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연체쇼크] 업계 1위 신한카드도 '털썩'
[카드사 연체쇼크] 업계 1위 신한카드도 '털썩'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3.11.20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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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익·ROA·점유율·자산건전성 뚝뚝 
문동권 신한카드 대표. 사진=신한카드
문동권 신한카드 대표이사. 사진=신한카드

[편집자 주] 전형적인 내수산업으로 경기변동에 민감한 카드업계가 전반적인 경기 침체 상황 속에서 ▶조달비용 상승 ▶연체율 상승 ▶대손비용 증가 등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올해는 조달비용보다 대손비용 증가세가 매섭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 3고(高) 상황이 달라지지 않는 한 뾰족한 해법조차 낼 수 없는 지경이다. 최악의 상황과 맞닥뜨린 카드사들이 어떻게 어려움을 헤쳐나올지 짚어본다.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신한카드는 카드업 모든 분야에서 경쟁지위 및 이익창출능력이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는 업계 1위의 대형 카드사이지만 단기간 내 영업비용은 늘고 성장은 정체되는 흐름이 개선되긴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 양대 수익 증가에도 비용 더 늘어  

2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문동권 대표 취임 첫해인 올해부터 실적이 본격적으로 악화하고 있다.

가장 최근의 성적표인 3분기 분기보고서를 보면 신한카드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4691억원으로 전년 동기(5877억원) 대비 20.2% 감소했다. 3분기 순익은 1522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3% 늘었지만 1년 전보다는 13% 줄었다.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 역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신용평가사들이 주요하게 보는 총자산이익률(ROA)은 2021년 1.73%에서 작년 1.30%, 지난 3분기 말 1.22%까지 하락했다. 자기자본이익률(ROE) 역시 재작년 9.71%에서 작년 7.54%로, 올해는 6.85%로 더 떨어졌다. 

신한카드의 수익성이 나빠진 것은 이자수익과 수수료수익 증가에도 불구하고 수익 실현을 위해 투입해야 하는 이자비용이 시장금리 상승에 따라 늘어난 데다 회수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자산에 대한 대손충당금도 늘어 영업손익이 깎인 때문으로 분석된다. 

3분기 누적 기준 신한카드의 이자수익은 1조9460억원, 수수료수익은 1조486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12.8%, 12.5% 늘었다. 같은 기간 이자비용은 6540억원으로 38.3% 확대됐고 수수료비용은 4.9% 축소된 9499억원이었다. 

특히 신한카드가 3분기까지 인식한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은 5932억원으로 1년 전(3334억원)보다 78% 급증했다. 

성장성 고민도 상존한다는 평가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신한카드의 올해 상반기 점유율은 ▲신용판매결제 16.9% ▲체크카드 15.5% ▲카드대출 21.8% ▲총 이용실적 17.4%다. 전년 말 대비 -0.3%p, -2.2%p, -0.4%p, -0.9%p, -0.4%p씩 전부 하락했다. 

자료=한신평 취합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를 쓰는 실질회원수 역시 2067만명으로 재작년 2091만명, 작년 2075만명에서 차츰 줄어드는 추세다. 

자산건전성도 나빠졌다. 3분기 말 대환대출을 포함한 총채권 기준 신한카드의 연체율은 1.62%다. 앞선 1분기 수치와는 같고 2분기 때보다 0.10%p 개선됐지만 작년 말(1.23%)보다는 악화됐다. 

원리금은 커녕 이자조차 받지 못해 '깡통대출'이라고 일컬어지는 무수익여신 잔액 역시 4931억원으로 전년도 3627억원보다 35.9% 증가, 전전년도 3111억원보다는 48.9% 증가했다.  

■ 상각 늘렸지만 부실 선행지표 기승 

이 같은 지표는 지난해 말 선임된 문동권 신한카드 대표 입장에서도 부담이 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1968년생인 문 대표는 전신인 LG카드 출신으로 최초의 내부 출신 CEO다. 사장직 취임 직전까지는 회사 살림을 챙기는 CFO(최고재무책임자)를 지냈다. 

문 대표는 연초 취임 직후부터 내실경영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고금리와 경기부진 등의 영향을 고려해 무리한 외형성장과 수익성 추구보다는 건전성 관리를 최우선 과제로 두겠다는 기조다.

그는 지난 7월 하반기 사업전략 회의에서도 내실경영과 내부통제 강화, 바른 경영 실천을 임원 및 부서장들에게 당부하고 "위기상황에서도 잘 견딜 수 있도록 좀 더 견고한 조직구조로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한카드는 매상각 등을 통해 부실 선행지표인 연체율 관리에 중점적으로 나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매각은 금융회사가 보유하던 부실채권을 유동화회사 등에 팔아 채권자 권리를 양도한 것을, 상각은 채무자의 상환 능력이 없거나 회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채권을 손실 처리하는 것을 말한다.

신한카드가 공시한 대손처리액(상각채권액) 규모를 보면 3분기 누적 7347억원으로, 2021년 말과 2022년 말의 6500억~6600억원선을 넘어섰다. 

영업자산 확대가 드러나는 곳은 리스뿐인 것으로 보인다. 3분기 말 기준 운용리스 자산은 2조원을 돌파했다. 현금서비스, 신판할부 등 고위험 저수익성 상품 취급을 줄이는 한편 비카드업 수익원을 공략하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자료=신한카드 분기보고서
자료=신한카드 분기보고서

하지만 연체율 상승 압력에 더해 이전보다 높은 수준으로 형성된 조달금리까지 고려하면 신한카드를 비롯해 카드사들의 실적이 단기간 내 나아질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많다. 

신한카드의 3분기 평균 조달금리는 원화 기준 회사채 2.96%, 차입금 3.34% 등 소계 2.96% 수준에 불과했지만, 지난달부터 이달 초까지 발행한 회사채 내역을 보면 3년물 이자율이 연 4.924%, 5년물도 연 5.08%에 달했다. 

연체율 상승이 진정됐다고 보기도 어려운 시점이다. 지난달 말 신한금융그룹 3분기 실적발표회(IR)에서 그룹 CFO인 이태경 부사장은 "카드사의 연체 선행지표인 2개월 연체 전이율은 0.40% 수준으로 전 분기 말보다 약 0.02%p 상승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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