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금융토크] 만기이자 갉아먹는 보험사 약관대출
[WP금융토크] 만기이자 갉아먹는 보험사 약관대출
  • 이혜지 기자
  • 승인 2018.05.17 14: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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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돈 빼서 쓰는데'... 적립 이자도 못받고 대출이자까지 내야
▲ 보험사 약관대출은 대출이 어려운 소비자가 쉽게 대출을 할 수 있다는 편리함이 있지만, 약속된 만기 적립금을 못 받는 상황이 오게 된다. (사진=픽사베이)

[화이트페이퍼=이혜지 기자] A생명보험에 가입한 보험계약자 김씨는 최근 보험사 약관대출을 이용했다가 낭패를 봤다. 급히 300만원이 필요해 보험사 약관대출을 이용한 것이 화근이었다.

돈이 필요할 때마다 A씨는 은행 대신 보험사로 눈을 돌렸다. 은행 대출을 이용하려면 직접 창구에 방문해야 하는데다 최근 대출 조건까지 까다로워 이용이 꺼려졌다. A보험사 약관대출은 상담원과 통화 한 번에 바로 빌려쓸 수 있어 자주 이용했다.

보험 계약 만료 후 김씨는 받아든 액수를 보고 깜짝 놀랐다. 계약 당시 약속한 이자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보험사에 전화를 걸어 물어보니 회사 측은 "약관대출을 이용했기 때문에 약정한 이자를 줄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를 알지 못했던 김씨는 은행 대출을 이용하지 않은 것을 크게 후회했다.

■ 보험사 약관대출 2조나 급증... 보험 해지 않고도 편리하게 이용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같은 약관대출 이용자의 약관대출액이 1년 사이 2조원이나 급증했다.

생명보험사의 전체 보험약관대출 액수는 2월말 기준 44조7875억2000만원으로, 1년 전(42조684억6100만원)보다 약 2조7190억원(6.4%) 증가했다.

약관대출의 장점은 결국 편리함이다. 일시적으로 돈이 필요할 때 보험상품 계약이 유지되는 상태에서 적립금을 사용할 수 있다. 은행 대출이 어려운 사람의 경우 더더욱 유용하다.

■ 내 돈 빼서 쓰는데 이자까지 문다?

하지만 이런 편리함 때문에 보험사 약관 대출을 자주 이용하다간 보험상품 가입 이후 혜택도 받지 못하고 낭패를 볼 수가 있다. 약속된 적립금을 되돌려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생명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대출을 받으면 약속된 보험금에서 대출원금과 이자를 차감한 보험금이 지급된다"며 "이자율 또한 다른 대출상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일반은행과 달리 예정이율에 가산금리가 붙기 때문이다. 과거에 단일금리, 구간금리, 가산금리 등 제각각인 약관대출 금리 산정방식이 예정이율 및 가산금리 방식으로 표준화된 상태다.

가령 7% 확정 이자 상품에 가입한 소비자가 약관대출을 할 경우 대출금액 만큼의 이자가 적립되지 않을 뿐 아니라, 보험사에 7% 대출이자도 내야 하는 꼴이다. 

이에 대해 생명보험사 한 관계자는 "내가 넣어놓은 돈을 꺼내 쓰는데 이자를 물어야 하니 부담스러워 불만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이런 상황을 잘 모르는 소비자가 많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이에 대해 "하지만 일부 보험사의 소극적인 안내와 과도한 이자부과로 소비자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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