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기원> 서은국 지음 | 21세기북스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남자들이 여자들 앞에서 왜 애써 썰렁한 농담을 하려는가. 잘 이해되지 않았다면 다음 설명을 참고하자. 여자 앞에 서면 자기도 모르게 발현되는 ‘피카소 효과’ 때문이다.
한 연구에서 남학생들에게 만화 한 장면을 보여주고 그 밑에 최대한 재미있는 캡션을 붙이도록 하는 실험을 했다. 동기유발을 위해 한쪽에는 재미있을수록 더 큰 상금을 주겠다는 조건도 달았다. 한편 다른 쪽은 그냥 멋진 여인과 해변을 걷는 상상만 하도록 지시했다. 연애를 조건으로 한 것.
실험참가자들이 작성한 내용이 얼마나 재치 있는지 다른 사람들에게 읽힌 뒤 채점했다. 결과는 돈을 통해 동기유발을 시킨 쪽보다 연애 조건에서 나온 남자들의 생각들이 더 재미있었다. 로맨스가 창의력을 낳은 셈이다. 심리학자들인 이를 ‘피카소 효과’라 부른다.
<행복의 기원>(21세기북스.2014)이 소개한 바에 따르면 피카소 효과라는 명칭은 무척 적절하다. 피카소는 약 5만여 점의 다양한 미술 작품을 남겼지만, 꾸준한 예술가는 아니었다. 붓을 한참 내려놓고 있다가 갑자기 폭발하는 예술가형이었다. 모두 그의 삶에 새로운 여인이 등장하는 시점과 일치했다. 로맨스가 그의 창의적 예술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방증이다.
평소 재미없던 남자가 썰렁한 농담을 하려 애쓴다면,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주자. 당신 덕에 창의력이 샘솟아 그런 셈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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