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랑 속에 빠진 ‘반도체 강국’...백방으로 뛰는 삼성·SK
격랑 속에 빠진 ‘반도체 강국’...백방으로 뛰는 삼성·SK
  • 김예솔 기자
  • 승인 2019.08.02 16: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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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리스트 제외...수출규제 품목 3개→857개로”
“반도체 정조준...삼성전자 SK하이닉스 대응책 찾기 분주”
일본이 2일 수출심사 우대 대상인 백색국가 명단에서 한국을 제외함에 따라 국내 반도체업계가 초비상사태에 이르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일본이 2일 수출심사 우대 대상인 백색국가 명단에서 한국을 제외함에 따라 국내 반도체업계가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일본이 백색국가 명단에서 한국을 제외하기로 결정하면서 국내 반도체업계가 초비상사태에 돌입하게 됐다.

2일 일본 정부가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내용을 담은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의결하면서 한일 간 ‘경제전쟁’이 전면전으로 치닫게 됐다.

이로써 양국 관계가 더욱 경색되면서 일본의 수출규제 사태가 장기화 국면에 빠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찍이 예상했던 결과지만, 반도체업계가 다시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이달 중순 ‘백색국가 제외’ 발동...반도체업계, 치명상 예고

이번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로 국내 반도체업계가 대응책 마련에 더욱 분주해졌다.

이달 하순부터 한국이 백색국가 명단에서 제외되면서 포괄허가에서 개별허가로 전환되는 품목이 3개에서 857개로 늘어나게 됐다. 이에 따라 수출규제 대상이 국내 산업 전방위로 확대됐다.

이번에 일본이 추가 규제할 공산이 높은 반도체 품목은 웨이퍼와 블랭크 마스크다. 일본산 수입점유율이 각각 50%, 80% 이상을 차지한다.

특히, 웨이퍼는 반도체 전 공정에 쓰이는 기본소재다. 만일 웨이퍼 공급이 차질을 빚는다면, 이는 곧바로 반도체 생산 차질로 이어진다.

여기서 문제는 웨이퍼의 수입처를 찾기 힘들다는 점이다. 현재 독일 실트로닉스, 한국 SK실트론 등이 웨이퍼를 생산하고 있지만, 국내 반도체업체의 막대한 수요를 충당하기에는 역부족한 실정이다.

게다가 전세계 웨이퍼시장 점유율 1·2위를 차지하는 일본 신에츠(27%)나 섬코(26%) 외 다른 업체들은 기술력이 확연히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적합한 일본산 대체품을 찾더라도 소재나 장비를 교체하는 데 드는 비용이 만만찮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시간도 수개월이 걸려 수급 운영에 어려움에 따를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수입처 다변화 일환으로 국내산을 포함해 중국과 대만산 불화수소 테스트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 日규제에 얻어맞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대응책 마련 한창

국내 반도체업계의 쌍두마차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미 비상사태에 돌입했다.

양사는 지난달 1일 일본의 3개 핵심소재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 이후 일찍이 일본산 소재 부품 재고를 마련에 힘을 쏟아왔다.

지난달 중순 삼성전자는 일본산 부품의 수개월 치 재고 확보를 협력사에 공식 요청하면서 ’비상경영‘을 전격 가동했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달 일본 출장길에 올라 3개 소재에 대한 긴급물량을 확보하면서 급한 불을 끄기도 했다.

SK하이닉스도 지난달 김동섭 대외협력총괄 담당 사장에 이어 이석회 대표까지 일본 출장길에 오르는 등 백방으로 원자재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들 양사가 일본 수출규제 품목의 2개월 정도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당장 수출규제에도 생산에 차질을 빚을 리는 없다는 얘기다.

그러나 여기서 문제는 3개월 이후다. 현재 한일 갈등이 더욱 격화되면서 수출규제가 조치가 당분간은 지속될 것으로 보여진다.

업계에서는 이번 일본 수출규제의 여파가 3분기 이후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가뜩이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낸 터라 일본 수출규제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가중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소재 공급망을 단기간 내에 구축하기에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면서 “당장 재고확보 외 묘수가 없어 하반기 실적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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