되자 주가 하락...왜?
삼성카드, 실적 발표되자 주가 하락...왜?
  • 장하은 기자
  • 승인 2020.02.04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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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카드 작년 실적 ‘선방’...주가는 내리막
배당정책, 투자자들에 ‘실망’ 안겨줘...구조적인 적자도 ‘복병’
삼성카드의 주가는 4일 지난해 12월18일 최고가(4만1750원)를 기록한 후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사진=네이버)
삼성카드의 주가는 4일 지난해 12월18일 최고가(4만1750원)를 기록한 후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사진=네이버)

[화이트페이퍼=장하은기자] 업계 불황과 국내외 증시 불안에도 불구하고 최고치를 경신했던 삼성카드의 주가가 실적 발표 후 이틀 내리 하락세다. 배당정책에 대한 실망과 카드업계의 구조적 적자 예상에 따른 하락세로 풀이된다.

삼성카드 작년 실적 ‘선방’...주가는 내리막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전거래일 보다 2.58% 내려앉은 3만5900원에 장을 마쳐 종가기준으로 지난해 12월18일 최고가(4만1750원)를 기록한 후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전날도 36,850원에 거래 돼 지난 달 31일 실적이 공시 된 후 연일 떨어지고 있다. 이날 매도창구 우위에는 하나금융투자, 삼성증권, JP모간 등이 이름을 올렸다. 

삼성카드 주가는 코스피지수가 0.6% 하락했던 작년 11월 한달간 11.1%나 상승했다. 12월 들어선 종가기준 최고치를 찍으며 주가는 상승 랠리였다. 국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증시 변동성도 컸고 카드업이 불황인 점을 감안하면 유의미한 현상이었다. 이는 3분기 실적 호조와 자사주 소각 기대감 등의 호재가 이어지며 상승 탄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카드의 지난해 실적은 나쁘지 않았다. 연간 당기순이익은 344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3% 소폭 감소해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직격타를 맞았지만 선방했다는 평가다. 연간 카드사업 취급고는 전년보다 1.2% 감소한 122조 6,276억원이다. 각 부문별로는 ▲신용판매(일시불+할부) 105조 774억원 ▲금융부문(장기+단기카드대출) 16조 3,239억원 ▲선불·체크카드 1조 2,263억원이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5.0%로 전년과 유사한 수익성을 유지했다. 신용카드 사업에 대한 금융당국의 규제 시행으로 마진율은 하락했으나 저수익자산 축소와 금융비용 감소 및 판관비 축소 노력 등을 지속한 영향이다. ROE는 올해도 작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 할 것으로 예상된다. KB증권 이남석 연구원은 “마진율이 개선되기 어려운 여건이지만, 차입금의 신규 조달금리 하락과 비용 효율화 노력으로 올해도 작년과 비슷한 수준의 ROE가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작년 4분기 삼성카드의 조달금리는 총 차입금 기준 2.43%, 신규 차입금 기준 1.72%로 각각 전년보다 -8bp, -54bp까지 하락했다.

호실적을 기록했던 3분기와는 달리 4분기 당기순이익은 시장 컨센서스를 8% 하회했다. 이 기간 충당금적립전 영업이익은 2,336억원으로 전년보다 0.9% 증가해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한국은행의 경제성장률 하향 조정 (2020년 2.7% → 2.3%)이 국제회계기준(IFRS9) 충당금적립률이 상승하며 대손비용 (1,473억원)이 전년대비 15.2% 늘어난 점이 기대치 하회의 주 요인으로 작용했다.

연체율 등 건전성 지표도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IFRS9 체계의 회계상 비용 증가분을 제외하면 작년 4분기 대손율은 2.3% 내외이며, 이 기간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25%, 1%로 전분기 보다 각각 6bp, 5bp씩 개선됐다. 30일 이상 연간 연체율은 1.2%로 지속적인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배당정책, 투자자들에 ‘실망’ 안겨줘...구조적인 적자도 ‘복병’

삼성카드가 금융당국의 규제 등 여러 변수에도 핵심수익 증가와 판관비 감소 등 전반적인 내용면에서는 긍정적이란 평가다. 하지만 예년과 같은 주당배당금(DPS) 수준과 특별한 자사주 정책이 발표되지 않은 점 등 배당정책은 투자자들에게 다소 실망감을 안겨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삼성카드는 최근 3년간 40%대의 배당성향을 보이고 있으며 2018년엔 49.5%로 전년보다 7.0%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의 경우 3분기 누적 순이익이 전년보다 28% 늘어난 2827억원을 기록해 배당 기대감도 한껏 고조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삼성카드는 지난해 DPS를 1600원으로 결정했으며 배당성향도 49.6%로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에 증권가에선 실망스럽다는 평가를 내고 있다.

하나금융투자 최정욱 연구원은 “지난해 배당정책은 다소 실망스러운 모습”이라며 “올해 예상 실적과 주주환원정책 등에서 시장의 눈높이는 이미 꽤 높아진 상황인데 기대치를 충족시키기는 힘들 것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자사주 소각 기대감 등으로 최근 3개월간 금융업종 내에서 크게 초과상승한 점도 다소간의 부담요인”이라고 덧붙였다.

한국투자증권 백두산 연구원도 “비용 안정화와 신판성장률 반등은 긍정적”이라면서도 “다만 DPS가 1600원에 불과하고 특별한 자사주 정책이 발표되지 않은 부분이 아쉽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올해 상반기 건전성 흐름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삼성카드의 자사주 소각 기대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금융그룹의 자사주 소각 소식이 잇따른 탓이다. 다만, 자사주 소각을 위해선 그룹의 승인이 필요한데다 근래 자사주 소각이 없었던 그룹내 금융계열사들의 자본정책 등을 감안하면 가능성을 단언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금융투자 김수현 연구원은 “최근 KB금융은 자사주 소각을 실시했고 신한지주도 자사주 소각 결정을 했다”며 “삼성카드는 7.9%의 자사주를 보유 중이며 상장 금융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의 자본력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삼성카드가 연내 기업합병(M&A) 계획이 없다면 자사주 7.9% 중 일부 소각을 통해 자본 효율화를 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금융시장 한 전문가는 “그룹의 승인이 필요한 부분이라 자사주 소각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며 “여기에다 카드업의 구조적인 적자 흐름이 예상되는 점도 주가 하락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카드업 자체가 구조적으로 기울고 있다. 핀테크가 활성화 될수록 이익은 줄어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은 장기화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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