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사 기로에 선 쌍용차...마힌드라-산은 속내는
생사 기로에 선 쌍용차...마힌드라-산은 속내는
  • 김예솔 기자
  • 승인 2020.04.06 16: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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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힌드라의 결단, 쌍용차 신규투자 없던 일로
공 넘겨받은 산은 "입장 밝힐 단계 아냐"
쌍용차는 당초 마힌드라와 산업은행의 자금 지원을 받아 경영정상화에 나설 계획이었다. (사진=연합뉴스)
쌍용차는 당초 마힌드라와 산업은행의 자금 지원을 받아 경영정상화에 나설 계획이었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쌍용자동차가 다시 생사의 기로에 서게 됐다.

쌍용차는 마힌드라와 산업은행의 자금 지원을 받아 경영정상화에 나설 계획이었으나, 먼저 모그룹 마힌드라가 투자를 거부하기로 하면서 앞날이 불투명해졌다.

■ 투자 접은 마힌드라는 큰 그림은?...‘정부 압박 카드인가, 철수인가’

대주주 인도 마힌드라의 결단에 ‘한국 철수설’이 다시금 수면 위로 올랐다.

마힌드라는 3일 특별이사회를 열어 쌍용차에 투입하기로 한 2300억원 규모의 신규자본을 투입하지 않기로 결론을 내렸다.

마힌드라 이사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그룹 전체가 타격을 입어 쌍용차에 계획했던 지원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당초 업계에서는 마힌드라의 행보을 두고 '총선 시즌'을 겨냥해 한국 정부를 압박하려는 의도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최대한 총선 전 정부를 압박해 산업은행의 자금지원 약속을 이끌겠다는 전략으로 읽혔다.

올해 1월까지만 해도 고엔카 마힌드라 대표는 투자가 곧 결정될 것처럼 하다가, 한국 정부의 상황을 지켜보겠다며 결단을 차일피일 4월까지 미뤘다. 올초 방한 당시 마힌드라 측은 3000억원 규모의 정부 지원이 이뤄질 경우, 쌍용차에 2300억원을 직접 투자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상황이 급변했다. 마힌드라가 위기를 맞이하면서 아예 한국 시장을 철수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힘을 받고 있다. 마힌드라는 코로나19 사태로 인도 현지에서 3월 판매량이 88%나 감소했다. 최악의 경우, 쌍용차를 포기하고 지분 매각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 사이 쌍용차의 경영환경은 더욱 악화됐다. 지난해 신차 3종을 내놓았지만 별다른 두각을 나타내진 못한 데다가, 올해 신차 계획도 잡히지 않아 판매량도 급감했다.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3월 국내외 판매량은 작년보다 31.2% 감소한 9345대로, 내수 꼴찌를 기록했다.

■ 떠안게 된 산업은행의 선택은?...아직까진 ‘신중론’

산업은행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마힌드라의 지원을 전제로 쌍용차를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지만, 마힌드라의 결단에 사실상 모든 지원을 떠안게 된 상황이 됐다.

산은은 이와 관련해 "지금은 입장을 밝힐 단계가 아니다"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올초에도 산은은 고엔카 사장의 추가 지원 요구에도 ‘대주주의 책임있는 역할이 전제된다면 지원을 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렇다고 쌍용차에 손 놓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자동차 산업은 광범위한 산업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을뿐 아니라, 고용효과와 전후방 효과가 매우 크다. 현재 쌍용차의 임직원들만 5000명이며, 협력사까지 포함하면 수 만명에 달한다.

당장 산은이 만기 연장 등 지원에 나서지 않는다면 쌍용차는 유동성 위기에 빠질 수밖에 없다. 현재 쌍용차가 오는 7월 산은에 갚아야 하는 대출금 900억원에 달한다. 이에 앞서 산은은 지난해 12월 만기도래 채권 300억원 중 200억원의 상환을 연기해준 바 있다.

쌍용차는 '적자의 늪'에 빠진 지 오래다. 지난해 매출은 3조6239억원, 영업손실은 2819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지난 2016년 4분기 이후 12분기 연속 적자다. 작년 말 기준 단기 차입금이 2500억원, 장기 차입금이 1600억원으로 부분 자본 잠식 상태에 이르렀다.

업계에서는 지난 2018년 산은이 한국GM에 8000억원을 투입해 부도를 막은 것과 맞먹는 수준으로 지원해야 쌍용차가 정상궤도 올라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한국GM의 경우 산은이 2대 주주였지만, 쌍용차에 있어선 주채권은행에 불과하다. 오히려 수천억원의 자금 수혈에 나설 경우, 특혜 논란에 휘말릴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경제가 마비되면서 기업 부도의 위험성이 커지고 있는 데다가, 총선으로 일자리 문제가 예민한 사안으로 떠올랐다”면서 “산업은행으로썬 섣불리 결정을 내리기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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