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티볼리' 노리는 한국GM vs 'GM 혈세' 원하는 쌍용차
'제2의 티볼리' 노리는 한국GM vs 'GM 혈세' 원하는 쌍용차
  • 김예솔 기자
  • 승인 2020.01.31 16: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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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차 내놓은 한국GM...내수 반등 승부수
총선 앞두고 지원요청한 쌍용차...'GM 데자뷰'
한국GM은 트레일블레이저 본격적인 고객 인도에 앞서 대규모 마케팅으로 고객 호응을 이어갈 계획이다. (사진=연합뉴스)
한국GM은 트레일블레이저 본격적인 고객 인도에 앞서 대규모 마케팅으로 고객 호응을 이어갈 계획이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외국계 완성차 기업들이 경영난 타개를 모색하는 가운데 쌍용자동차와 한국GM이 서로의 전례를 답습하는 듯한 모양새를 연출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한국GM은 '쌍용차의 2014년 티볼리 신화'를 따라 하고 싶어하고 있고 쌍용차는 '한국GM의 2019년 혈세 지원'의 길을 걷고 싶어하고 있다.

■ ‘혈세의 결과물’...기대 부푼 한국GM, 트레일블레이저 출격 준비

한국GM은 비장하다. 소형 SUV 트레일블레이저 출격으로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다.

한국GM은 31일 카허 카젬 사장, 로베르토 렘펠 GMTCK 사장, 김성갑 노조위원장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부평공장에서 트레일블레이저 양산 기념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트레일블레이저는 내달 초부터 본격적인 고객 인도가 이뤄질 계획이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쉐보레의 소형 SUV 트랙스와 중형 SUV 이쿼녹스 사이를 메우는 전략 SUV 모델이다. 경쟁차종인 현대차 베뉴와 코나, 기아차 셀토스, 쌍용차 티볼리와 맞붙게 된다.

트레일블레이저는 한국GM이 2018년 산업은행의 경영정상화 지원을 받은 이후, 개발부터 생산까지 전 과정을 직접 주도한 신차다. 이 때문에 성공 여부가 향후 독자모델 개발 및 생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트레일블레이저가 '제2의 티볼리'로 거듭날지 이목이 집중된다. 트레일블레이저의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티볼리일 것이다. 쌍용차는 과거 800억원을 투자 받은 이후, 신차를 개발해 2014년 티볼리의 성공신화를 쓰게 된다. 한때 티볼리는 쌍용차의 실적 개선에 효자 노릇을 해 ‘가난한 집 장남’으로 불리기도 했다.

현재 한국GM은 판매량 반등이 절실한 상황이다. 지난해 내수 판매량에서 완성차 5개사 중 꼴찌를 기록했다. 한때 내수 3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지만, 2018년부터 쌍용차에게 자리를 내준 이후 판매량이 더욱 꼬꾸라졌다.

하지만 신차 흥행을 두고 회의론도 만만찮다. 소형 SUV 시장의 경쟁이 날로 치열해진 만큼 괄목할만한 실적을 내기 어렵다는 부정적인 시각도 나온다.

■ 멀어지는 ‘티볼리 신화’...애타는 쌍용차, 급기야 산은에 SOS까지

쌍용자동차도 비장하기는 마찬가지다. 연내 신차 소식은 없거니와 투자자금도 부족한 상황에 이르자, 급기야 정부에 지원까지 요청했다.

쌍용차는 31일 이사회에서 경영정상화를 위한 계획을 구체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사회에 앞서 파완 쿠마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은 지난 16일부터 이틀간 방한 일정을 소화했다. 당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을 만나 지원금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힌드라 측은 3000억원 규모의 정부 지원이 이뤄질 경우, 쌍용차에 2300억원을 직접 투자하겠다는 입장이다. 쌍용차의 흑자전환을 위한 필요한 자금은 5000억원 규모다.

이러한 행보는 한국GM과 흡사하다. 배리 엥글 GM 해외사업본부 사장은 2018년 6월 군산 공장이 폐쇄된 이후, 같은 해 12월 산은과 회동을 가진 바 있다. 물밑협상 끝에 한국GM은 이듬해 6월 총선을 앞두고 산업은행으로부터 8100억원 혈세 지원을 약속받아냈다.

쌍용차는 절박한 심정이다. 지난해 신차 3종을 내놓았지만, 별다른 두각을 나타내진 못했다. 올해 신차 계획도 잡히지 않아 판매량을 반등시킬만한 카드도 없는 상황이다. 이대로라면 내수 시장 3위도 뺏길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쌍용차의 요구가 ‘무리수’라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정부가 쌍용차의 SOS를 마냥 방관할 수도 없다는 시각도 나온다. ‘일자리 카드’를 쥔 협상에서 산업은행의 셈법이 복잡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일단 산업은행 안팎에서는 ‘쌍용차와 한국GM은 다르다’며 선을 긋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자동차 3사의 위기는 심각하다”라면서 "신차 출시와 재원 마련에 성공하더라도, '부진의 늪'에 온전히 빠져나올 수 있을 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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