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6 대책 한달’...서울 집값 강세 멈쳤지만, 한계는 여전
‘12.16 대책 한달’...서울 집값 강세 멈쳤지만, 한계는 여전
  • 김예솔 기자
  • 승인 2020.01.14 15: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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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집값 강세 주춤했어도...향후 안정세 '글쎄'
가장 시급한 것은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공급"
정부가 고가 주택에 대한 종합부동산세를 강화하는 내용 등을 담은 '12.16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을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고가 주택에 대한 종합부동산세를 강화하는 내용 등을 담은 '12.16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을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정부가 12.16 부동산 대책을 기습적으로 발표한 지 곧 한 달이 된다.

대책 효과는 제법 먹혀든 모습이다. 서울 아파트값은 관망세로 접어들었고, 매수세도 급격히 위축되는 분위기다. 집값 상승을 견인했던 강남권 대장주 아파트들은 호가가 수 천만원씩 빠지고 있다. 게다가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강력한 부동산 규제책을 더 내어놓을 수 있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는 형국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주택시장 안정세가 중장기적으로 이어지기엔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 서울 집값 매수세 꺾이긴 했어도...강남-강북 희비 엇갈려

정부의 12.16 대책 이후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이 3주 연속 둔화됐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0.07%로 집계됐다. 전주 0.08%보다 오름폭이 0.01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대책 발표 당시 0.20%였던 상승폭은 한주 만에 0.10%로 반토막난 이후, 0.08%에 이어 0.07%를 기록하면서 줄곧 감소세다.

이는 12.16 부동산 대책의 여파도 있지만, 연초 비수기 영향도 받았다는 분석이다. 통상 연초는 주택 거래량이 적고, 매수세도 위축된 시기다.

여기서 문제는 서울 주택시장이 온도차가 극심해졌다는 점이다. 당초 우려했던 후폭풍이 현실화됐다. 15억원 초과 고가아파트가 몰려 있는 ‘강남4구’의 관망세가 짙어졌다. 재건축 대장주 아파트들은 일제히 호가가 빠졌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76㎡는 대책 발표 전보다 5000만~1억원 내린 20억원 안팎의 매물이 나오고 있다. 전용 84㎡ 호가는 24억원선에서 22억원 안팎으로 떨어졌으며, 20억원짜리 급매물이 등장하기도 했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는 전용 76㎡는 호가가 23억원에서 19억 후반까지 내려왔다. 전용 82㎡의 호가도 몇 달 새 1억원가량 빠지면서 21억대 수준이다.

전체적인 서울 집값이 주춤해졌음에도 9억원 미만 주택들이 밀집한 강북은 여전히 매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높은 가격에 계약도 속속 이뤄지고 있다.

특히, ‘노도강’으로 불리는 노원구, 도봉구, 강북구가 뜨고 있다. 정부가 9억원 초과 고가주택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오히려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 이들 지역은 교통 인프라가 부족해 집값이 비교적 저평가됐던 곳이었다.

노원구 상계동 K 중개업소 대표는 "상계주공은 호가가 적어도 500만~3000만원 정도까지 올랐다"며 "새해 들어 거래는 별로 없지만, 매수 문의는 계속 이어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 중장기적 안정세 이어갈지 '미지수'...벌써 19번째 대책 시사하는 文

부동산 정책은 서울 집값 안정세를 얼마나 유지하느냐로 성패가 갈린다. 정부가 8.2 대책, 9.13 대책 등 고강도 규제를 쏟아냈지만, 집값 안정효과는 반년 정도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12.16 대책만으로 중장기적인 안정세를 유지하기 쉽지 않다고 지적한다. 본질적인 공급이 늘지 않는 한 시장 통제에 한계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가격 통제나 돈줄을 옥죄는 대책으로는 수요를 분산시킬 수 없다”면서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풀고, 수도권 신도시와 교통망 구축으로 공급 확충과 수요 분산을 꾀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 집값 급등 현상의 본질은 수요에 비해 부족한 공급”이라면서 “시중에 넘치는 유동성을 분산시키는 수단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정부는 집값 불안정을 우려하는 듯, 벌써 추가 대책을 시사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신년 기자회견에서 부동산 대책과 관련 “모든 대책이 다 갖춰졌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번에 9억 이상 고가주택 및 다주택에 초점이 주어졌기 때문에 9억 이하 주택 쪽의 가격이 오르는 풍선효과가 생겨나는 현상 등을 예의주시하면서 보완대책을 강구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7일 신년사에서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서 결코 지지 않겠다”면서 시장 안정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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