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신한생명-오렌지라이프, 전산통합 작업 시작... ‘합병 속도 낸다’
[단독] 신한생명-오렌지라이프, 전산통합 작업 시작... ‘합병 속도 낸다’
  • 박재찬 기자
  • 승인 2019.08.06 1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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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초 양사 본격적인 합병 나설 전망
신한금융, 잔여지분과 주식교환 준비 중
양사, 조직, 상품·수수료 차이 커 ‘난항’ 전망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가 디지털 전산통합 작업에 나섰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박재찬 기자] 신한금융지주의 두 개의 보험사인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가 디지털 전산통합 작업을 시작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가 합병에 앞서 디지털 전산통합 작업을 시작했고, 신한금융은 오렌지라이프의 잔여지분과 주식교환을 준비 중이다. 내년 초 양사는 본격적인 합병작업에 나설 전망이다.

신한-오렌지라이프 디지털 전산통합 작업 시작

신한생명의 고위 관계자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가 합병에 앞서 디지털 전산통합 작업을 시작했다”며 “이르면 내년 초 양사가 본격적인 합병에 나설 것이다”고 말했다.

오렌지라이프 관계자도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가 합병을 위해 먼저 디지털 전산통합 작업을 시작했다”며 “합병 분위기를 의식한 몇몇 본부장, 지점장 등이 타사로 이직 했다”고 말했다.

보험업계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합병 시기를 새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이전인 2020년에서 2021년 사이로 전망했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는 합병에 앞서 디지털 전산통합 작업부터 나선 것이다. 보험사의 디지털 전산통합 작업은 1년에서 길게는 2년 이상 걸린다.

IFRS17은 오는 2022년 도입되는 보험회계 제도로 보험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보험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면 보험사의 지급여력(RBC)비율이 높아진다. 보험사는 RBC를 150% 이상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 보험사들은 IFRS17 도입을 앞두고 RBC 유지를 위해 유상증자, 후순위채발행 등 자본확충에 나서고 있다.

지난 1분기 기준 신한생명의 RBC는 244%이고, 오렌지라이프는 431%다. 오렌지라이프와 신한생명이 합병한다면 RBC는 300% 이상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올해 상반기 오렌지라이프 인수 효과를 크게 누린 신한금융 입장에서도 양사의 합병을 더이상 미룰 이유가 없다. 신한금융은 올해 상반기 오렌지라이프 인수로 금융지주 리딩컴퍼니 자리를 지켰고,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비이자이익이 비중이 30%를 넘어 내실을 다졌다.

올해 상반기 신한금융의 보험 순이익은 오렌지라이프 인수로 크게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신한금융 보험사 당기순이익은 총 1653억원으로 지난해 700억원 보다 136%나 증가했다.

신한생명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780억원이고, 같은 기간 오렌지라이프의 당기순이익은 1472억원으로 신한생명에 두 배에 달한다. 하짐나 신한금융이 보유한 지분을 고려하면 오렌지라이프는 신한금융에 당기순이익 873억원을 기여했다.

신한금융은 비은행권 강화를 위해 오렌지라이프의 잔여지분과 주식교환을 준비 중이다. 주식교환을 통해 오렌지라이프가 신한금융의 100% 자회사가 되면 신한생명과 합병은 더 속도가 날 전망이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디지털 전산통합과 합병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양사의 이질적인 기업문화와 서로 다른 상품·수수료 구조, 사장 선임까지 다양한 논란이 있다. (표=화이트페이퍼)

신한-오렌지라이프 내년 초 합병 가능할까?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디지털 전산통합과 합병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양사의 이질적인 기업문화와 서로 다른 상품·수수료 구조, 사장 선임까지 다양한 논란이 있다.

신한생명은 금융그룹을 기반으로 전속설계사와 방카슈랑스, TM채널까지 다양한 판매채널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오렌지라이프는 전속설계사의 의존도가 월등히 높다. 양사의 서로 다른 기업문화와 상품·수수료 구조는 상당 부분 신한생명화 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오렌지라이프에서는 영업관리, 설계사 등에서 타사로 이동이 생기는가 하면, 오는 3분기 오렌지라이프의 몇몇 상품들이 개정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양사가 합병할 경우 사장 자리를 두고도 논란이 있다. 올해 초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사장은 신한생명 사장으로 취임할 예정이었지만, 신한생명 노조의 반대로 지난 3월 성대규 사장이 신한생명 사장으로 취임했다.

성 사장의 신한생명 임기는 내년 12월까지이고, 정 사장의 오렌지라이프 임기는 내년 2월까지다. 지난해 우리나라 최초 생명보험사가 인수·합병에 성공한 미래에셋-PCA생명의 경우 통합미래에셋생명의 사장으로 하만덕 부회장과 변재상 사장이 각자 대표로 선임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전산통합이 까다로운 금융업권 중에서도 보험사의 전산통합 작업은 특히 더 복잡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양사의 디지털 전산통합이 최소 1년에서 2년 이상도 예상되는 만큼 IFRS17 도입 시기를 고려하면 신한금융은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전산통합 및 합병작업에 더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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