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카드 홀로 ‘현금부자’...카드사, 지난해 현금성자산 ‘반토막’
신한카드 홀로 ‘현금부자’...카드사, 지난해 현금성자산 ‘반토막’
  • 장하은 기자
  • 승인 2020.03.31 1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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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KB국민·삼성카드, 현금성자산 1년 새 62%↓
자금조달 여건 나빠지고 대손비 증가하고...올해도 ‘먹구름’
국내 6대 카드사들의 지난해 기말잔액 기준 현금성 자산은 전년보다 29% 감소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6대 카드사들의 지난해 기말잔액 기준 현금성 자산은 전년보다 29% 감소했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장하은기자] 지난해 국내 카드사들의 현금 유동성이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실적에서는 수수료인하 악재 속에서도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반면, 현금성 자산은 큰 폭으로 쪼그라들었다.

현금성자산은 현금과 3개월 내 현금화 할 수 있는 유동자산을 의미하며 이는 기업이 위기가 닥쳤을 때 대처 할 수 있는 자금이 얼마나 원활한지를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다. 현재 카드사들의 현금성 자산 감소 수준이 현금경색을 불러올 만큼 위기 수준은 아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라는 복병에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공개된 국내 카드사들의 IR자료를 보면, 국내 6대 카드사들의 지난해 기말잔액 기준 현금성 자산은 전년보다 29% 감소했다. 카드사들 중 유일하게 현금자산이 늘어난 신한카드 수치를(55%) 제외하고 계산하면 총 42.15%나 급감했다. 카드사들의 현금 유동성이 크게 하락한 것이다.

카드사별로 보면 우리카드의 지난해 현금성자산 기말잔액은 1115억원으로 2018년 기말잔액보다 69%(2486억원) 줄어 카드사중 가장 큰 감소 폭을 보였다. 두 번째로 감소 폭이 큰 곳은 KB국민카드였다. KB국민카드의 작년 현금성자산 기말잔액은 1224억원으로 전년(3070억원)보다 60% 급감했다. 이기간 모든 카드사들의 당기순이익이 감소한 데 비해 홀로 증가하며 선방했으나 현금 유동성은 나빠졌다.

세 번째로 큰 감소를 보인 곳은 삼성카드였다. 삼성카드의 지난해 현금성자산은 4450억원으로 2018년 기말 현금성 자산(1조110억원)보다 56% 감소했다. 삼성카드는 타 사들에 비해 영업활동에서 창출된 현금흐름은 양호했으나 투자활동 및 재무활동에서 각각 2472억원, 1조4554억원씩 마이너스를 내며 전체 현금성 자산이 크게 줄었다. 재무활동 현금흐름은 회사가 자본을 조달하고 상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현금의 유입 및 유출을 뜻하는데, 기업이 차입금 등 자본 제공에 대한 대가를 지불할 능력이 있는지를 평가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자산 운용을 위해 가입하는 상품에 따라 재무제표 상에 현금성자산 또는 유가증권으로 구분한다”며 “유가증권 가운데 단기매매증권 같이 단기 내 만기가 도래하는 금융상품 수치를 합쳐서 보면 지난해 현금성자산 감소 폭은 더 줄어든다"라고 말했다.

이어 현대카드와 롯데카드가 각각 21.77%, 19.78%씩 감소했다.

반면, 신한카드는 홀로 현금성자산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카드의 작년 기말 현금성자산은 5286억원으로 전년 3411억원보다 55%(1875억원) 크게 증가했다. 신한카드의 경우 특히 재무활동으로 인한 현금성자산(2조2555억원) 확보가 견조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로 인한 실물경제 위기에 카드사들의 올해 사정도 나아지기가 만만찮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미 돈은 줄었는데 자금 조달 여건은 나빠지고 있는데다 실물경제 악화가 가시화되면서 대손비용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카드사가 저금리 기조에 자금 조달 비용 감소 수혜를 볼 것이란 기대와는 달리 최근 카드사들의 회사채 발행금리는 우상향하는 양상을 나타냈다. 지난 한 달간 카드채 AA+(3년)는 31.0bp 확대된 62.4bp를 나타냈다. 코로나19 사태로 금융시장 유동성이 악화되면서 여전채 금리도 상승한 셈이다.

신한금융투자 김상훈 연구원은 “이달 들어 크레딧 시장은 다시 움직이고 있으나 방향은 부정적”이라면서 “특히 신용위험 발생시 큰 타격을 입는 여전채들의 약세가 눈에 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여파에 실물경제가 금융위기 때 보다 심각한 상태에서 카드론 이용자들의 대출상환 능력은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대손비용도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또 카드사들은 소비심리 위축으로 매출 실적 감소가 불가피 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투자업계 한 전문가는 “국내 카드사들이 금융위기라는 큰 고비를 겪은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현재 현금 감소 수준은 잘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코로나가 실물경제에 언제까지 또 얼마만큼 악영향을 미칠지에 따라 관리 수준으로 끝날지 위기 단계로 직면할지 나뉠 것이다. 어느 회사나 플랜 A·B는 있겠지만 긴장 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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