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가쁜 '반도체 리더'...이재용·최태원 화두는 "위기를 기회로"
숨가쁜 '반도체 리더'...이재용·최태원 화두는 "위기를 기회로"
  • 김예솔 기자
  • 승인 2019.08.06 15: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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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 만에 삼성전자 사장단 소집....이재용 "두려워하지 말아야"
SK 수펙스에서 이례적 비상회의... 최태원 "위기 극복, 역량 결집해야"
일본이 2일 수출심사 우대 대상인 백색국가 명단에서 한국을 제외함에 따라 국내 반도체업계가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일본이 2일 수출심사 우대 대상인 백색국가 명단에서 한국을 제외함에 따라 국내 반도체업계가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국내 반도체 리더들의 경영 행보가 분주해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이어 최태원 SK그룹 회장까지 급히 긴급회의를 소집하기에 이르렀다.

한일 간 경제전쟁이 전면전으로 치달으면서 반도체 분야의 위기감이 한층 높아지자 그룹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대응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 ’발등의 불‘ 이재용 이어 최태원까지...잇따라 긴급회의 소집

국내 반도체 쌍두마차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그룹 총수들이 잇따라 비상회의를 소집했다.

지난 5일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 전자계열사 사장단을 긴급 소집했다. 이는 일본 정부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 배제하기로 결정한 이후 처음 열리는 사장단 회의로, 보름 만에 다시 열리는 긴급회의였다. 그만큼 최근 상황이 녹록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긴장은 하되 두려워하지 말고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자"면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해 한단계 더 도약한 미래를 맞이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삼성전자의 버팀목인 반도체는 수급 비상에 걸린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로 반도체 부품은 물론 휴대전화와 TV 등 모든 제품까지 일본 수출규제 사정권에 들게 됐다. 사실상 삼성 주요 계열사 대부분이 대응책을 강구해야 하는 셈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마찬가지다. 최 회장은 같은 날 오후 서울 SK T타워에서 16개 주요 관계사 CEO들이 참석한 와중 그룹 '컨트롤타워'로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비상회의를 주재했다.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그룹의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며 “위기를 기회로 바꿔가자”고 독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SK그룹만의 ‘위기극복 DNA’를 강조하면서 흔들림 없이 각자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위기에 슬기롭게 대처하자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펙스추구협의회 회의는 전문경영인들이 주로 가지는 회의여서 최 회장의 긴급 회의주재 자체가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SK그룹이 현 상황을 심각한 위기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되는 부문이다.

SK그룹에서는 SK하이닉스와 SK이노베이션이 각각 반도체와 배터리부문이 일본의 수출규제로 치명상을 입을 것으로 분석된다.

■ 일본發 악재에 위기감 팽배...쉴 틈조차 없이 분주한 삼성·SK

이번 긴급회의에서 두 그룹 총수가 강조한 공동 키워드는 ‘위기’다. 반도체 산업의 앞날을 우려하면서도 역량을 통해 위기를 극복해 나가자는 독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낸 터라 일본발(發) 위기에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2분기 영업이익은 6조597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55.6% 줄었다. 이마저도 디스플레이 관련 일회성 이익이 반영되지 않았으면 더욱 처참한 성적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도 6376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88.9%나 쪼그라들었다. 이처럼 1분기에 이어 2분기까지 어닝쇼크의 성적표를 거두자, 과감히 낸드플래시와 D램 감산을 추진하겠다는 결단까지 내렸다.

더욱이 반도체 시황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가 일본산 대체품을 찾기가 마땅치 않아 양사가 단기적으로 적잖은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3분기 이후부터 일본 수출규제에 대한 여파가 반영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삼성전자 DS 부문과 삼성의 전자계열사 사장단은 일제히 여름휴가를 보류한 상태다. 최태원 회장도 여름휴가 계획을 정하지 않고 반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분간 대외 불확실성으로 휴식은 ’언감생심‘이라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휴가 없이 그룹 각 계열사의 현안을 챙겨보면서 대응책을 마련하는 데 심혈을 기울일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관계자는 “재계 총수들이 직접 위기극복 메시지를 전하는 것은 그만큼 상황이 간단치 않다는 것을 방증한다”면서 “그룹 총수들이 현 상황을 엄중한 시기라고 판단하면서 돌파구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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