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친데 겹친 카드사, 건전성도 '비상'
엎친데 겹친 카드사, 건전성도 '비상'
  • 장하은 기자
  • 승인 2020.02.24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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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韓 경기 성장률, 최악의 경우 0%대
카드사도 피하기 어렵다...코로나19에 수익은 줄고, 연체율은 오르고
카드론 등 제2금융 대출 연체율이 증가하면서 카드사들의 건전성이 악화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사진=나이스신용평가)
카드론 등 제2금융 대출 연체율이 증가하면서 카드사들의 건전성이 악화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사진=나이스신용평가)

[화이트페이퍼=장하은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면서 카드사들의 '건전성'에 비상이 울리고 있다.

세계 유수 기관들이 올해 한국의 경제 성장률이 0~1%대에 머물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내수경제 위축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내수 경제가 위축돼 민간 소비가 줄어들면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들이 직격탄을 맞게 되고 이 경우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카드론 등 제2금융을 통한 대출 연체율이 증가할 것으로 우려된다.

올해 韓 경기 성장률, 최악의 경우 0%대

24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신한·KB국민·롯데·우리·삼성·하나·현대카드의 카드론 이용금액은 31조347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조1654억원(3.86%) 증가한 수치다.

카드론 규모가 커지면서 연체율도 함께 상승하고 있다. 작년 상반기 전업카드사의 카드 대출 부문의 연체율은 2.56%로 전년 동기(2.33%)보다 0.23%포인트 상승했다.

카드론은 신용도에 따라 최대 1억원까지 최장 36개월 동안 빌려주는데, 통상 금리가 연 15~20%로 고금리 대출이다. 카드론을 포함한 카드대출은 제1금융 대출을 이용할 수 없는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 등 저신용자가 주로 이용한다. 이 때문에 카드대출 연체율 상승은 서민층이 느끼는 체감경기가 그만큼 악화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지표로 쓰인다. 코로나19 여파에 올해 한국 경제는 지난해 보다 좋지 못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면서 서민이 느낄 경기체감은 더 나빠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전국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함에 따라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2%에 못 미칠 것이라는 국내외 전문기관들의 비관적인 전망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미국의 블룸버그 통신은 42개 해외 경제연구기관과 투자은행 등으로부터 집계한 올해 한국 국내총생산 성장률 전망을 보면 5개 기관이 1%대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건스탠리와 노무라증권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해 한국 올해 성장률이 0%대에 그치리라는 예측까지 내놓고 있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가 국내에서도 급속히 확산하면서 내수 활동이 급격히 위축되는 가운데 우리의 수출 비중이 높은 중국 경제의 급랭으로 수출 역시 동반 타격이 불가피해졌다"며 "경제 활동별로도 여행, 유통 등 서비스업뿐만 아니라 항공, 운수를 포함해 대부분 제조업에도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카드사도 피하기 어렵다...코로나19에 수익은 줄고, 연체율은 오르고

이런 가운데 카드사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전형형적 내수산업인 카드사는 수요의 대부분이 국내에서 발생하는 만큼, 민간소비 및 전반적인 경제상황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민간소비가 크게 위축될 경우 카드이용 대금이 하락하며 신용카드사들의 가맹점 수수료수입 규모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나이스평가는 지난 10일 발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신이 금융업권 신용도에 미치는 여향’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전염성이 과거 사스·메르스 대비 높은 것으로 알려져, 공공장소 이용 자제에 따른 유통(백화점, 대형마트), 숙박·음식 및 의료·보건업종에서의 신용카드 사용액이 감소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민간 소비부진에 따른 내수경기 위축은 가계신용과 지급결제수단을 제공하는 카드사 건전성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지난해 3분기 8개 전업계 카드사의 고정이하여신(NPL)은 전년 동기대비 무려 21.1%나 증가했다. 이 기간 1개월 이상 총 연체액도 전년 동기보다 4.3% 증가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부실채권을 뜻하는 용어로 수치가 높을수록 건전성이 악화됐음을 뜻한다. 아울러 NPL이 증가했다는 것은 대손충당적립금도 늘려야 한다는 의미로 그동안 비용절감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 온 입장에서 타격을 입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미 지속적으로 증가해 온 NPL 수치는 올해 더 늘어 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경기가 점점 나빠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들의 자금사정도 빠듯해 질 것”이라면서 “이렇게 되면 카드론 연체율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 수익내기가 어려운 카드사 입장에선 대손충당금 같이 비용이 늘어난다는 점은 또 하나의 위기로 의식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나이스신용평가 김성진 금융평가수석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가 지역사회 감염 등으로 장기화될 경우, 민간 업종뿐만 아니라 민간소비 및 내수경기가 동반 침체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에 따른 신용카드사의 수익성 및 자산건전성 변동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을 실시할 예정”설명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산업 전망 및 산업위험 평가' 보고서에서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 대출자산은 타 자산 대비 차주의 신 용도가 비교적 낮아 경기 저하 시 건전성 저하 폭이 상대적으로 클 가능성이 높다"면서 "따라서, 과도한 대출자산 확대는 단순히 레버리지배율 측면의 부담이 아닌 대손부담 확대로 인한 수 익성 저하와 전반적인 재무안전성의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들도 코로나19로 인한 수익성 악화에 무게를 두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미 비용절감을 통한 내실경영, 자동차할부금융·글로벌 사업 확장 등 수익다각화로 실적 방어에 안간힘을 썼지만 올해는 작년보다 업황이 더 어둡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카드사들이 업계의 예상치보다 실적이 선방한 건 사실이지만 전체적으로 비용절감 노력 등 내실경영에 따른 결과“라며 ”새 수익원을 발굴하는 게 절실한데 이 마저도 녹록치 않다"고 말했다.

이어 관계자는 “카드사의 빅데이터를 활용한 마이데이터 산업 등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위한 금융당국의 지원에 기대가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이와 관련된 신사업이 시작되더라도 그만큼 비용이 들고 수익으로 돌아오기 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현재 마주한 어려움을 이겨내는 것은 온전히 카드사들의 몫”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비용 절감과 수익다각화를 통한 실적 방어가 최선의 방법이란 부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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