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되는 게임산업 빙하기…고용불안 위기감 커진다
지속되는 게임산업 빙하기…고용불안 위기감 커진다
  • 최창민 기자
  • 승인 2024.01.12 16: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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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 '트릭스터M' 서비스 종료에 법인 폐업
라인게임즈, 신작 한 달도 안 돼 팀 공중분해
구글·아마존 등 빅테크도 연초부터 칼바람
"경영 효율화 이유"…장기화 우려
사진=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지난해 국내 게임사들에 불어닥친 빙하기가 새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첫 구조조정에 돌입한 엔씨소프트와 사업 축소를 잇달아 단행한 라인게임즈가 대표적이다. 해외에서는 빅테크 기업들이 잇달아 정리해고를 통보하고 나섰다. 업계에서는 게임산업을 비롯한 글로벌 IT 업계의 감원 칼바람이 올해도 지속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라인게임즈는 전날 '창세기전:회색의 잔영' 개발팀을 해체하기로 했다. 자회사 레그스튜디오에 소속된 개발팀이다. 지난달 게임을 출시한 뒤 약 3주 만에 개발팀이 공중분해됐다. 판매량 부진에 따른 결단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앞서 라인게임즈는 지난해에도 신작 '퀀텀나이츠'의 개발을 중단한 바 있다.

엔씨소프트는 게임 서비스 종료와 함께 법인 폐업 절차에 나섰다. 지난 4일 엔씨는 '트릭스터M' 서비스 종료를 공식화했다. 앞선 3일에는 '트릭스터M' 개발사인 엔트리브소프트의 폐업을 결정하고 70여명의 직원들에게 권고사직을 통보했다. 엔트리브가 폐업하면서 야구 게임 '프로야구H2·H3' 서비스 중단도 공식화됐다.

중소 게임 업체도 상황은 비슷하다. PC RPG 게임 '소울워커'를 제작한 개발·유통사 라이언게임즈는 지난달 개발진 60여명에게 권고사직을 통보했다. 스튜디오 폐쇄에 권고사직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소울워커'는 스마일게이트가 퍼블리싱을 맡은 게임이다. 한때 동시 접속자 수가 3만명을 넘는 등 서브컬처 장르로 인기를 끌었다.

해외에서도 이 같은 추세는 이어지고 있다. 미국에 본거지를 둔 글로벌 빅테크 업체 구글은 직원 수백명을 해고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어시스턴트(AI 비서) 프로그램과 하드웨어를 담당하는 직원 등 여러 사업 부문에서 정리해고가 단행됐다. 앞서 구글은 지난해 1월에도 1만2000명에 달하는 인력을 해고했다. AI 기술이 발달하면서 검색 엔진과 유튜브 등의 광고에 생성형 AI를 도입했고 이에 따라 인원을 감축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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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0월 기술(IT) 기업 월별 누적 정리해고 수 (자료=한국콘텐츠진흥원)

아마존은 스트리밍 관련 사업 부문을 손질한다. 프라임 비디오와 아마존 MGM 스튜디오애서 대규모 정리해고를 예고했다. CNBC와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마이크 홉킨스 부사장은 공지에서 "검토 결과 특정 분야에 대한 투자를 줄이거나 중단하는 한편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콘텐츠와 제품 선점에 집중해 투자를 늘릴 기회를 확인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 업계는 빠르게 진화하고 있으며 장기적인 비즈니스 성공을 위해 투자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칼바람은 트위치에도 불어닥쳤다. 아마존 자회사 트위치는 500명 이상의 대규모 정리해고를 공식화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댄 클랜시 트위치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 "트위치 전체에서 500명이 넘는 인력을 감축하는 고통스러운 단계를 밟게 돼 유감스럽다"라고 적었다.

업계에서는 올 한 해도 구조조정 칼바람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업들이 코로나19 특수가 지나면서 사업 효율화에 나서고 있는 탓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달 26일 발간한 '글로벌 게임산업 트렌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에서 단행된 기술(IT) 분야 정리해고 인원은 24만명 이상이다. 특히 작년 10월까지 누적 수치는 지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간 진행된 정리해고 총량과 맞먹는 것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게임업계예서는 작년 11월 기준 6500여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중소 규모 게임 개발사의 사정까지 고려하면 실제 규모는 이를 웃돌 것이라는 관측이다.

콘진원은 보고서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산업 위축, 실적 악화, 전쟁 등으로 인한 고금리와 고유가 상황이 지속됨에 따라 많은 국내 게임 회사들이 인원 감축을 통한 경영 효율화에 나선 것"이라며 "해외 개발사와 같은 규모는 아니더라도 현재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국내 게임산업에 고용 불안과 위축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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