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금융사 판도 흔드나?...증권가는 ‘여유만만’
카카오, 금융사 판도 흔드나?...증권가는 ‘여유만만’
  • 장하은 기자
  • 승인 2020.02.03 16: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카카오페이 증권사 인수, 이달 5일 결론
카카오, 온라인 플랫폼 강하다지만...증권가, ‘만만찮다’
금융위원회는 이달 5일 정례회의에서 카카오페이의 바로투자증권에 대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안을 최종 의결한다. (사진=각사)
금융위원회는 이달 5일 정례회의에서 카카오페이의 바로투자증권에 대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안을 최종 의결한다. (사진=각사)

[화이트페이퍼=장하은기자] 카카오페이의 금융투자업 진출이 임박한 가운데 증권업계는 다소 긴장하면서도 여유로운 모습이다.

온라인 플랫폼에 강한 카카오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TMS) 등 비대면 서비스 체계를 참신하게 구축해 2030연령층을 대거 흡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곤 있지만 금융 시장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게 증권업계의 생각이다. 경험이 전무한 카카오와 소규모인 바로투자등권의 시너지만으로는 시장에 무난히 안착하기까지 넘어서야할 장벽들이 만만하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 카카오페이 증권사 인수, 이틀 뒤 결론...증권사들 ‘예의주시’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오는 5일 정례회의에서 카카오페이의 바로투자증권에 대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안을 최종 의결할 예정이다.

앞서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달 22일 정례회의에서 카카오페이의 바로투자증권 인수 안건을 심사해 통과시켰다. 지난해 4월 초 카카오페이가 금융위원회에 바로투자증권의 대주주 적격 심사를 신청한 지 9개월여 만이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2018년 10월 바로투자증권 지분 60% 인수 계약을 체결하며 증권업 진출을 예고했다. 하지만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당국에 계열사 현황을 제대로 신고하지 않은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되면서 증선위 심사가 중단됐다. 자본시장법은 금융회사 대주주가 최근 5년 동안 금융 관련 법령·공정거래법·조세법 등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김 의장이 1심에 이어 작년 11월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심사가 재개됐다.

이틀 뒤 열리는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카카오페이가 바로투자증권을 인수하는 것으로 결정된다면 증권업계에 미칠 영향력에 업계는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다량 이용자를 보유한 카카오톡을 활용해 주식·펀드 영업 등을 본격 개시할 경우 여타 증권사의 비대면 서비스 플랫폼에 미칠 영향이 적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특히 인터페이스 구축과 모바일 플랫폼 측면에서 강한 기업인만큼 강력한 비대면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란 기대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플랫폼에 강한 기업인만큼 간편하면서도 참신한 MTS를 개발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카카오, 온라인 플랫폼 강하다지만...증권가, ‘만만찮다’

다만, 카카오페이가 ‘온라인 플랫폼’이란 강점만으로 증권업계에 무난히 안착하는데 까지 그 장벽은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다년간 비대면 서비스를 확대해온 증권사들은 최근 들어 모바일 계좌개설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MTS를 리뉴얼하고 이를 알리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비대면서비스 확대에 더욱 힘을 쏟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국내, 해외주식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앱을 통합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전까지는 국내주식(스마트챔피언)과 해외주식(글로벌챔피언) 모바일 거래 플랫폼을 각각 별도로 운영해 왔으나 고객들의 편리한 해외주식 거래를 지원하기 위해 ‘스마트챔피언’ 앱(APP)으로 합친 것이다. 민병돈 유진투자증권 WM본부장은 “해외주식투자 열풍에 발 맞춰 고객들이 보다 쉽고 편리하게 해외주식을 거래할 수 있도록 MTS 통합 작업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하나금융투자는 지난 달 고객 편의성 증대에 초점을 맞춰 원스톱 금융거래가 가능하도록 비대면 계좌개설 절차를 개편했다. 리뉴얼이 되면서부터 모바일에서 하나금융투자 비대면 계좌를 개설하는 투자자는 계좌개설 어플리케이션과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 어플리케이션을 별도로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 기존 9단계이던 계좌개설 절차가 5단계로 대폭 축소됐으며, 설치하기 기능이 추가돼 절차상 편리를 추구했다. 또한 간결한 사용자 환경(UI), 보다 쉬운 금융 용어의 사용으로 투자자 이해도를 높였다.

이밖에 미래에샛대우, KB증권, 한화투자증권, 키움증권, KTB투자증권도 해외주식 기업정보와 뉴스를 한글로 제공하는 등 비대면서비스 확대를 위해 리뉴얼을 단행하거나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렇듯 증권사들은 주 고객이 고액자산가에서 2030세대로 연령층이 확대하면서 이들이 접촉하기 편한 플랫폼과 연계하는 사업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주식거래 인프라 자체가 고객편의성 증대가 시대적 흐름이 됐다”면서 “카카오를 견제하기 위한 차원이 아니더라도 리테일 분야, 특히 브로커리지 같은 경우에는 비대면 주식거래가 시장에서 메인이 됐다. 이 분야의 지속적인 개발과 발전은 앞으로도 증권사들의 중요한 경쟁력으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카카오페이는 증권업무를 시작하기 위해선 우선 고객을 끌어들여야 하는데, 이를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수수료에 대한 메리트를 갖추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주식 매매 수수료를 거의 받지 않다시피 하는 시장 환경에서는 카카오만의 매력이 되기가 어려울 것이란 진단이다.

아울러 확보한 고객을 장기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운영체계도 잘 구축돼야 한다. 특히 대형사들에서도 간혹 터지는 서버 사고에 대한 대비 체계가 잘 구축돼야 고객의 대량 이탈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란 얘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수료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카카오는 초반에는 아마 수수료 무료 전략을 내세울 수 있을 것”이라면서 “그 다음 끌어들인 고객을 지켜내기 위해선 ‘안전’이 중요하다. 만약 서버에서 문제가 생긴다면 많은 투자자들이 발길을 돌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증권사들은 서버시스템 사고가 잇따라 터지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을 야기시켜 질타를 받은 바 있다. 위의 관계자는 “이미 다년간 경험이 누적된 대형사들에서도 서버 문제가 터지는 이유는 그만큼 주식시장이 복잡하고 많은 경험과 노하우, 그리고 전문성을 필요로 한다는 증거인 것”이라고 부연했다.

바로투자증권은 기업금융에 특화한 중소형 증권사로 2008년 됐으며,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은 599억원정도다.

유진투자증권은 국내, 해외주식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앱을 통합했다고 3일 밝혔다. 그동안 국내주식(스마트챔피언)과 해외주식(글로벌챔피언) 모바일 거래 플랫폼을 각각 별도로 운영해 왔으나 고객들의 편리한 해외주식 거래를 지원하기 위해 ‘스마트챔피언’ 앱(APP)으로 합쳤다. (사진=유진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은 국내, 해외주식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앱을 통합했다고 3일 밝혔다. 그동안 국내주식(스마트챔피언)과 해외주식(글로벌챔피언) 모바일 거래 플랫폼을 각각 별도로 운영해 왔으나 고객들의 편리한 해외주식 거래를 지원하기 위해 ‘스마트챔피언’ 앱(APP)으로 합쳤다. (사진=유진투자증권)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