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지식] 부끄럽다 우리말 ‘열없다, 남우세하다, 스스럽다’
[책속의 지식] 부끄럽다 우리말 ‘열없다, 남우세하다, 스스럽다’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6.09.19 16: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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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말 꾸러미 사전> 최종규, 숲노래 (기획) 지음 | 철수와영희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창피하다’와 비슷한 말이 몇 가지나 될까. 대개 ‘부끄럽다, 수줍다, 쑥스럽다’ 정도 떠올리거나 여기에 한두 단어 보태자면 ‘멋쩍다, 머쓱하다’ 정도 되겠다. 그런데 우리말은 생각보다 더 풍성하다.

다소 낯설지만 ‘열없다, 남우세하다, 우세하다, 스스럽다’도 비슷한 말에 속한다. 비슷한 말이란 비슷하게 쓰이되 같거나 똑같이 쓰는 말이 아니다. 조금씩 다르게 쓰기에 말과 글에 맛과 멋이 생긴다. 그럼 위 단어는 어떻게 쓰일까.

‘열없다’는 ‘살짝 부끄러운’ 모습이나 ‘무엇이 빠진 듯이 아쉽다’거나 ‘무서움을 많이 타는’ 모습을 가리키는 자리에서 쓰는 낱말이다. 각각의 뜻을 살려 문장으로 쓰자면 ‘이제 와서 이름을 밝히려니 열없네’, ‘빈손으로 너희 집에 오기에 열없어서 과일 좀 사 왔어’, ‘밤길을 못 다닌다니 열없는가 보네’ 정도로 쓸 수 있다.

‘남우세하다’는 ‘남이 보기에 몹시 부끄럽다’는 뜻이다. 우리가 ‘남사스럽다’로 쓰는 말과 같다. 남이 놀리거나 비웃을 듯해서 고개를 들지 못하는 모습을 나타내고 ‘우세하다’는 ‘남우세하다’의 줄임말이다. ‘우스꽝스러운 차림새를 한 너랑 다니려니 남우세스러워’라든지 ‘내가 저지른 잘못 때문에 오빠까지 남우세한 꼴이 되었다’로 쓴다.

‘스스럽다’는 ‘가깝거나 깊게 사귀지 않아 말이나 몸짓을 가리’는 모습을 가리킨다. ‘만난 지 얼마 안 되어, 아직 두 사람은 스스럽겠구나’로 활용할 수 있다.

이밖에 ‘헤살, 해찰, 해코지, 이아치다, 딴죽, 딴전, 딴청, 딴짓, 꼬투리’도 우리가 흔히 쓰는 ‘트집’과 비슷한 말이다. <비슷한 말 꾸러미 사전>(철수와영희.2016)이 전하는 내용이다.

책은 ‘비슷한말’을 꾸러미로 엮고 저마다 어떻게 쓰이는지 예를 들어 이해가 쉽다. 풍성한 어휘로 아름다운 말을 빚고 싶은 이들이 가까이 둘만 한 사전이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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