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엘리엇과 법적 공방서 2전 2승..삼성 지배구조 공략은 우려
삼성물산, 엘리엇과 법적 공방서 2전 2승..삼성 지배구조 공략은 우려
  • 유수환 기자
  • 승인 2015.07.08 15: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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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물산이 제일모직과 합병을 반대하는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와 2차례 법정공방에 승리했다. 엘리엇이 제기한 2건의 가처분 신청이 모두 기각된 것. 하지만 엘리엇이 삼성을 상대로 다각적으로 공략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화이트페이퍼=유수환 기자] 삼성물산이 제일모직 합병에 반대하는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와 2차례 법정 공방에서 승리했다. 법원은 엘리엇이 제기한 2건의 합병중지 가처분 신청을 모두 이유없다며 기각했다.

하지만 엘리엇이 삼성을 상대로 다각적으로 공략할 가능성은 높아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엘리엇이 삼성그룹의 약한 연결고리인 순환출자를 공략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대다보고 있다.

◆ 엘리엇에 2차례 법정공방 승리..국민연금 사실상 '캐스팅 보트'

지난 7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는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과 KCC를 상대로 낸 ‘삼성물산 자사주 매각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법원은 삼성물산의 KCC에 대한 자사주 매각이 사회통념상 불공정하거나 사회질서에 반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엘리엇은 이날 법원의 기각 결정에 대해 즉각 항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법원의 결정을 엘리엇이 되돌릴 수 있을 지는 미지수.

삼성은 이제 주총을 앞두고 추가적인 우호 지분 확보에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결국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여부를 가름짓는 캐스팅 보트는 국민연금이 쥘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연금은 삼성물산의 최대주주로 지분 11.2%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국민연금에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8일 삼성그룹 계열사 사장들은 수요 사장단 회의에 참석한 뒤 기자회견에서 국민연금의 결정을 호소했다. 김신 삼성물산 사장은 이날 “국민연금이 찬성하면 합병을 확신한다”며 “국민연금과 설득을 위해 충분히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손을 들어줄 지는 아직 의문이다. 반 엘리엇 정서는 팽배하지만 주주들의 이익에 따라 국민연금이 의견을 달리할 가능성이 남아 있어서다.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 자문을 맡고 있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안에 대해 ‘반대’를 권고했다.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 글래스 루이스와 같은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도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같은 이유로 합병 반대를 권고하고 있다. 

앞서 국민연금은 SK와 SK C&C 합병안에 대해 반대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국민연금은 지난 2012년 한라공조 상장폐지를 추진한 투기자본 비스티온에 동조했으나 여론이 악화되자 철회하기도 했다. 

◆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해도 순환출자 고리 공격 우려

국민연금이 삼성물산의 손을 들어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간 합병이 성사돼도 문제는 남는다. 엘리엇이 삼성그룹의 약한 지배구조를 공략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엘리엇은 지난 5일 삼성SDI와 삼성화재의 지분도 1%씩 매입했다. 삼성SDI와 삼성화재는 각각 삼성물산 지분 7.18%와 4.65%를 보유한 대주주다. 1% 보유 주주는 회사에 이사의 책임을 추궁하는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이는 삼성그룹의 약한 순환출자 고리를 공략하려는 장기적인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건희 일가의 삼성물산 보유지분은 1.37%다. 삼성그룹 계열사 가운데 삼성SDI(7.4%), 삼성화재(4.8%), 삼성생명(0.15%)가 삼성물산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게다가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지분을 4.1% 갖고 있다. 반면 삼성 일가가 직접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은 4.7% 밖에 되지 않는다. 

엘리엇 뿐 아니다 영국계 투기자본 헤르메스도 삼성 계열 지분을 매입해 주목된다. 삼성과 악연이 깊은 영국계 투기자본 헤르메스가 삼성정밀화학 지분을 5% 이상 확보했다. 헤르메스는 지난 2004년 삼성물산 경영권 참여에 관여해 약 380억원 차익을 챙겼다.

사회민주주의연대센터 정승일 대표는 “엘리엇의 목적은 삼성물산을 넘어 삼성그룹”이라며 “이재용 일가를 압박해 천문학적 시세차익을 노릴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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