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지식] '수비수는 6개, 공격수는 13개' 축구화에 숨은 과학원리
[책속의 지식] '수비수는 6개, 공격수는 13개' 축구화에 숨은 과학원리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6.03.22 15: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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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교과서 영화에 딴지 걸다> 이재진 지음 | 푸른숲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명필은 붓을 탓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뛰어난 사람은 주변 환경이나 조건 탓을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하지만, 붓이 좋으면 더 좋은 결과물을 얻을 확률이 높다. 축구화의 경우가 그런데 축구 선수는 축구화를 탓해도 될 만한 과학적 원리가 숨어 있다.

선수들은 맡은 위치에 따라 각기 다른 축구화를 신는데, 주목할 곳은 신발바닥에 박힌 징이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서 약간의 해설이 필요하다.

1945년 우리나라가 처녀 출전해서 헝가리와 터키에 참패를 당했던 스위스 월드컵 때 일이다. 그때 결승전에 진출한 서독 팀은 육상 선수처럼 축구화 밑면에 징(스터드)을 박은 희한한 축구화를 신고 나왔고 당시 세계 최강이었던 헝가리를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런 결과가 비단 축구화 덕은 아니겠지만, 중차대한 도움을 주었던 것은 사실이다.

우승에 도움을 줄 정도로 징이 하는 역할이 뭘까. 징은 선수의 포지션에 따라 개수가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수비수는 약 6개, 공격수는 13개 정도의 징이 박힌 축구화를 신는다. 공격수와 수비수의 징 개수가 다른데 과학적 원리 때문이다.

징의 수가 적으면 선수의 체중이 징 하나하나에 분산되는 무게가 커져 징이 그라운드를 많이 파고들어 가게 된다. 그래서 징의 수가 많은 축구화보다 상대적으로 덜 미끄럽게 된다. 반대로 징의 수가 많으면 그라운드를 덜 파고들어 빨리 달릴 수 있는 원리다.

수비수는 공격수를 따라다니다 몸을 틀거나 재빨리 뒤돌아서야 할 때가 많다는 점을 생각하면 축구화 밑면에 박힌 징의 수를 줄여 미끄럼을 방지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반면에 공격수는 스피드를 내야 하는 일이 많은데, 축구화가 지면을 깊이 파고들어 가면 움직임이 둔해진다. 이 때문에 공격수 축구화의 징 수가 수비수보다 많다. (171쪽) 일부 수정

축구가 공 하나로 벌이는 경기 같지만, 겉보기와 다르게 단순하지 않다. 영화 속 과학적 오류를 잡는 <과학 교과서 영화에 딴지 걸다>(푸른숲.2004)에 등장하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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