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빅·큐란’ 공백에 하향곡선 탄 주가...일동제약, 올해도 ‘먹구름’
‘벨빅·큐란’ 공백에 하향곡선 탄 주가...일동제약, 올해도 ‘먹구름’
  • 장하은 기자
  • 승인 2020.03.10 1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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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란에 벨빅까지 판매 중지...주가, 52주 신저가 찍어
코로나19에 영업활동 사실상 ‘마비’...1분기 실적 악화 ‘불가피’
10일 일동제약은 전 거래일보다 0.37% 하락한 1만33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사진=네이버)
10일 일동제약은 전 거래일보다 0.37% 하락한 1만33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사진=네이버)

[화이트페이퍼=장하은기자] 일동제약이 식욕 억제제 ‘벨빅’과 위장약 ‘큐란정’의 판매 금지로 실적 악화 직격타를 맞자 주가도 함께 고꾸라지고 있다. 그동안 실적을 견인해온 두 약품의 공백으로 올해도 실적 감소가 불가피 할 것으로 예견된다. 이런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악재도 겹쳐 주가가 크게 반등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0일 일동제약은 전 거래일보다 0.37% 하락한 1만33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일동제약 주가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국내에서 발생하기 시작했던 지난 1월 관련 수혜주로 꼽히며 최고가(1만6743원)를 찍은 후 점차 하락세를 나타냈다. 특히 벨빅 판매 중지 결정이 났던 지난 달 2월14일 이후 급락세로 접어들어 같은 달 28일 52주 신저가(1만2736원)를 갈아치우기도 했다.

일동제약 주가가 하락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데는 판매 중단 품목이 잇따라 발생한데다 이러한 공백을 메울 마땅한 수단이 보이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올해는 코로나19라는 악재로 실적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되면서 주가는 더욱 맥을 추지 못하는 모양새다.

지난 달 14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일동제약에 ‘벨빅정’ 및 ‘벨빅엑스알정’ 2개 품목을 판매 중지 및 회수·폐기할 것을 요청했다. 두 약품에 함유된 로카세린 성분이 암 발생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판단이 나와서다. 이에 앞서 지난해 9월에는 라니티딘 함유 의약품 규란정도 발암 우려 물질인 NDMA(N-니트로소디메틸아민)가 검출되면서 판매가 중단됐다.

두 약품의 판매 중단으로 발생한 손실은 지난해 하반기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되면서 일동제약은 이 기간 처음으로 손실을 냈다. 일동제약은 작년 3분기에 영업이익 ‘0’원과 순이익 -49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를 냈다. 실적은 4분기에 더 악화했다. 4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179억원, -206억원을 각각 기록하면서 연간 실적을 끌어내렸다. 작년 일동제약의 연간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9억원, -135억원이다. 의약품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벨빅은 지난 2018년 98억원의 수익을 냈고, 큐란정은 연간 처방액이 200억원대에 이른다.

판매 중단된 두 가지 품목을 제외한 아로나민 시리즈 등 일반의약품(ETC) 품목에서도 매출 감소세가 나타났다. 지난해 4분기 ETC 매출은 전년(461억원)보다 4.9% 줄어든 438억원을 기록했다. 일동제약은 이 부분에 대해 아로나민 시리즈가 재고조정의 영향으로 매출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아로나민 시리즈는 일동제약 매출의 13% 이상을 견인하는 대표 제품으로 그동안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했으나 비타민 제품을 둘러싼 경쟁심화도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기존의 보유한 품목과 새로운 품목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신사업 발굴, 사업 다각화. R&D 부분도 지속적으로 강화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동제약은 올해도 만만찮은 한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판매 중지 품목들의 공백을 대체할만한 굵직한 주력상품이 아직까지는 찾기 힘든데다 코로나19로 실적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현재 제약업계는 전반적으로 영업이 사실상 중단 된데다 병원을 찾는 환자들도 줄어 처방 실적이 크게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대한개원의협의회는 지난달 20일 제약사 영업사원 방문 자제를 요청하는 공문을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에 발송했다. 앞서 각 병의원들은 제약사 영업사원의 출입을 금지해 왔다. 최근 일동제약을 포함해 한미약품, GC녹십자 등 대다수 대형 제약사들도 영업사원들의 의료기관 방문을 금지하고 재택근무를 지시했다.

제약사 한 관계자는 “영업활동에서 SNS나 온라인으로 대체 할 수 없는 부분들이 많아 사실상 업무가 중단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실적 타격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2월 제약사들은 병원 영업 강화가 쉽지 않고 신제품의 공격적인 마케팅도 어려웠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SK증권 이달미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로 반사이익을 얻는 일부 진단업체를 제외하고는 제약업체들의 올해 1분기 매출부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일동제약 IR 자료)
(일동제약 연간 손익계산서. 사진=일동제약 IR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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