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기업 3분기 해외 매출 반등…新미중 질서 대비해야
100대 기업 3분기 해외 매출 반등…新미중 질서 대비해야
  • 최창민 기자
  • 승인 2020.11.24 13: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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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전자 매출액 85.4조로 전년比 21.1%↑
美 정권 이양 절차 돌입…환경·환리스크 대책 필요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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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올해 3분기 국내 100대 기업의 해외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증가해 반등에 성공했다. 이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총무청(GSA)에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에게로의 정권이양에 협조하라고 하면서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 경제에도 본격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해외 의존도가 높은 국내 기업과 관계 당국의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이어지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24일 발표한 지난해 기준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의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공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 100대 기업의 해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한 181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2분기 19.5% 감소한 데 비해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전경련은 “지난해 기준 100대 기업 해외 매출 비중의 약 60%를 차지하는 중국과 미국의 수입액이 코로나19 경제 활동 제한 조치 완화, 경기 부양 정책 등으로 인해 3분기부터 전년 동기 수준으로 회복됐다”며 “산업 생산 역시 전년 동기 대비 중국 5.8%, 미국 1.3% 각각 증가했다”라고 분석했다.

누적 매출액은 전체 매출이 전년 대비 3.0% 감소했고, 해외 매출은 7.1% 줄어들어 감소 폭을 키운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세계 경제 위기로 해외 매출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100대 기업의 지난해 해외 매출 비중은 35.1%다.

100대 기업 업종별 2020년 3분기 해외 매출 실적 (자료=전국경제인연합회)
100대 기업 업종별 2020년 3분기 해외 매출 실적 (자료=전국경제인연합회)

업종별로는 전기·전자의 매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북미, 유럽 등 선진 시장 중심의 수요 확대와 온라인 판매 호조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21.1% 증가한 85조4000억원을 기록해 전체 해외 매출 회복을 이끌었다. 생활용품도 11.3% 올라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 2분기 해외 매출이 전년 대비 36.5% 감소했던 자동차·자동차부품은 북미·유럽 완성차 업체의 본격적인 생산 재개 및 이에 따른 자동차 부품 수요 회복으로 4% 줄어드는 데 그쳐, 감소 폭을 줄였다. 에너지·화학은 14.6%, 철강·금속은 39.6% 줄어들어 부진을 면치 못했다.

지역별로는 미주 13.7%, 중국·아시아 4.7%, 유럽 3.4% 등 주요 지역 해외 매출이 모두 증가했다. 2분기에는 코로나19의 전 세계 확산으로 전 지역 모두 두 자릿수의 감소를 기록한 바 있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3분기에는 주요 해외 시장의 경제 활동 제한 조치 완화, 경기 부양 정책 등에 힘입어 해외 매출이 회복세를 보였다”면서도 “4분기 이후 주요 시장의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일시적 회복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4대 기업 가운데 해외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삼성전자는 3분기 해외 매출액이 68조21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했다. 이 가운데 미국 법인에서 11조459억원의 매출을 올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LG전자의 3분기 해외 매출은 북미와 유럽에서 각각 4.2%, 1.4% 증가했다. 누적 매출액은 4조3431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12.7% 뛰었다.

반면 현대·기아차의 해외 매출은 감소세를 피하지 못했다. 현대·기아차는 3분기 해외 시장에서 79만8791대를 팔아 지난해 판매량 대비 15%가 감소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중국, 인도 등 일부 시장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코로나19의 영향이 지속하면서 수요 감소세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중국과 미국의 분기별 수입액, 산업생산 증가율 추이 (자료=전국경제인연합회)

■ 조 바이든 체제 인수인계 시작…새 대비책 필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연방총무청(GSA)에 정권 이양 절차를 개시하라고 했다. AP통신은 이를 트럼프 행정부가 정권 인수의 길을 연 것으로 해석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트위터를 통해 절차 돌입을 지시했다. 전문가들은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게 되면서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국내 기업들이 트럼프 대통령 때와는 다른 대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한다.

김 실장은 “다자 글로벌 무역 질서를 중시하는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복귀 가능성이 크다”며 “코로나19 경제 위기의 타개를 위해서는 통상 당국이 한국의 TPP 가입 여건을 조성하는 한편, 지난 2018년 3월 이후 약 2년 반 동안 진행 중인 한·중 FTA 투자·서비스 협상의 조속한 타결에 힘쓰는 등, 공세적 통상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제현정 무역협회 통상지원센터실장은 “미국에서 민주당이 집권함에 따라 국내 기업들은 환경과 노동 정책 등을 중요하게 살필 필요가 있다”며 “기존 EU의 기후 대책 등과 함께 향후 가장 크게 부각될 점은 환경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TPP 복귀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아직까지 조 바이든 당선인이 직접 언급한 부분이 없고 조직이나 인사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이어지는 원화 강세에 따른 기업들의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무역협회가 이날 내놓은 '최근 수출기업의 환율 인식과 영향'에 따르면, 미국 달러의 결제 비중이 50% 이상인 기업은 전체의 91.4%로 집계됐다. 특히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은 손익분기점 환율이 각각 달러당 1133원과 1135원으로 대기업(1126원) 대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의 61.1%, 중견기업의 33.9%가 ‘환리스크 관리를 하지 않고 있다’고 응답해, 규모가 작을수록 환리스크에 더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기업 대부분이 환리스크에 노출된 것으로 분석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원화 가치가 높아지고 있는 것은 대외 여건 개선과 함께 재정 정책으로 인한 것으로 분석된다”며 “수출 등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사진=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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