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로 나는 존재하는 고양이> 진중권 지음 | 천년의상상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조선 제21대 왕은 영조다. 손자 정조와 함께 18세기 조선을 중흥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지만, 자기 아들을 뒤주에서 죽게 한 매정한 아비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최초의 동물 보호론자일지도 모른다는 믿기지 않는 이야기가 있다.
영조가 역사에 기록된 최초의 동물 보호론자 일지도 모른다는 내용은 <고로 나는 존재하는 고양이>(천년의상상.2017)에 등장한다.
영조 13년 약방(藥房)에서 임금을 검진한 후 고양이 가죽이 팔 아픈데 좋다며 임금에게 써보자고 했다. 이에 임금은 다음과 같이 이른다.
“내 일찍이 여러 마리의 고양이가 궁궐 담장 사이를 왕래하는 것을 보았는데 차마 그 가죽으로 병을 칠하는 데 쓰지는 못하겠으니, 이 역시 포주(庖廚)를 멀리하는 마음이다.”(본문 중)
여기서 포주는 푸주의 원말로 ‘소, 돼지를 잡아서 파는 가게’를 뜻한다. 저자는 이 대목을 결국 고양이를 도살할 마음이 없다는 것으로 해석했다. 고양이 목숨마저 안타깝게 여기는 사람이 훗날 자기 아들은 뒤주에서 죽게 했다니 운명의 장난이라기에는 너무 이율배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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