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연체쇼크] 롯데카드, MBK 품 안에서 '몸 만들기' 속도전
[카드사 연체쇼크] 롯데카드, MBK 품 안에서 '몸 만들기' 속도전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3.12.11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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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신임 가닥 조좌진호 특명은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 사진=롯데카드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업계 5위의 양호한 시장지위를 보유한 롯데카드는 최근 예년보다 발빠른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이미 내년을 시작하는 속도전을 펼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롯데그룹을 떠나 국내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 품에 안긴 이후 괄목할 만한 실적 개선 흐름을 보여오다가 사실상 처음으로 숨 고르기를 하고 있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 위기대처 일환, 빨라진 전열정비 

1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는 내부에서 재신임이 사실상 확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롯데카드는 지난 9월 22일 열린 이사회에서 조직개편과 인사이동 안을 결의했고 지난 10월 1일자로 이를 적용했다. 올해처럼 내년 업황도 비우호적이라고 예상하고 2024년의 시작을 두 달 빠른 10월 1일로 규정해 속도감 있게 전열을 정비한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고금리 시기를 맞아 카드업계가 불황의 터널에 진입한 가운데 보다 빠른 전열정비를 통해 돌파구를 모색하려는 행보로 비춰지고 있다. 

3분기 기준 롯데카드는 영업자산 평잔 약 21조원 중 카드자산(신용판매+카드론+현금서비스) 평잔이 약 15조4500억원, 기타금융(일반대출+할부금융+금융리스 등) 자산이 약 4조원 등으로 전체의 72.6%를 카드자산, 나머지는 비카드자산으로 구성하고 있다.

롯데카드가 투입한 영업비용 주요 항목을 보면 이자비용 4183억원, 판매사업비 4597억원, 일반관리비 2498억원,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 4641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89.8%, 10.9%, 6.9%, 59.3% 각각 증가했다. 이자비용과 충당금이 이전 대비 크게 늘었다.  
 
이를 통해 롯데카드는 3분기 연결기준 누적 영업수익 1조9274억원, 영업이익 2265억원, 당기순이익 3657억원을 각각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수익과 당기순이익이 7.7%와 35.7%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33.2% 급감한 수준이다. 

순이익이 증가한 것은 교통카드 사업부였던 자회사 로카모빌리티의 상반기 매각 성공에 따른 일회성 처분이익이 반영된 덕분이다. 해당 매각 효과를 제외한 순익은 3분기 누적 1676억원으로 전년비 37.8% 감소했다.   

신용판매와 카드론 자산 성장을 지속했다는 특징도 보이고 있다. 기말 기준 롯데카드의 신용판매 자산은 16조6000억원, 카드론 자산은 약 4조4000억원으로 전년비 각각 14%대 증가했고, 약 100%가 자동차 금융인 할부금융 자산은 5600억원 규모로 56.5% 급증했다. 

롯데카드 2023년 3분기 분기보고서 취합. 자료=금감원 다트

반면 기타금융자산 중 3조원을 넘었던 대출채권은 3분기에 다시 2조6000억원으로 15%가량 상당폭 감소했는데, 이는 롯데카드가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신규대출 취급을 중단하고 잔액 감축에 나선 데 주로 기인한다고 풀이된다.

다만 롯데카드는 2019년 말 카드자산 평잔이 약 9조7000억원, 기타 금융자산이 1조4900억원 수준에 그쳤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결제실적 증가, 자산 확대, 비용절감 등에 힘입어 여전히 성장세가 돋보이는 모습이다. 

금감원 기준 1개월 이상 연체율은 3분기 기준 1.58%로 전년비 0.64%p 악화됐지만 업계 3위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현재 특이사항 없이 충분히 관리 가능한 수준에서 정상 운영 중으로 건전성 지표를 상시 모니터링하며 건전성 관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 매년 준수한 실적, 시장의 평가도 관심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는 2026년 3월까지 롯데카드를 이끌 전망이다. 그는 롯데카드의 대주주가 롯데지주에서 MBK파트너스로 바뀐 직후인 2020년 처음 대표직에 선임돼 작년 한 차례 연임에 성공했다. 내년 3월부터 공식 임기를 시작하면 다시 2년을 부여받게 된다. 

조 대표는 신용카드업과 자동차금융에서 두루 전문성을 갖췄다는 점 등이 강점으로 꼽힌다.

1967년생으로 부산 내성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삼성생명에 입사한 뒤 현대캐피탈 상무, 현대카드·현대차그룹 마케팅총괄본부장, 전략기획본부장·전략재경본부장, 올리버 와이만 한국대표, 현대캐피탈아메리카 대표 등을 거친 바 있다. 

지속된 가맹점수수료 인하와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조달비용 증가, 연체율 상승에 따른 충당금 증가 등 비우호적 영업환경에서 롯데카드만의 향후 경영전략도 주목된다. 

특히 조 대표는 내부통제 강화를 통해 변화와 쇄신에 힘쓰는 한편, 'Digi-LOCA(디지로카)'라는 비지니스모델(BM)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디지털 사업 경쟁력 강화에 힘쓰면서 시장지배력 제고 기회를 호시탐탐 엿볼 것으로 예상된다. MBK파트너스의 롯데카드 매각 작업 재개 시점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편 이번 조직개편에서 롯데카드는 전략기획 기능을 이원화하기 위해 1개 본부를 신설했다. 기존 경영전략·마케팅·영업·디지로카·금융사업·리스크관리본부 등 6개 본부를 전략·경영관리·마케팅·영업본부·디지로카·금융사업·리스크관리 7개 본부로 세분화하고 조직 운영의 효율성 제고를 노린다.   

롯데카드는 영업기반 안정성의 가늠자인 시장점유율 지표에서도 양호한 성과를 내고 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롯데카드 총 이용실적 점유율은 9.6%로 전년 말(9.1%)보다 0.5%p 상승했다. 2019년 9.0%, 2020년 8.8%, 2021년 8.9% 등에 비해서도 높아졌다. 

보유 부동산PF 대출의 경우 수도권 비중이 54%, 선순위∙단일참여 비중이 78%를 차지하는 등 다른 제2금융권 금융기관 대비 우수한 것으로 분석했다. 

롯데카드 2023년 3분기 분기보고서, 2022년 사업보고서 취합. 자료=금감원 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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