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이주 지연에 신규 아파트 물량까지... 콧대높던 강남권 전세값 하락세
재건축 이주 지연에 신규 아파트 물량까지... 콧대높던 강남권 전세값 하락세
  • 김예솔 기자
  • 승인 2018.03.08 16: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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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주공1단지 2억 낮춘 전세도 등장
▲ 3월 둘째 주 서울 전셋값은 0.06% 하락해 전주 0.02%보다 낙폭이 커지면서 3주 연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예년과 달리 서울 전세시장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강남권의 낙폭이 두드러진다. 재건축 이주가 늦어진데다 주변 신규 입주 물량이 풀리면서 전세값이 하락세다. 

8일 한국감정원 통계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전셋값은 0.06% 하락해 전주 0.02%보다 낙폭이 커지면서 3주 연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강북권은 0.00%로 보합을 유지했으나 강남권은 0.11%나 하락했다.

이는 서울 주요지역의 방학 이사수요가 마무리되면서 전세수요가 매매로 전환되면서 하락세가 이어진 것으로 본다. 최근 경기를 중심으로 입주물량이 증가하면서 전체적인 수도권 전세물량이 덩달아 늘어난 것도 영향을 받았다.

특히, 눈여겨 볼 것은 대기수요가 많은 강남권의 전셋값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강남4구 중 서초구의 전셋값은 0.27%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송파(-0.19%), 강동(-0.18%), 강남(-0.07%)로 낙폭이 컸다.

이는 서초, 송파 내 재건축 단지의 이주시기가 미뤄진 데다가 인근 대규모 단지의 입주예정으로 신규 공급물량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시는 제2‧3차 서울 주거정책심의위원회에서 송파구 미성‧크로바 등 재건축 단지 2곳과 서초구 내 반포주공1단지, 한신4지구 등 4곳에 대한 이주시기를 조정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이들 단지에는 계약기간이 짧지만 시세보다 매우 싼 전세매물들이 나오고 있다.

서초구 반포동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재건축 이주가 늦어졌다는 소식이 나오자마자 반포주공1단지에서는 1억원에서 많게는 2억원까지 낮은 전세 급매물이 나왔다"고 말했다.

인근 다른 중개업소 관계자도 "이주 일정이 지연되자 전세를 찾는 문의가 많아졌다"며 "6개월 가량의 짧은 계약 기간이어도 싼 매물로 나와 나오는 족족 빠진다"고 말했다.

게다가 인근 입주예정인 아파트의 전세물량이 벌써부터 등장하면서 시장에 물량이 많이 나온 상태다.

지역 중개업소에 따르면 11월 입주예정인 강남구 일원동 ‘래미안루체하임(850가구)’은 전세물량이 30여건, 12월 입주하는 송파구 가락동 ‘송파헬리오시티(9510가구)’는 60여건의 물량이 세입자를 찾고 있다.

송파구 가락동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입주 10개월 전인데도 일찍 헬리오시티의 물량이 나오고 있다"며 "입주 직전 전셋값이 더 떨어지기 전에 서둘러 세입자를 찾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서울 입주물량이 예년보다 많은 것도 전세시장의 장기적 안정세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작년과 올해 입주량은 각각 7만5000가구, 7만4000가구로 최근 10년 평균치인 6만2000가구를 훨씬 웃돈다.

임병철 부동산 114 책임연구원은 “재건축 단지의 이주 시기가 지연되면서 일정 부분 전세 안정화에 일조하고 있다”면서 “봄 이사철이 본격 시작되면 서울 아파트 전세는 주춤하다가 다시 반등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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