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잔에는 박재국 입체 화가가 운동주 시 읽고 그린 작품 담아
[화이트페이퍼=이재정 기자] 신세계백화점이 2030 젊은 고객들을 위한 이색 전통주를 선보인다.
22일 신세계백화점은 명절을 맞이해 전통 청주에 윤동주 시인의 시와 박재국 작가의 회화가 입혀진 '술방 둘다 도자기 잔세트'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이번 세트는 철원 오대쌀을 생쌀 발효법으로 빚은 청주를 고급스러운 도자기 용기에 담아 구성했다. 유명 입체 회화 작가인 박재국 작가가 윤동주 시인의 50선 중 하나인 시 '둘다'를 읽고 떠오른 구름, 새 등을 수작업으로 그린 작품을 술병과 잔에 담았다.
신세계백화점은 단독으로 선보이는 이번 상품이 맛과 분위기를 선사해 전통주를 찾는 젊은 고객들은 물론 명절 선물을 고민하는 고객들까지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상품 하나를 사더라도 ‘의미’를 찾는 소비 트렌드가 조선시대 3대 명주 ‘이강주’와 ‘감홍로’, 남북정상회담 만찬주로 유명한 ‘문배주’ 등 전통주의 제2전성기를 이끌고 있다.
실제 지난 2017년 11월 한·미 정상회담,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등에 이어 남·북 정상 회담까지 문배주, 두견주 등 우리 술이 만찬상에 오르며 전통주 시장이 탄력을 받은 바 있다.
문배주는 한 달 평균 100병이 팔리다가 지난 남북정상회담 직후 하루 평균 20병 가량 판매돼 매출이 6배가 늘었다. 지난해 5월 본점과 강남점 각 10병씩 한정 판매했던 두견주는 판매 시작 당일 오후에 완판됐으며 추가 입고 문의 고객들로 매장이 붐비기도 했다.
신세계백화점 주류바이어 조은식 과장은 “맛있는 음식과 함께 술을 곁들이는 ‘미식’문화의 확산과 ‘스토리 있는’ 소비 트렌드가 더해져 아저씨의 전유물과도 같았던 전통주가 젊은 고객들 사이에서 재조명 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과거 유행한 트렌드를 젊은 층이 새롭게 재조명하는 '뉴트로’ 트렌드의 영향으로 막걸리, 전통주 등과 함께 음식을 즐기는 미식 문화가 확대되고 있다.
특히 색다른 경험을 원하는 2030세대는 얼음, 레몬·탄산을 섞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전통주를 즐기고 있다.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전통주’를 검색해보면 3만 여건이 넘는 게시물이 검색되며 강남, 용산, 마포 등 현대적인 분위기의 전통주 바(Bar)에서 칵테일을 즐기는 2030 고객들의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전통주의 디자인 변화와 판로 확대도 이러한 흐름에 한 몫 했다. 품질은 우수하지만 ‘아저씨 술’이라는 이미지와 라벨 등 패키지 디자인이 개선되지 못해 젊은 고객을 사로잡지 못한 전통주는 지난 2013년 한국 전통주 진흥협회와 신세계의 MOU를 통해 달라졌다.
신세계백화점이 주류 장르 고객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최근 3년 간 전통주를 구매하는 2030 고객들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전체 고객의 40% 이상을 차지하며 전통주 시장의 큰 손으로 자리매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상품을 만든 명인과 양조장 스토리, 함께 곁들일 수 있는 음식 등을 문의하는 고객들도 급증하고 있다. 와인의 제조 지역과 제조 연대에 대해 관심을 갖듯이 제조방법에 따라 맛과 풍미가 각기 다른 전통주 별 특징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신세계백화점 식품담당 김선진 상무는 “일반적으로 젊은 고객들이 외면할 것 같았던 전통주가 미식 문화와 만찬주 등의 사회적 이슈와 트렌드와 맞물려 인기를 끌고 있다”며 “소주만큼 익숙한 맛과 와인보다 저렴한 가격, 칵테일 등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뉴트로 트렌드 등으로 앞으로도 젊은 고객들의 사랑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