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정부의 고강도 규제 속에서 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맥을 못 추고 있는 반면 하남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5일 한국감정원 통계에 따르면 올 들어 하남시 아파트값은 23주째 연속 증가하면서 4.9%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경기도 전체 아파트값 상승률이 0.6%에 그친 것에 비해 가파른 오름세다.
최근 ‘로또청약' 열풍과 지하철 5호선 개통 임박, 9호선 연장 추진 등 개발호재가 맞물리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 ‘로또 열풍’ 하남...청약 흥행지로 주목
최근 하남시는 ‘로또아파트’가 등장하면서 청약 최대흥행지로 떠올랐다.
지난달 분양을 진행한 ‘하남 포웰시티’와 ‘미사역 파라곤’이 이례적으로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전 주택형이 마감됐다.
‘하남 포웰시티’는 1순위 청약에서 2096가구에 5만5110명이 몰리며 평균 26.3대 1, ‘미사역 파라곤’은 809가구에 8만4875명이 청약해 104.91대 1의 경쟁률을 각각 보였다.
두 단지 모두 분양가가 시세보다 저렴하게 책정되면서 2억원~3억원 이상의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수요자들이 몰리게 됐다.
게다가 투기과열지구로 묶인 서울과 달리 청약조정지역이여서 비교적 분양권 전매제한, 중도금 대출 등의 규제가 덜 까다로운 것도 흥행요인 중 하나다.
특히, 지난달 31일 ‘미사역 파라곤’의 1순위 청약 당일 인터넷 청약사이트가 마비되는 사태까지 벌어진 바 있다. 당시 미사역 파라곤을 비롯한 7개 단지의 분양에 예비청약자들이 대거 몰리면서 시스템 오류가 발생한 것이다.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하남이 준강남권에 속하긴 하나, 아직 강남권에 비해 분양가 반값에서 3분의 1수준인데다가 중도금 대출이 가능해지면서 청약자들이 너도나도 몰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1월 분양한 ‘하남힐즈파크푸르지오(1BL)’는 1순위 285가구 모집에 9765명의 청약자가 몰려 34.2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 준강남권으로 등극...지하철 5‧9호선 호재까지 품어
이처럼 하남시가 청약흥행을 거둔 배경에는 지리적 이점과 탄탄한 개발호재가 있다.
하남시는 강남4구인 송파구와 강동구와 맞닿아있는데다가 이들 지역과의 연결성이 강화되면서 ‘준강남권’으로 등극하게 됐다.
특히, 내년 지하철 5호선 개통으로 강남권으로의 접근성이 더욱 향상될 전망이다.
내년 강동구 상일동과 하남 미사지구를 가로지르는 지하철 5호선 연장선이 일부 개통된다. 지하철 5호선 연장선은 기존 종착역인 상일동역부터 강일역, 미사역, 풍산역 구간이 우선 개통되며 이후 2020년에 덕풍역, 하남시청역, 검단산역이 추가 개통될 예정이다.
최근에는 9호선 추가 연장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24일 '강동 둔촌동 보훈병원~고덕동 샘터공원(3.8㎞)' 구간을 잇는 지하철 9호선 4단계 연장사업이 예비타당성을 통과했다. 이로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포함된 ‘강동 강일~하남 미사(1.4km)’ 구간의 추가 연장 역시 탄력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하남시는 올림픽대로를 통해 송파 잠실까지 20분대 도달이 가능한데다가 중부고속도로, 외곽순환고속도로, 서울~춘천 간 고속도로 등의 교통망도 갖추고 있다. 오는 2025년에는 서울~세종 고속도로도 개통될 예정이다.
이번 개발호재와 청약열기에 힘입어 일대 시장 분위기도 호황이다.
하남시 망월동 M 중개업소 관계자는 "올 초부터 미사강변도시 내 아파트의 호가가 올라도 매수는 꾸준하다"며 "로또청약 이후 문의가 쏟아진다"고 말했다.
강동구 고덕동 K 중개업소 관계자는 “하남 분양의 흥행과 맞물려 일대 강동까지 이어지는 5‧9호선 라인이 모두 들썩이고 있다”며 “요즘 들어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