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채권은 늘고 충당금은↓’ SC제일은행, 여신 건전성 ‘시험대’
‘부실채권은 늘고 충당금은↓’ SC제일은행, 여신 건전성 ‘시험대’
  • 장하은 기자
  • 승인 2020.01.09 09: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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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수익여신·연체율 홀로 증가...은행권 중 가장 높아
부실채권 막는 충당금 31%↓...리스크관리 도마에
SC제일은행은 실적이 지난해 들어 개선됐음에도 부실채권 규모는 대폭 증가해 여신 건전성이 시험대에 올랐다. (사진=연합뉴스)
SC제일은행은 실적이 지난해 들어 개선됐음에도 부실채권 규모는 대폭 증가해 여신 건전성이 시험대에 올랐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장하은기자] SC제일은행의 여신 건전성이 시험대에 올랐다. 악화일로를 걷던 실적이 지난해 들어 개선됐음에도 부실채권 규모는 대폭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타 은행들에선 일제히 관련 여신의 질을 개선하고,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어내는 가운데 홀로 유독 상황이 나빠지고 있어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SC제일은행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54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6.7% 늘었다. 이자수익 개선과 유가증권 평가이익이라는 일회성 요인에 실적이 상승한 것이다. 지난 2018년 3분기 기준 누적 순익이 전년보다 15.5%(368억원)으로 쪼그라들었던 기록에 비하면 실적이 개선됐다.

SC제일은행은 이같은 호실적에도 건전성 지표들은 불안한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신한·KB국민·우리·KEB하나·SC제일·한국씨티은행 등 국내 시중은행들이 보유한 기업여신 중 무수익여신이 차지하는 비율은 평균 0.52%로 전년 동기 대비 0.03%p 하락했다.

무수익여신은 은행이 빌려준 돈을 회수할 가능성이 없거나 어렵게 된 부실채권을 말하며, 이 비율은 높을수록 건전성이 위태롭다는 것을 의미한다. 구체적으로는 부도 또는 법정관리에 들어가 3개월 이상 연체된 ‘회수의문’ 여신과 채권재조정 또는 법정관리·화의 등으로 이자 수익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 여신이 포함된다. 부실채권 관리에 주력한 타 은행들에선 기업 무수익여신 비율이 높아야 0.5%대 수준에 그친 반면, SC제일은행은 0.85%로 가장 높은 수준으로 홀로 이 비중이 증가했다.

은행별로 보면 씨티은행이 0.37%에서 0.34%로 0.03%포인트 떨어지며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민은행 역시 0.61%에서 0.41%로, 하나은행도 0.58%에서 0.45%로 각각 0.20%포인트와 0.13%포인트씩 하락했다. 이밖에 우리은행의 해당 비율은 0.54%에서 0.04%포인트 떨어진 0.50%를 나타냈다. 신한은행은 0.57%로 변동이 없었다.

또한 부실채권을 발생시킬 수 있는 연체율 관리도 우려스럽다. 작년 3분기 말 SC제일은행의 기업대출에서 1개월 이상 상환이 연체되고 있는 비율은 0.56%로, 이 역시 시중은행들 가운데 최고였다. 연체율이 높다는 것은 그 만큼 대출을 갚기 어려운 차주들이 많다는 뜻으로, 은행 입장에서는 건전성이 나빠지고 있다는 의미다. 같은 기간 시중은행 전체의 기업대출 평균 연체율은 0.38%였다.

이런 가운데 부실채권에 대응하기 위해 쌓아두는 대손충당금적립률은 전년(188.75%)보다 31.11%나 줄어든 157.64%로 줄었다. 대손충당금적립은 미래 대출채권 연체 등 손실에 대비, 즉 리스크 관리를 위해 이익잉여금 일부를 적립하는 준비금을 뜻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이나 국내 경제상황을 생각해보면 올해 은행 업황이 밝다고 볼 수 없다”면서 "제일은행의 경우 국내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만큼 리스크 관리에 좀 신경 쓸 필요가 있어 보인다"라고 말했다.

(사진=금융감독원)
(사진=금융감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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