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초 책읽기] 여름꽃 능소화의 애잔한 전설 아세요?
[30초 책읽기] 여름꽃 능소화의 애잔한 전설 아세요?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7.07.04 13: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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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 생물들의 희한한 사생활> 권오길 지음 | 을유문화사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한여름 중부 이남에만 피는 꽃이 있다. 추위에 약하고 늦더위가 몰려오면 사그라질 길어야 두 달 남짓 만날 수 있는 꽃 능소화다. 기다림과 그리움이라는 꽃말처럼 능소화에 전해지는 전설도 애잔하다.

“옛날 어느 궁궐에 복사꽃 고운 뺨에 자태도 아리따운 앳된 소화(宵花)라는 어여쁜 궁녀가 있었다. 임금의 남다른 사랑을 받아 빈의 자리에 올랐지만, 어쩐지 임금은 처소에 발길을 하지 않았다. 다른 비빈들의 시샘과 음모로 궁궐의 가장 깊숙한 곳까지 밀려나게 되고 그것조차 모른 채 임금이 오기만을 애타게 기다렸다.

혹 발소리라도 나지 않을까 그림자라도 비치지 않을까 담 주변을 서성이며 사무치게 애타는 모진 세월을 보냈다. 당차지 못하였던 소화는 결국 상사병에 걸려 ‘담 가에 묻혀 내일이라도 오실 임금님을 기다리겠노라’는 애절한 유언을 남기고 끝내 쓸쓸히 죽어갔다.” <별별 생물들의 희한한 사생활>(을유문화사.2017) 중에서, 일부 수정

소화가 죽고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어느 한여름 날, 모든 풀이 늘어져 있을 때 소화 처소를 둘러친 담을 덮으며 주홍빛 꽃이 넝쿨 따라 만발했다. 바로 이 꽃이 능소화다. 아름다운 소화(宵花)를 능가하는(凌) 어여쁜 꽃이라는 전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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