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대출 금리, 주담대보다 낮아...‘은행원도 처음보는 현상’
신용대출 금리, 주담대보다 낮아...‘은행원도 처음보는 현상’
  • 장하은 기자
  • 승인 2020.08.17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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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신용대출 금리가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전세자금대출 등 부동산 담보 대출 금리보다 더 낮은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시중은행 신용대출 금리가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전세자금대출 등 부동산 담보 대출 금리보다 더 낮은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장하은기자] 시중은행 신용대출 금리가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전세자금대출 등 부동산 담보 대출 금리보다 더 낮은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났다. 0%대 기준금리 속 대출금리 구조 차이와 인터넷전문은행의 신용대출 시장 가세로 금리 인하 경쟁이 가속화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정부의 부동산 안정 대책으로 주담대, 전세대출이 막히자 신용대출로 주택자금을 조달하려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17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시중 5대 은행에 따르면 연휴 직전 14일 현재 신용대출 금리는 신용등급과 대출금액 등에 따라 연 1.74∼3.76% 수준이다.

이와 비교해 주담대는 연 2.03∼4.27%로 신용대출 금리보다 하단과 상단이 모두 높다. 전세대출(연 1.55∼3.81%)과 비교해도 최저 금리는 전세대출 쪽이 유리하지만, 최고 금리의 경우 신용대출이 오히려 0.05%포인트(p) 더 낮다.

그 결과 주요 5대 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1년 전 2.38%~4.36%에서 0.6%p 떨어졌고 주담대 금리는 1년 전 2.15%~4.50%에서 0.1~0.2%p 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이런 신용대출-주담대 금리 '역전' 현상의 원인은 복합적이다. 우선 대출금리 결정 구조상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를 반영한 금리 하락 속도가 신용대출 쪽이 더 빠르다.

예를 들어 은행들이 신용대출 기준금리로 삼는 금융채 6개월물의 금리는 1년 전보다 0.719%포인트(p) 떨어졌지만, 주담대 등에 사용되는 금융채 5년물의 경우 같은 기간 0.04%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쳤다.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 전문은행들이 촉발한 은행권 전반의 공격적 신용대출 금리 인하 경쟁도 신용대출-주담대 금리 역전의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에서 약 20년 일했는데, 입사 이후 신용대출 금리가 전반적으로 주담대·전세대출 금리보다 낮은 것은 처음 보는 일"이라며 "최근 신용대출이 크게 늘고 있는데 주담대·전세대출 규제가 강화된 데다 이렇게 금리까지 더 낮으니 신용대출을 받아 놓고 주택자금 등에 활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짐작된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가계 신용대출은 급증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신용대출 증가 폭은 지난달 21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데 이어 8월 들어서도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 13일 기준 121조488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말에 비해 9영업일 동안 무려 1조2892억원이나 늘어난 규모다. 지금 추세라면 이달에도 2조원대 증가 폭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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