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연체쇼크] KB국민카드, '2+1' 연임 심판대
[카드사 연체쇼크] KB국민카드, '2+1' 연임 심판대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3.11.21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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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익·건전성 악화, 서민금융 공급·플랫폼 성과
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 사진=KB국민카드
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 사진=KB국민카드

[편집자 주] 전형적인 내수산업으로 경기변동에 민감한 카드업계가 전반적인 경기 침체 상황 속에서 ▶조달비용 상승 ▶연체율 상승 ▶대손비용 증가 등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올해는 조달비용보다 대손비용 증가세가 매섭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 3고(高) 상황이 달라지지 않는 한 뾰족한 해법조차 낼 수 없는 지경이다. 최악의 상황과 맞닥뜨린 카드사들이 어떻게 어려움을 헤쳐나올지 짚어본다.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KB국민카드는 업계 3위의 우수한 시장지위를 확보하고 있지만 올 들어 대손부담이 크게 늘어 실적이 급격히 악화됐다. 착실히 성장기반을 다져온 이창권 대표에게 '2+1'의 기회가 부여될지 관건이다.

양종희 신임 회장이 취임사를 통해 전한 경영방향에서 주요 키워드는 '사회와의 상생', '고객에게 최고의 경험', '사고 없는 모범적인 금융기관', '주주가치 성장' 등의 순이었다.

■ 양종희 회장 취임에 첫 인사 관심↑

21일 KB금융그룹은 양종희 회장 시대를 새롭게 열었다. 양 회장의 제1 과제로 11개 계열사의 10명 사장단 인사가 꼽히는 만큼 작년 초 선임돼 다음 달 31일 임기가 만료되는 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의 연임 여부에도 관심이 향하고 있다.

카드업계에서는 이 대표가 무난하게 임기를 연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지만, 9년 만에 수장이 교체된 만큼 변수를 배제할 수만은 없어서다.

일반적으로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는 초임 2년에 중임 1년을 더해 최소 3년 임기를 보장하는 관행을 지켜왔다. 또한 카드업황을 봤을 때 변화에 대한 준비보다는 한파에 견디면서 기존 사업의 연속성을 지켜나가는 시점이다.

실적면에서 KB국민카드는 아쉽다는 평가도 받는다. KB국민카드의 올해 3분기 누적 연결 순이익은 2724억원으로 1년 전 3523억원보다 22.7% 줄었다. 작년 연간 순익도 3785억원으로 전년 대비 9.6% 감소한 바 있다.

앞서 기록한 연간 순익은 2018년 2866억원, 2019년 3165억원, 2020년 3246억원, 2021년 4189억원 등으로, 영업수익이 증가에도 불구하고 조달비용과 대손비용에 따른 충격이 작년보다 올해 훨씬 더 큰 편이다.

3분기 누적 기준 KB국민카드의 이자수익(연결)은 1조7320억원으로 20.3% 늘었고 수수료수익은 1조265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이자비용은 5135억원으로 47.2% 증가했고 수수료비용은 8247억원으로 2.3% 늘었다.

KB국민카드가 3분기까지 인식한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은 5671억원으로 1년 전(3269억원)보다 73.4% 급증했다. 3분기 말 누적 대손상각비 계상액은 5671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13.3%, 재작년 말보다는 21.8% 커졌다. 

시장점유율 순위도 지난 6월 말 총이용실적 기준 3위에서 4위로 갑자기 밀렸다. 업계에선 현대카드가 지난 3월 애플페이를 출시한 이후 회원 수가 늘면서 자리바뀜이 일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자료=한신평 취합

반면 2년 연속 고객기반 확대는 이 대표 성과 중의 하나로 꼽힌다. KB국민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를 쓰는 개인과 법인 회원수 합계는 2021년 2026만명에서 2022년 2075만명, 올해 3분기 말에는 2090만명으로 증가했다.

수익성 지표도 소폭이지만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KB국민카드의 총자산이익률(ROA)은 2021년 0.90%에서 2002년 0.96%, 3분기 0.99%로 올랐고, 자기자본이익률(ROE)도 5.60%, 5.70%에 이어 5.83%로 같은기간 상승했다.

■ 연체율 감수, 카드대출 과감히 늘려  

3분기 말 대환대출을 포함한 총채권 기준 KB국민카드의 연체율은 2.02%에 달했다. 작년 말(1.34%)에는 재작년 말(1.35%)에 비해 오히려 개선됐는데 올 들어 눈에 띄게 나빠진 것이다.

KB국민카드는 분기보고서에서 영업자산별 1개월 이상 연체율도 공개하고 있다.

3분기 말 기준 연체율은 현금서비스가 3.53%로 가장 높고 신용카드 법인 할부 2.72%, 카드론 1.76%, 일반대출 1.75%, 대출성 리볼빙·신용카드 법인 일시불 각 1.15%, 신용카드 개인 할부 1.14%, 결제성 리볼빙 0.85% 등의 순이었다.

다만, 부쩍 악화한 자산건전성 지표와 동시에 카드대출 중심으로 영업자산을 증가시켰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정 부분 건전성 하락을 각오하면서도 서민금융 공급에 상당히 충실했다는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KB국민카드의 3분기 말 기준 상품별 잔액을 보면 현금서비스는 1조3086억원, 카드론은 6조6240억원, 일반대출은 1조6020억원 등으로 전년 말보다 5.7%, 6%, 22% 각각 증가했다.

자료=KB국민카드 분기보고서
자료=KB국민카드 분기보고서

이창권 대표는 지난해 초 취임 당시 취임일성으로 '넘버원 금융플랫폼 기업으로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또한 고객 중심 경영과 본업 핵심 경쟁력 강화, ESG 선도 기업, 창의적이고 빠른 조직 등을 제시했다.

특히 올해 이 대표는 업황 개선시 이익을 낼 수 있는 체력을 만들 수 있도록 내실성장 및 비용효율화를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지난 7월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임직원들에게 “영업비용과 프로세스 비용을 철저하게 효율화해 달라”면서도 “본업 경쟁력을 탄탄히 하면서 미래 성장전략을 그려 나가는 데 있어 솔선수범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 대표의 또다른 성과로는 플랫폼 경쟁력 강화, 해외시장 개척 등이 꼽힌다.

특히 이 대표 재임기간 중 KB페이 앱 사용자수는 1000만명을 돌파했고, MAU(월간활성사용자수)는 지난 7월 700만명을 돌파했다. 주요 은행 가운데서도 최대 MAU를 확보한 KB국민은행의 KB스타뱅킹이 1100만명대인 점을 고려하면 의미있는 수치로 분석된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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