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도, 배당도 '쑥쑥'...박종복 SC제일은행장이 풀어야 할 숙제는
실적도, 배당도 '쑥쑥'...박종복 SC제일은행장이 풀어야 할 숙제는
  • 장하은 기자
  • 승인 2020.09.07 17: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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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통 박종복 은행장, 파격 행보 통했다...SC제일은행, 실적은 순항중
고배당, 주주들 마음 사로 잡았나...3연임 성공 신화에도 숙제는 ‘산적’
▲박종복 SC제일은행장. (사진=SC제일은행)
▲박종복 SC제일은행장. (사진=SC제일은행)

[화이트페이퍼=장하은기자] 박종복 SC제일은행장이 3연임에 성공했다. 수익 악화일로에 섰던 SC제일은행을 선제적 조직개편 등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시키며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등 경영성과가 뛰어났다는 평가에 의해서다. 이로써 박 행장은 앞으로 3년 더 SC제일은행 수장으로 이끌게 됐지만 그가 풀어나가야 할 해묵은 숙제들은 산적해 있다. 3연임 성공 신화를 쓰게 된 박 행장의 향후 행보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업통 박종복 은행장, 파격 행보 통했다...SC제일은행, 실적은 순항중

7일 은행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최근 박종복 현 행장을 차기 은행장으로 재선임했다. 박 행장의 임기는 3년이며 오는 2021년 1월 8일부터 시작된다.

1979년 8월 제일은행에 입행한 박 행장은 20여년간 일선 영업점을 두루 거친 영업통이다. 그는 영업본부장, 리테일금융총괄본부장 등을 두루 거쳐 2015년 SC금융지주 회장 겸 은행장으로 임명돼 2018년 1월 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박 행장의 3연임 성공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선제적 조직개편’과 ‘안정적인 성장 기반 구축’이었다. 박 행장은 취임 기간 실적과 수익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 행장의 취임 첫 해였던 2015년 SC제일은행은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하며 특별퇴직으로 약 800명의 임직원을 내보냈다. 이 해 SC제일은행은 특별퇴직 비용으로 4943억원 규모의 일회성 비용이 발생하며 2695억3300만원의 순손실을 냈다. 당시 박 행장은 “비용 절감으로 은행의 효율성이 개선되고 있다”며 “1~2년 동안 디지털 플랫폼과 이종업종 제휴 등과 같은 혁신적인 채널을 기반으로 수익력을 회복하는데 매진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수익력 회복에 매진했던 박 회장은 취임 이듬해였던 2016년, 순이익을 2450억1900만원으로 끌어올렸다. 박 회장은 이 해에 ‘스탠다드차타드’에서 SC제일은행으로 사명을 바꿨다. 제일은행 시절부터 거래해온 소비자들과 글로벌 은행인 SC명칭에 익숙한 젊은층을 고객으로 유인하겠다는 박 회장의 강한 포부였다. 옛 제일은행 출신이기도 한 박 행장은 취임 후 줄곧 스탠다드차타드의 전신인 ‘제일은행’의 이름을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고객과의 친밀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SC그룹 경영진을 설득했다. 첫 해 단행한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에 이어 또 한번 선보인 파격 행보였다.

이후 SC제일은행의 순이익은 2017년 2769억6200만원, 2018년 2243억3300만원, 2019년 3113억7700만원, 올해 상반기 1820억으로 수익성은 순항중이다.

실적보다 더 높은 비율로 증가한 배당...3연임 성공 신화에도 숙제는 ‘산적’

올해 3연임에 성공하며 9년 장수 은행장이라는 타이틀을 안게 됐지만 앞으로 그의 앞에 놓인 숙제들은 산적해 있다.

우선 그동안 지속한 고배당 논란을 풀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 행장 취임 첫해였던 2015년, 대규모 구조조정에 따른 손실에 따라 배당을 실시하지 않은 이후 이듬해인 2016년(35.64%)부터 SC제일은행의 배당성향은 2017년 45.68%, 2018년 50.59%로 꾸준히 늘었다. 지난해엔 배당성향이 208.31%로 전년 대비 무려 400%까지 뛰며 역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SC제일은행은 중간배당 5000억 원과 결산 배당 1550억 원을 합쳐 총 6550억원으로 2019년 순이익(3113억7700만원)의 두 배를 훌쩍 뛰어넘는다.

이를 두고 업계 내에선 3연임을 염두에 둔 고배당 ‘영업’이라는 시각까지 존재한다. 국내 대형 증권사 한 관계자는 “박 행장의 연임에 고배당 성향이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는 없다. 실적이나 다른 측면의 성과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연임 여부에 ‘플러스’요인은 되지 않았을까하는 추측은 가능하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SC제일은행은 국내에서 거둬들인 수익을 모기업인 영국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에 배당금 형식으로 보낸다.

SC제일은행 측은 작년 결산 배당에 대해 "영업실적과 누적 이익잉여금, BIS 비율과 국내외 가이드라인 등 일상적인 경영상의 고려 요인과 더불어 수익성 지표 개선 및 자본 효율성 제고 등도 함께 고려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SC제일은행의 총자산순이익률(ROA) 및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전년보다 각각 0.12%포인트 및 2.32%포인트 상승한 0.46%, 6.91%로 높아졌다.

하지만 은행의 대표적인 건전성 지표 중 하나인 고정이하여신(NPL)은 지난해 들어 예년보다 대폭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SC제일은행의 NPL은 40조8912억원으로 전년(37조7272억원)보다 3조1634억원 순증했다. 2017년 대비 5194억원 증가했던 2018보다 무려 6배 가량 폭증한 것이다. NPL은 은행 대출 중 회수하기 어려운 부실채권을 가리키며 이 수치가 높을수록 건전성이 악화한 것으로 판단한다.

SC제일은행의 고배당 정책이 비난을 받는 이유는 국내 사정에는 ‘무신경’한 태도 때문이다. SC제일은행은 고강도 구조조정을 통해 벌어들인 돈을 그대로 외국으로 빼돌린다는 ‘국부유출’ 논란에도 요지부동이다. 한 해 벌어들인 수익의 두 배가 넘는 규모의 역대급 고배당을 실시한 지난해에도 박 행장은 140여명의 임직원을 내보냈다. 올해 상반기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발발한 실물경제 하락 위기에서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 금융지원에 국내 시중은행들에 비해 현저히 소극적인 자세로 임한 것에 대해서도 곱지 않은 시선이 존재한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경쟁률이 점점 치열해지면서 은행은 이미지를 먹고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향후 영업력을 확장하기 위해서라도 제일은행은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논란을 해소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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