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초 책읽기]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 말고 들어!”
[30초 책읽기]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 말고 들어!”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7.09.25 12: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밤에 읽는 소심한 철학책> 민이언 지음 | 쌤앤파커스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 말고 들어!”에 담긴 심리는 생각보다 건전치 않았다. 화자의 입장에서는 결코 의도가 나쁜 것이 아니라는 의미에서 한 말일 터다. 상대가 충고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도 생각하기 나름, 이 문장에 담긴 고백을 나름의 사유로 풀어낸 다음 대목을 보자.

“이 말은 결코 나쁜 의도로 하는 말이 아니라는 어조로 일단 깔아놓고 보는 안전장치다. 그러나 이 문장에 담긴 고백은, 그런 식의 이야기를 들었다면 자신은 기분 나쁠 것이라는 사실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부터 내가 하는 이야기는 분명 ‘보편’이라는 믿음이다. 한마디로 정작 자신이라면 듣고 싶지 않을 이야기를 ‘보편’이라는 믿음에 기대어 남에게 뱉어내는 것이다. 따라서 그 ‘보편’이 남의 입에서 자신을 향할 때는 ‘듣고 싶지 않은 기분 나쁜 이야기’에 불과하다.” <밤에 읽는 소심한 철학책>(쌤앤파커스.2016)중에서, 일부 수정.

저자는 타자에게 가하는 ‘배제’는 곧, 스스로 행하는 ‘소외’이기도 하다고 해석했다. 자기는 절대 저렇지 않다는 자기부정이 깔려있지만, 자신의 부정적인 모습을 남에게서 발견할 경우 한층 더 격양된 어조로 비난을 쏟아낸다 전한다. 타인에게서 자신을 본 후 나타나는 ‘증상’인 셈이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