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송이·김택헌 물러난 '엔씨소프트…'가족경영' 오명은 사라질까
윤송이·김택헌 물러난 '엔씨소프트…'가족경영' 오명은 사라질까
  • 최창민 기자
  • 승인 2024.01.09 18: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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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송이·김택헌, CSO·CPO 직함 내려놔
엔씨웨스트 장기간 적자에·클렙 매각 등 경영 능력 논란 이어져
게임총괄 CBO 3인 전면에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왼쪽)와 윤송이 NC문화재단 이사장 겸 엔씨웨스트홀딩스 대표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쇄신에 한창인 엔씨소프트가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경영 능력 논란에도 직함을 유지하던 윤송이 사장과 김택헌 수석부사장이 물러나면서 가족 경영 논란이 사라질 지 관심이 쏠린다.

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는 전날 조직 개편을 진행했다. 지난해 10월 변화경영위원회를 발족하면서 체질 개선에 나선 엔씨는 같은 해 말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VIG파트너스의 박병무 대표를 영입, 공동대표에 내정한 바 있다.

업계예서는 이번 조직 개편을 엔씨의 가족 경영 탈피 행보로 본다. 김 대표의 배우자인 윤송이 사장과 동생 김택헌 수석부사장이 각각 최고전략책임자(CSO), 최고퍼블리싱책임자(CPO) 직책에서 물러났다는 이유에서다.

윤 사장과 김 수석부사장은 경영 논란이 끊이지 않은 인물이다. 윤 사장이 대표직을 맡고 있는 엔씨웨스트홀딩스의 장기간 적자와 김 수석부사장이 이끌던 클렙의 매각이 대표적인 논란 사례다.

엔씨웨스트는 엔씨의 북미·유럽 사업 부진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엔씨웨스트는 지난 2012년 엔씨 북미·유럽 조직의 지주회사격으로 설립된 법인이다. 이 회사는 설립 이후 2015년부터 2020년까지 6년 내리 적자를 냈다. 2021년 245억원의 영업이익을 내긴 했지만 2022년 다시 적자 전환했다.

작년에도 적자는 이어졌다. 1분기 -15억원, 2분기 -170억원, 3분기 -19억원의 실적을 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누적 적자만 3000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자본은 –367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엔씨의 신작 '쓰론 앤 리버티(TL)'의 글로벌 퍼블리싱까지 아마존게임즈에 넘어가면서 존재감마저 축소됐다.

사진=
김택헌 엔씨소프트 수석부사장 (사진=엔씨소프트)

클렙은 설립 2년여 만에 사업을 접었다. 클렙은 김 수석부사장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야심차게 뛰어들어 세운 자회사다. 팬덤 플랫폼 '유니버스'를 내세워 엔터 시장의 문을 두드렸지만 경쟁 플랫폼인 하이브 '위버스', SM엔터테인먼트 '버블' 등의 벽을 넘지 못했다. '유니버스'는 SM엔터테인먼트 계열사 디어유에 지분 전량이 넘어갔고 클렙은 기존 주주에게 매각됐다. 엔씨는 이 같은 사업 실패에도 김 수석부사장에게 거액의 보수를 지급하면서 논란을 자처했다. 지난해 김 수석부사장이 받은 보수는 총 57억3800만원이다.

가족 경영은 특히 노조와 사회 일각에서 꾸준히 지적해온 사안이기도 하다. 지난해 출범한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엔씨소프트지회는 출범 선언문에서 "가족 경영에 기반을 둔 수직 관료적 문화는 실패와 악덕을 덮었고 그 책임과 피해를 사우에게 전가했다"라고 날을 세웠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 역시 지난해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배우자와 동생이 경영에 참여하는 엔씨의 지배구조를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이번 조직 개편으로 엔씨는 족벌 경영 꼬리표를 떼고 게임 사업 역량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임 최고사업책임자(CBO)에 오른 인물들이 모두 게임을 총괄하고 있다. '리니지' 전반을 담당하는 이성구 부사장, '아이온2'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백승욱 상무, 'TL'을 비롯한 신규 IP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최문영 전무 등이 게임 사업을 이끌 예정이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불확실한 경영 환경 대응을 위해 선택과 집중에 기반한 조직 개편을 진행했다"며 "구성원이 원팀으로 상호 협업 역량을 높여 경영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미래 성장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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