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하나카드, 마이데이터 사업 결국 ‘빨간불’...신사업 진출 '막막'
삼성·하나카드, 마이데이터 사업 결국 ‘빨간불’...신사업 진출 '막막'
  • 장하은 기자
  • 승인 2021.01.14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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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보류 사유 해소되면 심사하겠다”..심사보류 금융사, 혹시나→역시나 ‘착잡’
심사 통과 카드사들, 선점 경쟁 벌써부터 ‘후끈’...삼성·하나엔 ‘그림의 떡’
마이데이터 사업자 예비허가 1차 심사에서 제외됐던 하나금융지주계열사 4곳과 경남은행, 삼성카드 등 6개사의 심사가 2차 심사에서도 보류됐다. (사진=연합뉴스)
마이데이터 사업자 예비허가 1차 심사에서 제외됐던 하나금융지주계열사 4곳과 경남은행, 삼성카드 등 6개사의 심사가 2차 심사에서도 보류됐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장하은기자] 삼성카드와 하나카드의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업) 사업 청신호는 결국 켜지지 않았다. 최근 금융당국이 신규 사업의 인·허가와 대주주 변경승인 시 운영되고 있는 ‘심사중단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히면서 ‘혹시나’하는 기대가 감돌았지만 물거품이 된 것. 본허가가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현재, 예비허가를 받은 모든 카드사들은 마이데이터 사업 진출에 사활을 걸고 있는 가운데 두 카드사는 시작조차 할 수 없게 되면서 신사업 진출은 더욱 불투명해졌다.

금융위 “보류 사유 해소되면 심사하겠다”..심사보류 금융사, 혹시나→역시나 ‘착잡’

마이데이터 사업자 예비허가 1차 심사에서 제외됐던 하나금융지주 계열사와 삼성카드가 2차 심사에서도 보류상태로 남게 됐다.

1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금융위)의 전날 오후 정례회의를 열고 마이데이터 사업 예비허가를 신청한 기업들에 대한 심사를 진행했다. 이날 열린 회의의 심사 대상은 앞서 금융위가 한 차례 허가 신청서를 보완하라고 요구했던 기업 및 금융사, 그리고 신규 신청 기업이다.

앞서 지난해 12월 발표된 예비허가 1차 심사에서 제외됐던 하나금융지주계열사 4곳과 경남은행, 삼성카드 등 6개사의 심사는 여전히 보류됐다. 금융위는 “신청인의 대주주에 대한 형사소송·제재 절차가 진행 중임에 따라 심사보류 중으로 심사보류 사유 해소 시 허가심사 즉시 재개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금융사들은 대주주가 금융당국의 제재 상황에 놓였거나 형사소송에 연루됐다는 적격성 문제로 마이데이터 예비허가 심사에서 제외됐다. 삼성카드는 대주주인 삼성생명이 금융감독원의 기관경고가 문제가 됐고, 하나은행·하나금융투자·하나카드, 하나금융지주 자회사 격인 핀크는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검찰 수사 진행이 문제가 됐다. 신용정보업감독규정에 따르면 대주주가 기관경고 이상의 조치를 받으면 인허가가 필요한 신사업에 1년간 진출할 수 없으며, 대주주가 형사소송 중일 때도 심사가 보류된다. 이에 따라 삼성카드는 올해 12월까지, 하나카드는 소송이 끝날 때까지 마이데이터 사업을 시작할 수 없다는 의미다.

최근 금융업계에는 지난 6일 금융위가 신규 인·허가와 대주주 변경 승인 시 운영되고 있는 ‘심사중단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히면서 이들 금융사들에 마이데이터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청신호가 켜졌다는 기류가 흘렀다. 소송·조사·검사 등이 진행 중인 경우 신규사업 인·허가 및 대주주 변경승인 심사절차를 중단할 수 있도록 한 심사중단제도를 금융위가 개선하겠다고 했으니 현재 대주주의 기관경고 및 수사가 문제가 된 금융사들의 형평성을 제고해보겠다는 의미로 금융업계는 받아들인 것이다.

하지만 전날 당국의 정례회의에서도 “심사보류 사유 해소 시 허가심사를 재개하겠다”고 결정함에 따라 실낱같은 희망도 사라지게 됐다. 익명을 요구한 심사보류 대상 금융사 관계자는 “혹시나 하는 기대는 있었지만 결국 보류상태로 남았다”면서 “당국 결정이 무조건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무작정 기다려야하는 입장에선 착잡한 심정이다. 현재로서는 고객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심사 통과 카드사들, 선점 경쟁 벌써부터 ‘후끈’...삼성·하나엔 ‘그림의 떡’

심사보류 대상 금융사들은 마이데이터 사업의 전초기지로 통하는 ‘통합자산조회’ 서비스를 잇달아 중단하고 있다. 금융업계의 최대 미래 먹거리고 꼽히는 마이데이터 사업을 놓고 시장 선점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은 벌써부터 치열한 가운데 시작조차 할 수 없게 된 금융사들은 신사업 진출이 불투명해지면서 근심은 커져가는 모양새다.

삼성카드는 오는 2월부터 ‘마이홈’의 자산조회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고객들에게 안내하고 있다. 마이홈 서비스는 마이데이터와 유사한 서비스로, 고객이 보유한 예금계좌, 카드, 현금영수증, 대출, 보험 등 금융자산을 한번에 연결해 조회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에 앞서 하나은행과 하나금융투자, 핀크도 자사에서 제공 중인 마이데이터 유사 서비스를 2월부터 중단한다고 고지했다. 다만 해당 서비스를 아직 개시하지 않은 하나카드는 변동이 없다.

금융사들이 잇달아 중단을 예고하고 나선 것은 오는 2월 5일부터 해당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기 때문에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개정 신용정보법에 따라 본허가가 발표되는 내달 4일까지 마이데이터 사업 허가를 받지 못한 기업은 마이데이터 유사 서비스를 할 수 없다. 금융사 관계자는 “우선 사업 허가를 받기 전까지는 중단해야 한다”며 “만약 향후 당국에서 심사중단제도를 고친다고 해도 심사에 걸리는 시간(2~3개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보면 빠른 시일내 재개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카드사 가운데 마이데이터 예비허가를 받은 신한·KB국민·현대·우리·비씨카드는 마이데이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총력을 가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자사 모바일 앱인 신한페이판(PayFAN)의 종합 자산관리 서비스인 '마이리포트'를 중심으로 새로운 자산관리 플랫폼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 용역발주를 통해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하고 현재 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 KB국민카드는 통합 멤버십 플랫폼인 리브메이트를 중심으로 자산조회·관리 서비스를 운영한다. 국민카드는 개인종합자산관리(PRM) 고도화와 더불어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 관련 전산 개발 작업을 진행중이다.

우리카드는 지난 8일까지 마이데이터 서비스 구축사업을 위한 용역업체를 선정하고 현재 플랫품 구축을 위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BC카드는 마이데이터 기반 신규 사업 영역 발굴을 위해 최근 KG이니시스, 다날, NICE정보통신 등 7개 PG 및 결제대행업체(VAN)사와 데이터 연합군을 결성했다. 이들은 앞으로 데이터 교류 및 결합과 함께 마이데이터 기반 신규 사업 영역을 함께 발굴할 예정이다.

여신업계 관계자는 “마이데이터 사업은 결국 플랫폼 경쟁인데 합류 시기가 늦어질수록 선점 효과에 타격을 받을 것”이라면서 “대주주 적격성 논란이 그렇게 빨리 해결될 것이라 기대하기는 어렵고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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