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지식] 망한 자리는 또 망한다 '형태형성장 이론’
[책속의 지식] 망한 자리는 또 망한다 '형태형성장 이론’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6.08.29 14: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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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의 방> 야노 케이조 지음 | 김윤수 옮김 | 다산 4.0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망한 자리는 또 망한다’는 속설이 있다. 분명 번화가에 자리도 좋은데 길어야 1년, 짧으면 한 달도 채 안되어 바뀌는 가게들이 있다. 신기하게도 늘 같은 자리다.

<부자의 방>(다산4.0.2016)은 이런 현상을 영국의 생화학자 루퍼트 셀드레이크 박사가 주장한 ‘형태형성장(形態形成場) 이론’으로 설명했다. 형태형성장 이론은 특정한 장소에서 그전에 없던 일이 한 번 발생하고 나면, 앞으로도 그곳에서 같은 일이 계속 발생할 수 있다는 이론이다.

박사는 영국 텃새 푸른 박새의 일화로 자신의 이론을 설명했다. 이른바 형태형성장 이론을 이루는 개념으로 서로 멀리 떨어져 있더라도 하나의 유기체인 것처럼 비슷한 행동을 하는 이른바 ‘형태 공명’을 보여주는 사건이다. 먼저 관련 내용을 보자.

영국의 텃새인 푸른 박새가 우유병의 뚜껑을 부리로 쪼아 우유를 먹는 방법을 알게 되자, 이어서 금세 대륙의 다른 나라의 박새들에게 전파되어 전 유럽에서 박새들이 우유병을 쪼게 되었다는 일화다.

박새의 활동 범위가 15km를 넘지 않지만, 우유병을 쪼는 박새의 개체 수가 어느 한계를 넘어서면 형태 공명 때문에 공간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개체에까지 정보가 쉽게 전달된다는 견해다. 한마디로 사건도 서로 공명해 같은 일이 반복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책은 같은 맥락에서 유독 가게가 자주 바뀌는 장소도 설명했다. ‘형태형성장 이론’을 적용하면 ‘그 장소네 여는 가게에는 손님이 오지 않는다’, ‘가게를 내도 계속 묻을 닫는다’ ‘저곳에 들어오는 가게는 항상 망해서 나간다’ 등의 기억이 사람들의 머릿속에 축적되어 영향을 받는다.

한마디로 푸른 박새처럼 어떤 사건이 서로 공명해 반복되면 ‘망한 자리는 또 망한다’는 속설이 현실이 된다는 말이다.

실제로 이 학설은 <네이처>에서 혹평을 받았지만 논쟁을 불러일으킬 만큼 획기적이었다. 개체 간에 텔레파시라도 있어야 말이 되는 과학적 범주를 넘어서는 신이한 발상이니 말이다. 과학적 증명이 어려운 만큼 망한 가게를 인수해 성공한 사람들도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실패 원인을 꼼꼼히 따지고 경영 역량을 갖춘다면, 망한 자리도 흥한 자리로 탈바꿈 할 수 있을 것이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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