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초 책읽기] 김탁환, 엄마의 시선에 ‘하염없이’ 의미 깨달아
[30초 책읽기] 김탁환, 엄마의 시선에 ‘하염없이’ 의미 깨달아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7.03.27 16: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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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골목> 김탁환 지음 | 난다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부모가 자식을 ‘하염없이’ 바라볼 때의 감정이 뭘까. 아마도 자식을 향해 ‘보기만 해도 배부르다’는 관용의 표현과 다르지 않으리라. 소설가 김탁환은 노모의 잠든 얼굴을 바라보며 떠올린 엄마의 ‘시선’을 기억한다. 기억을 통해 그는 ‘하염없이’란 네 글자를 이해했다.

“잠든 엄마 얼굴을 머리맡에서 가만히 내려다봤다. 죽은 엄마 얼굴도 이러할까. 잠든 얼굴과 죽은 얼굴은 어떻게 차이가 날까. 질문 두 개가 연이어 떠올랐을 때, 엄마가 눈을 떴다. 그리고 시선이 마주치자, 엄마는 처녀처럼 눈웃음을 지어 보였다. 죽음이란 단어를 걷어내기라도 하듯.

엄마는 가끔 말없이 나를 바라보곤 했다. 알면서도 나는 모른 체했다. 잠든 내 얼굴을 가만히 내려다볼 때, 내가 글을 쓰는 동안 뒤에서 내 등을 쳐다볼 때, 허겁지겁 밥을 퍼 나르는 숟가락과 내 입을 볼 때도 있었다. 머리를 감고 수건으로 닦는 나를, 휴대폰으로 문자를 보내는 나를, 책을 읽는 나를,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보는 나를, 그런 나를 엄마는 바라보았다. ‘하염없이’란 네 글자를 이해하는 찰나!” <엄마의 골목>(난다.2017)중에서. 일부 수정.

자식이 부모를 하염없이 바라보게 된다면, 아마도 부모의 눈을 갖고 난 후로도 오랜 시간이 흐른 뒤일 것이다. 잔주름이 늘고 키 작아지는 부모의 모습은 어느 날 불현듯 깨닫게 마련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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