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박하고 힘에 부칠 때 필요한 말 “당신이 옳다”
절박하고 힘에 부칠 때 필요한 말 “당신이 옳다”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8.12.10 16: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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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절박하고 힘에 부칠 때 필요한 말은 뭘까.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 교수는 가장 절박하고 힘에 부치는 순간에 사람에게 필요한 건 존재 자체에 대한 수용이라 말한다. 이를테면 “당신이 옳다” 같은 존재 자체에 대한 수용의 말이다.

다정한<당신이 옳다>(해냄출판사.2018)에 따르면 ‘네가 그랬다면 뭔가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너는 옳다’는 뜻을 전하는 말은 자기 존재 자체에 대한 수용이다. 그런데 존재에 대한 수용을 건너뛴 객관적인 조언이나 도움은 산소 공급도 제대로 되지 않은 사람에게 요리를 해주는 일처럼 불필요하고 무의미한 일이다.

한마디로 심리적 목숨을 유지하기 위한 산소가 바로 ‘당신이 옳다’는 확신이다. 이 공급이 끊이지 않고 이어지지 않으면 심리적 생명도 서서히 꺼진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그릇된 행동이나 생각으로 힘들어 하는 사람에게도 ‘옳다’라고 이야기해줄 수는 없지 않은가.

이에 정 교수는 여기에서 ‘당신이 옳다’는 더 근원적 차원의 명제라 전한다. 가령 친구가 집에 들어가고 싶지 않다며 전화했을 때 청승 떨지 말고 그냥 들어가라는 말보다 “집에 또 못 들어가고 있구나. 무슨 일이 있었나 보네” 혹은 “이 시간에 네가 집 밖을 배회하고 있다면 분명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라는 이해의 언어를 써야 한다.

그럴 때 친구는 절대적으로 안심하게 되고 자신이 잘못되지 않았다는 확신이 서게 된다. 그러면 친구는 다음 발길을 어디로 옮길지 생각한다. 심리적인 안심 이후에 합리적인 사고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설사 엉뚱한 짓을 하고 있다 하여 쓴소리가 답이라 생각하는 것은 ‘사람을 어리석고 표피적인 존재로만 상정하는 틀에 박힌 동시에 스스로에 대한 오만한 시선’이라 지적한다. 사람은 상대가 하는 말의 내용 자체를 메시지 전부로 인식하지 않고, 순간적으로 말이 내포한 정서와 전제를 더 근원적인 메시지로 파악하고 받아들여서다.

저자는 사람은 생각보다 훨씬 입체적이고 정서적인 존재라 거듭 강조며 상대를 수용하지도 않으면서 위한다고 말하는 ‘충고, 조언, 평가, 판단’은 오히려 공감을 방해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전한다. 사랑받고 존중받길 원하는 모두에게 우리가 왜 아픈지, 자신의 마음을 보호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진정으로 ‘공감’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총 6장에 걸쳐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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