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금리 시대, 금융투자업계 부동산 투자 적신호?
고 금리 시대, 금융투자업계 부동산 투자 적신호?
  • 이혜지 기자
  • 승인 2017.01.12 15: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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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개별 국가 상황이 중요...저가 매수 집중, 가격 붕괴는 없을 것"
▲ 주식과 달리 부동산은 글로벌 전반적인 기조가 중요한 게 아니라, 국가나 지역의 특성을 중심으로 해당 물건의 가격과 품질로 접근해야 한다. (사진=픽사베이)

[화이트페이퍼=이혜지 기자] 올해 미국 금리 인상 기조가 강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국내 금융투자업계의 부동산 투자의 향배가 관심이다.

지난해 업계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다수의 부동산 펀드를 조성하거나, 직접 해외 빌딩 매입에 나섰다. 증권가의 부동산 펀드 매입은 결국 기관이나 개인 투자자의 투자 수익률로 돌아간다. 때문에 미국 금리 움직임은 부동산 매입에 부정적인 기류를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는 금리 인상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보다는, 가능한 한 좋은 물건은 저가 매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주식과 달리 부동산은 글로벌 전반적인 기조가 중요한 게 아니라, 국가나 지역의 특성을 중심으로 해당 물건의 가격과 품질로 접근해야 하기 때문이다. 

■ 2016년, 활발했던 증권가의 부동산 투자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증권사 및 자산운용사의 부동산 딜이 활발하게 이뤄졌다. 국민연금과 KIC(한국투자공사)는 글로벌 블랙스톤 3호 부동산 대출펀드를 약 1조1000억원 규모로 조성했다. 미국의 중소형 호텔 약 280곳을 매입하기도 했다.

또한 한국투자증권은 프랑스파리 노바티스 빌딩을 약 6000억원에 사들였고, 미국 필라델피아 미 국세청, 벨기에 브뤼셀 아스트로타워까지 적극 매입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역시 미국 하와이 하얏트리젠시 빌딩을 9000억원에 사들였다. 최근 통합 후 첫 기자간담회를 개최한 KB증권 역시 "부동산 펀드를 적극적으로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금융투자업계의 부동산 투자는 다수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걸림돌이 있다. 미국의 경제 호황 속에 미 금리 인상이 올해, 많으면 4차례나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그것이다. 이는 부동산 시장의 타격으로 이어진다. 금가 인상되면 대출을 받아 집을 사기가 어려워지고, 기존 대출을 받아 집을 산 사람은 금리 인상으로 대출감 갚기가 어려워져 부동산 가격 하락이 이어질 수 있다.

■ "좋은 물건 싼 가격에 매입, 주식과 부동산은 조금 달라"

전문가에 따르면 금리 인상 시기에 부동산 투자는 거래량이 줄어들고, 가격 상승을 크게 추구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보다 중요한 것은 금리를 인상하든 안하든 기본적으로 좋은 거점의 부동산을 싼 가격에 매입하는 것이다.

정승기 동부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금리를 인상한다고 공식적으로 무조건 부동산 가격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며 "오히려 좋은 지역의 부동산 저가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진단한다.

주식과 부동산은 투자에 적용되는 방향이 조금 다르다. 정 연구원은 "주식은 글로벌 주식시장으로부터 영향을 받지만 부동산은 개별 국가나 지역과 건물에 따라, 가령 건물이 위치한 지역, 빌딩 종류, 빌딩에 위치한 회사를 고려해 좋은 지역을 싼 값에 매입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도 "개발이 예상되는 유망한 지역은 이벤트와 상관 없이 오르고, 이벤트가 발생했을 때에 부동산은 해당 지역 건물 가격이 함께 떨어지고 오르는 성향이 강하다"고 전했다.

■ "글로벌 기조보다, 각 국가나 지역의 상황이 중요"

국내 금융투자업계의 부동산 투자는 지난해 선진국에 치우친 경향이 강했다. 앞으로는 해당 국가의 경제 지표나 각 나라 고유의 경제 상황을 살피는 것도 바람직하다.

영국은 브렉시트 이후 집값이 폭락했다. 세계 부동산 투자 회사 CBRE의 월간 통계에 따르면 브렉시트 결정 이후 다음달인 지난 7월 런던 사무실 가격이 6.1%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간 하락폭으론 지난 2009년 7월 이후 최대치였다.

반대로 덴마크는 금리 인하 이후 집값이 폭등했다. 핀란드는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지난 2015년 7~9월 무렵 이 국가 외스터브로 지역의 주택 가격은 전년에 비해 15% 상승했다.

그렇다면 오히려 부동산 가격이 꺼지기를 기다렸다가 공격적인 저가 매수에 나서야 하는 것일까. 하지만 이 역시도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 연구원은 "미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안좋다하더라도 극단적으로 싸게 사기는 힘들 것이다"며 "미국 금리 인상은 글로벌 문제로, 브렉시트와 같이 한 국가에 해당하는 단기적인 이벤트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즉, 금리는 폭등하거나 폭락하기는 어려운 특징을 갖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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