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치 변신, PEF 하는 일 응원해 주세요”..M&A 등 과감한 활로개척 역할 키워야
“기업가치 변신, PEF 하는 일 응원해 주세요”..M&A 등 과감한 활로개척 역할 키워야
  • 이혜지 기자
  • 승인 2016.03.11 1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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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F 10년 활성화 모색 컨퍼런스서 순기능 극대화 방안 모색
▲ PEF(사모펀드)는 LP(투자자)와 회사 임직원의 가교 역할로 기업의 제고 가치를 높이는 일을 하지만 PEF에 대해 색안경을 바라보고 있는 시선이 우리 사회에 문제라는 지적이 나와 눈길을 끈다. (사진=화이트페이퍼)

[화이트페이퍼=이혜지 기자] 투자자 이익만 추구하는 악덕사업자 혹은 이른바 ‘먹튀’로만 바라보는 시각이 있는 한 PEF(사모펀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기회와 성과가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본디 PEF란 LP(투자자)와 회사 임직원 사이를 잇는 다리 노릇에 충실히 해서 기업 가치 제고에 집중하는 곳인데 ‘색안경’을 끼고 대하기 때문에 제대로 안착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송인준 IMM 프라이빗에쿼티 대표가 11일 금융투자협회 불스홀에서 열린 '국내 PEF 시장 현황과 발전방향:10년의 회고' 컨퍼런스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문제가 있는 기업 M&A(인수합병)를 추진하거나 사업 구조조정을 거쳐 이익을 창출하고 그 이익을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과정에서 오해를 샀다는 것이다.

그래도 이날 참가자들은 문제에 봉착한 기업이 활로를 찾고 가치 변신에 성공할 수 있도록 이끄는 ‘안내자’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논의가 전개됐다.

■ IMM PEF, 가맹점 중심의 할리스 커피를 직영점으로 바꾸다

송 대표는 PEF가 기업 가치를 증대하기가 유리할 수 있는 이유로 ▲회사를 성장시킬 가능성을 미리 연구하고 개선시킬 수 있고 ▲좋은 인력을 투입할 준비가 돼 있으며 ▲새로운 관점에서 회사를 개선시킬 수 있다는 점을 순기능으로 꼽았다.

IMM PEF가 투자해 성공한 사례로는 지난 2014년 할리스커피가 꼽힌다. 할리스커피는 그 당시 가맹점 중심의 영업 방식을 고수하고 있었다. 이 때 IMM이 400~500억 유상증자를 통해 할리스커피를 직영점으로 바꿔 프리미엄 이미지 제고와 영업 이익을 성장시켰다.

그는 "유관된 분야를 인수해 브랜드 가치를 높였고 중가 커피 브랜드로 지난해부터 드라이브를 걸었을 뿐만 아니라 기획과 마케팅 부문에 좋은 인재를 투입했다"고 말했다. 이로써 할리스커피는 지난해 영업 실적이 35% 성장했고 올해도 26% 성장할 예정이라고 그는 전했다. 고용 인력도 200명에서 650명으로 크게 성장했다.  .

■ MBK 파트너스, ING생명에 스톡옵션 시스템과 인센티브 도입

토론자로 나온 MBK 파트너스 윤종하 부회장은 PEF가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강점으로 구체적인 타깃, 확실한 목표 의식을 꼽았다. 회사를 효율적인 시각, 객관적인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는 점이 유리한 것이다.

MBK가 투자해 성공한 사례로는 ING생명이 있다. 윤 부회장은 "ING생명은 글로벌 기업 자회사로 그간 회사 운영을 잘해오다 매각 시점에 망가졌던 부분은 8년째 설계사 수가 줄고 있던 점, 신상품이 없고 상품도 마진이 안 나와 전체적으로 사기가 떨어져 있던 점이었다"고 말했다.

MBK가 이를 개선하기 위해 한 일은 느슨한 유럽 자회사 문화에서 강력한 CEO 중심의 한국회사 조직으로 바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스톡옵션 시스템을 설정했을 뿐만 아니라 개개인 설계사 조직을 인센티와 연계시킨 이후 8년래 처음으로 설계사 수가 증가했다"고 자부했다. 또한 신상품도 벤치마킹해서 개발해 지난해 상품상을 휩쓸기도 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순이익이 지난해 두배로 늘었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 JKL 파트너스, 포장테이프 업체를 전자부품 소재 업체로 변신

JKL파트너스 정장근 대표는 기존 경영진은 하지 못하지만 PEF가 할 수 있는 이유로 기존 경영진의 매너리즘과 타성을 지적했다. 정 대표는 "오랜기간 기업을 운영하다 보면 기업 경영진은 아무리 전문가라 하더라도 매너리즘에 빠져 기업을 변신시킬 이유를 찾지 못한다"고 말했다.

JKL파트너스는 전통적인 재래식 사업을 하는 포장테이프 업체를 전자부품 소재 업체로 변신시켰다. 기존 대주주는 저성장 경제여건 속에 변신을 택하기 두려워 했기 때문에 PEF가 아니었다면 타개책 마련에 실패할 뻔 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제는 M&A가 일상적인 재무활동이 되어 있고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 M&A를 하게 되는데 기업을 사적인 감정이나 매너리즘을 배제하고 효율적인 대상으로 바라볼 수 있는 PEF는 이를 통해 경영을 효율화 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 경제지표 벗어나기 힘들어..융복합·저성장 기조 '난관'

하지만 PEF도 난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특히 국제유가와 같은 매크로 경제와 사업이 큰 영향을 받는 구조의 기업은 PEF도 구조조정에 개입하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IMM 프라이빗에쿼티 송인준 대표는 "대내외 경기 요인에 영향을 많이 받는 회사는 M&A에 신중해야한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PEF가 장기간에 걸쳐 자본도 투자하고 밸류업시킬 수 있는 호흡이 필요한데 투자자 입장에서는 오랫동안 잠자코 기다려주기 어려운 속성 때문이라고 했다. 대내외 경기 움직임이 뜻밖의 걸림돌로 두드러지면 기업개선 성과를 내기 어려워지곤 한다는 것이다.

저성장 경제 기조, 융복합 산업, 짧아진 기업 수명 등의 요인도 PEF가 일하기 힘든 여건으로 꼽혔다. JKL 파트너스 정장근 대표는 "과거에는 구조조정을 하다보면 채무 조정을 꾀한 이후 경기 회복 시점에 자연스럽게 돈을 벌 수 있었는데 현재는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돼 갑자기 실적 절벽을 맞는 회사가 많아지는 등 기업들의 생로병사가 짧아졌다"고 말했다. 또한 산업간 영역이 붕괴되고 있는 융복합 현상에 적응하는 것은 가장 힘들다고 그는 말했다. 그는 "PEF는 구조조정 길목에서 기업 제고를 높여 도태되는 산업을 잘 조정해 경쟁력을 높여야 하는 가교 역할을 해야 하지만 이는 솔직히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이날 컨퍼런스는 자본시장연구원과 사모펀드운용사협의회가 함께 마련했고 사모펀드운용사협의회 회장이자 보고펀드자산운용 대표인 이재우 회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IMM 프라이빗에쿼티 송인준 대표, 미래에셋 프라이빗에쿼티 유정헌 대표, MBK 파트너스 윤종하 부회장, JKL 파트너스 정장근 대표가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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