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증시 영향, ‘911테러’ 판박?...수습시기 따라 달라질 수도
코로나19의 증시 영향, ‘911테러’ 판박?...수습시기 따라 달라질 수도
  • 장하은 기자
  • 승인 2020.03.04 16: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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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8거래일 만에 상승
증권가 “코로나19, 911테러와 상당히 비슷”
코로나19 사태 수습시기 따라 증시 ‘흔들’
코스피 12개월 선행 영업이익 컨센서스 변화율. (사진=신한금융투자)
코스피 12개월 선행 영업이익 컨센서스 변화율. (사진=신한금융투자)

[화이트페이퍼=장하은기자] 최근 급락장을 연출했던 코스피가 8거래일 만에 올랐다. 한동안 ‘팔자’에 나섰던 외국인이 돌아오면서 지수를 끌어올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미국이 긴급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자 투심이 살아난 것으로 풀이된다.

4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5.18포인트(2.24%) 오른 2,059.33으로 장을 마감했다. 같은 시각 외국인은 2,092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852억원, 1,432억원씩 순매도했다.

최근 코스피는 외국인과 기관이 함께 매도행진을 이어가며 급락했다. 이에 따라 최근 코스피 이익 컨센서스는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8월부터 올해 1월 중순까지 반등세였던 코스피 12개월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지난 1개월간 -2%로 조정됐다. 작년 4분기 어닝쇼크로 올해 기대가 하향 조정된 데다 코로나19확산으로 내수경기 위축 및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문제는 아직까지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고 있고, 사업보고서 미제출 기업들의 어닝쇼크도 예상됨에 따라 코스피 이익 둔화는 지속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금융투자 김상호 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이 1분기에 진정될 시 코스피 영업이익은 -5% 조정에 그칠 것이지만 이후에도 지속된다면 -10% 수준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앞서 3일(현지시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기준금리를 1.00~1.25%로 0.5%포인트 인하했다. 연준은 오는 17~18일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정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둔 상황에서 이례적으로 선제적 조치에 나섰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 처방에도 뉴욕증시는 하락장을 마감한 반면 국내증시는 상승했다.

국내 증권가에서는 코로나19가 국내증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911테러와 비슷한 수준으로 일시적일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KB증권은 코로나19 영향이 지난 2008년 발생한 9.11테러 사례와 비슷하다고 분석했다. 9.11테러 이후 추가 테러 공포로 경제활동이 일시적으로 위축됐으나 증시 충격은 오래 유지 되지 않았다. 이에 코로나19로 인한 증시하락도 반등 시점은 멀지 않았고 그 속도도 예상보다 빠를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다. 이 증권사 김영환 연구원은 “911테러가 전염병은 아니지만 외부충격이 경제·증시에 공포를 가져왔다는 점에서 유사하게 볼 수 있다”면서 코스피 바닥은 금융위기 시기 PBR 저점 0.76배를 적용한 1,930pt로 제시했다.

메리츠종금증권도 코로나19를 911테러와 유사한 사례로 접근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진단했다.  ‘테러’라는 일시적인 악재가 경기에 영향을 미쳤지만 구조적 문제라고 보기엔 힘든 단발성 이벤트였다. 당시 주가는 금리 인하 효과를 반영하며 빠르게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하지만 금융위기는 신용 시스템의 붕괴로 인한 구조적인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에, 금리를 인하한다고 구조적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었다.

이 증권사 하인환 연구원은 “연준의 긴급 금리 인하를 단행했던 과거 사례를 보면 911 테러의 경우, 금리 인하 자체보다는 충격의 원인이 해소되는지 여부가 주식시장의 방향성을 결정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이어 “코로나19는 911테러와 유사해 바이러스 사태가 진정될 시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코로나19 사태와 911테러는 ‘국가 간 이동통제’라는 측면에서는 큰 차이를 보이며, 이 부분이 국내외 증시의 변동성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방법은 접촉을 줄여야 하는데 접촉이 줄어들수록 경기는 위축되고 이는 곧 증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증시가 반등 국면에 들어서기 위해선 코로나19가 하루빨리 해결되어야 한다는 조언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와 911테러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대체적으로 비슷하다. 하지만 국가차원에서 이동이 통제되는 현 상황은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이다”라면서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는 시기가 늦게 올수록 국내외 증시는 여러 번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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