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지식] 식물도 경호원 고용한다? 입주 경호원 고용하는 개미식물
[책속의 지식] 식물도 경호원 고용한다? 입주 경호원 고용하는 개미식물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8.12.07 16: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싸우는 식물> 이나가키 히데히로 지음 | 김선숙 옮김 | 더숲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식물들에 해충은 최대 적이다. 적을 무찌르기 위해 입주 경호원을 고용하는 식물들이 있다. 월동 걱정이 없는 열대 지방의 후춧과나 마디풀과, 쐐기풀과, 콩과 등 다양한 과에 속하는 이른바 ‘개미식물’들은 강한 곤충 ‘개미’를 입주 경호원으로 삼는다.

일반적인 식물과 개미의 공생 시스템은 식물이 꿀을 제공하고 개미가 해충을 쫓아내는 방식이다. 식물들이 만들어내는 꿀은 일반적으로 꽃에 있지만, 개미에게 꿀을 보수로 지급하는 식물은 잎의 밑동 등 꽃 이외의 장소에 꿀샘이 있다. 이들 식물은 잎의 밑동에 있는 꿀샘에서 꿀을 분비해 개미를 불러들인다. 개미는 꽃샘에 접근하는 곤충을 쫓아내고 결과적으로 식물은 해충으로부터 보호받는다.

여기에 한 걸음 더 나아가 개미를 회유하는 개미식물은 음식뿐만 아니라 개미가족이 살 집까지 제공해 가지 안에 공간을 만들고 그 속에 개미일가를 살게 한다. 개미에게 먹일 음식도 호화롭다. 꿀 등의 당분뿐만 아니라 단백질이나 지질 같은 모든 영양소를 개미에게 제공한다. 음식과 집을 제공받은 개미는 그 대가로 나뭇잎을 먹으려고 하는 모충 같은 곤충으로부터 식물을 지킨다.

개미 경호원은 생각보다 듬직하다. 인간이 식물에 다가가도 개미는 적의를 나타내며 습격한다. 게다가 식물 주위에 돋은 다른 식물의 싹이나 줄기를 휘감은 덩굴을 잘라 없애기도 하고, 방해되는 주변 식물의 잎을 잘라 햇볕이 잘 들게 해준다. <싸우는 식물>(더숲.2018)에 등장하는 대목이다.

더 흥미로운 부분은 해충의 진화행동이다. 해충은 식물을 먹어야 산다. 그런데 든든한 개미 경호원 때문에 생존위기가 닥쳤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살아남으려면 회유해야 한다. 약한 해충인 진딧물은 꿀보다 더 매력적인 감로를 엉덩이에서 내보내 개미가 식물을 배반하도록 하는 데 성공했다. 개미와 진딧물의 공생관계가 성립되는 순간이다.

이 밖에 소화기관이 짧아 씨가 소화되지 않고 체내를 통화할 수 있는 조류를 씨앗 운반 동료로 선택한 이야기, 포유동물의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자 만든 독성분마저 이용하는 생물 이야기 등 영리하게 생존 전략을 발전시켜온 식물들의 이야기가 담겼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