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 인터넷은행 '3파전'..선수친 국민銀·잰걸음 기업銀·협상중 우리銀
1호 인터넷은행 '3파전'..선수친 국민銀·잰걸음 기업銀·협상중 우리銀
  • 김은성 기자
  • 승인 2015.08.30 2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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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은 2차에 도전..인터넷은행 시장 선점 기대 VS은행법·수익모델 변수

[화이트페이퍼=김은성 기자] 제1호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받기 위한 은행권의 합종연횡이 막바지로 접어들고 있다. 국민은행은 카카오뱅크 연합군에 합류해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었다. 이어 기업은행이 다크호스로 떠오른 인터파크 연합군과 손잡고 고삐를 죄고 있다. 우리은행은 KT 컨소시엄과 협상중이다. 리딩뱅크이자 인터넷뱅킹 강자로 참여 기대를 모았던 신한은행은 2차 도전에 나선다.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지배금지) 완화 전 시범은행으로 출범하는 만큼 이들의 행보는 향후 은산분리법 개정 추진과 사업모델 등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9월말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신청을 받아 연내 1~2곳에 1차 예비인가를 낼 예정이다.

◇ 국민 카카오뱅크 합류로 선두..기업은행 인터파크·SKT와 추격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을 설립하기 위해 가장 먼저 채비를 마친 곳은 국민은행이다. 일찍이 카카오뱅크 연합군에 합류해 인터넷은행 설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카카오뱅크 모토는 '업계 1위의 만남'. 국내 모바일 메신저 1위 다음카카오, 스마트폰 뱅킹 1위 국민은행, 금융투자업계 4년 연속 순이익 1위 한국투자금융지주가 만났다는 의미다. 지분은 한국투자가 50%, 다음카카오가 10%(의결권은 4%), 국민은행이 의결권 있는 지분 10%를 보유하기로 했다. 나머지 30%는 다른 핀테크 업체들이 갖기로 했다. 나머지 핀테크 참여 기업이 완료되지 않아 정확한 사업 계획은 정해지지 않았다.

국민은행은 인터넷은행 설립때 KB금융 카드서비스를 우선적으로 이용하는 내용을 이번 합의에 넣었다. 카드사업으로 신규 회원을 늘리고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20~30대 이용자를 확보할 것으로 국민은행은 기대하고 있다.

기업은행도 인터파크 컨소시엄과 함께 바짝 뒤를 쫓고 있다. 지난 6월 인터넷 은행에 대비해 아이원 뱅크를 출시한 기업은행은 함께 하기로 했던 미래에셋이 인터넷은행 사업을 철회해 난항을 겪었다. 그러다 최근 인터파크 컨소시엄의 선택을 받아 참여를 확정지었다.

인터파크 연합군에는 전자상거래,통신,증권,유통,서민금융 등 다양한 업종의 기업이 함께한다. 이통사 업계 1위 SKT, 네이버에서 분할된 NHN엔터테인먼트, 증권업계 자산 규모 1위 NH증권이 합류해 카카오뱅크와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인터파크뱅크 모토는 '디지털 라이프 뱅크’. 3000만명의 빅데이터로 생활접점의 서비스를 펼치겠다는 방침이다. 지분율 문제는 논의 중이다.

◇ 우리 KT·교보생명 컨소시엄 협의중..신한은 2차도전 검토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에 대비해 업계 최초 모바일뱅킹 플랫폼 위비뱅크를 내놓은 우리은행은 협상중이다. 우리은행은 KT·교보생명 컨소시엄에 참여할 예정이다. 하지만 대주주인 KT와 교보생명이 지분을 놓고 갈등을 빚어 컨소시엄 구성이 난항을 빚고 있다.

우리은행과 KT·교보생명 컨소시엄은 KT회원 1800만명, 자회사 BC카드 회원이 2600만명에 달해 통신과 금융을 아우르는 빅데이터 기반이 탄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생명보험업계 3위인 교보생명도 업계 최초로 인터넷 보험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 설립하는 등 은행업무에 대한 경험을 갖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현재 협상을 진행하고 있어 결과를 지켜보는 중”이라며 “이미 위비뱅크 출시로 성과를 거두고 있어 이번 1차 도전에 대한 사업 참여의지는 변함없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이번 1차 예비인가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당초 은행권에선 신한은행이 다음카카오 컨소시엄에 참여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점쳐졌다. 하지만 한국투자가 신한금융투자와 증권업 중복을 우려해 최종 파트너가 국민은행으로 바뀌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기존에 잘하고 있는 인터넷뱅킹 경쟁력을 강화하고 이번에는 참여하지 않는 쪽으로 결정했다”며 "수익성과 시장 확장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2차때 도전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실익 불투명 들러리 전락 VS 새로운 시장 선점효과 기대

인터넷은행 출범을 바라보는 은행권의 속내는 복잡하다. 금융당국 제재로 은행이 인터넷은행대주주로 참여할 수 없는 데다 수익도 불투명한 탓이다. A은행 관계자는 “은행이 하고 있는 인터넷뱅킹, 모바일뱅킹과 차별성이 있을지 의문”이라며 “제한된 지분 구조 등으로 경영권에서도 결정력을 갖기 어려워 사실상 들러리로 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B은행 관계자도 “산업자본 비율을 확대하는 은산분리 개정안 국회 통과가 불투명해 컨소시엄 구성조차 쉽지 않을 것"이라며 "향후 추이를 보고 판단해도 늦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터넷은행 출범 흐름을 외면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실익은 크지 않아도 새 시장을 뺏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1차 인가에 도전하는 은행 관계자는 "수익보다도 최초 인터넷은행이라는 타이틀이 주는 상징성에 더 방점을 찍고 있다"며 "인터넷은행 출범 후 도래할 새 시장을 선점해 상당 기간 사업을 하는 데 선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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