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인증설계사를 아시나요..생보협회, 이제와서 광고하는 이유는?
우수인증설계사를 아시나요..생보협회, 이제와서 광고하는 이유는?
  • 주가영 기자
  • 승인 2016.03.07 16: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행 8년 동안 잠자코 있다가..MDRT에 인기 뺏긴 현실 방치하고 '뒷북' 논란
▲ 생명보험협회가 지난 2011년 진행한 우수인증설계사 관련 신문 광고 (사진=TVCF)

[화이트페이퍼=주가영 기자] 생명보험협회가 ‘우수인증설계사’를 널리 알리겠다며 방송광고를 선택했다. 겉으로 표방하는 취지야 좋지만 근본적인 처방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을 낳고 있다.

벌써 8년째 인증하고 있지만 실질적 혜택이 적은 탓에 다른 인증자격보다 선호도가 약한 상황을 뒤엎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인증제도를 도입한 목적에 비해 성과가 미흡했던 원인을 짚고 대안을 내놓는 작업이 병행되지 않은 점도 눈총을 받고 있다.

◆도입 8년 만에 뒤늦은 알리기 실효성은

8일 생보협회에 따르면 지난 12월 광고에 대한 계획을 수립하고 극장, 공중파 방송 등에서 우수인증설계사의 우수함을 알리고 있다.

대전, 대구, 광주, 부산 등 지역방송 공중파에선 1월15일부터 전파를 타기 시작해 오는 14일까지 광고가 나갈 예정이다. 해당 지역은 생보협회 지부 또는 본부가 있는 곳이다. 롯데시네마에선 지난해 12월30일부터 지난 2월29일까지 영화 상영 전 광고영상으로 제공됐다.

보험협회 관계자는 “보험소비자의 인지도 제고를 통해 보험설계사 자긍심 고취 및 영업활동 지원하기 위해 광고를 진행했다”며 “앞서 지난 2011년 전단광고를 한 적은 있지만 방송광고는 처음”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우수인증이 믿을만한 설계사라는 인식으로 홍보가 되면 우수인증설계사에 대한 신뢰도 향상으로 영업이 용이해지고 이로 인해 우수인증을 받으려는 설계사들이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원감소는 물론 완전판매를 하려는 노력으로 이어져 선순환구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센티브 실익 보잘 것 없었던 한계는

보험업계 및 설계사들은 우수인증설계사를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인센티브 제공과 신청기준 등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보험소비자에게 이를 알리기 이전에 설계사들에게도 우수인증설계사제도에 대한 매력이 느껴져야 활성화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수인증설계사는 해마다 5월쯤 보험회사별 신청접수 및 자격여부 심사를 거쳐 선정된다.

우수인증설계사 자격조건은 ▲동일회사 3년 이상 위촉자 ▲12개월 보험가입유지율 90% 이상 ▲24개월 보험가입유지율 80% 이상 ▲불완전판매(품질보증, 민원해지, 무효)로 인한 계약취소 건이 없을 것 ▲신청일로부터 3년 이내 보험업법에 의한 사고모집인 등재 기록이 없고, 금융 및 신용질서문란 사실이 없을 것 ▲회사별 내부기준에 의한 결격사유(Compliance 위반으로 경고 이상의 조치)가 없는 자 등이다.

하지만 우수인증설계사 자격을 취득해도 우수인증 로고사용권, 기념 명함제작, 정기소식 메일링, 전용 모바일 홈페이지 제공 등 형식적인 인센티브만을 제공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부 보험사들은 우수인증설계사보다는 MDRT 인증획득을 독려하고 있다.

MDRT는 Million Dollar Round Table(백만달러 원탁회의)의 약자로 생명보험업계에서 고소득 설계사들이 모인 전문가 단체다. MDRT의 회원이 되려면 연간 1억6000만원 이상의 보험료나 7400만원 이상의 수수료 실적을 올려야 한다.

매력적인 인센티브로 보험업 성장 중추 삼아야

AIA, PCA, 메트라이프, 푸르덴셜생명 등 외국계 생보사들과 교보, 미래에셋, ING생명 등은 소속 설계사가 MDRT를 획득하면 수백만원의 축하금을 지급한다. 3년 이상 연속 유지하면 최대 1억원까지 특별지원금을 제공한다.

또 자녀 학자금뿐만 아니라 활동비 지원, 전담 보험심사 직원 배치 등 지원은 물론 MDRT를 배출한 지점장에게도 포상금이 주어진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우수인증설계사는 능력과는 별개로 신입설계사들은 기회조차 없지만 MDRT는 영업실적에 따라 COT, TOT 등으로 자격이 구분된다”며 “우수인증설계사는 근속연수 기준 때문에 취득이 어려워 회사에서 독려해주는 MDRT에 도전하는 것이 오히려 이익”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한 관계자는 “우수인증설계사 제도는 보험업계의 최대 고민인 민원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으로 평가되지만 이런 식으로만 운영이 계속된다면 사장될지도 모를 일”이라고 걱정했다.

이어 “설계사들이 우수인증설계사가 되는 것을 선망하게 되도록 제도 손질이 따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MDRT의 경우 수수료, 보험료 등 실적 기준만 있을 뿐 유지율이나 민원 등은 평가되지 않는다”며 “협회가 생각하는 대로만 된다면 가장 좋겠지만 광고가 어느 정도까지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우수인증설계사제도는 보험설계사들의 근속기간, 계약유지율, 완전판매 여부 등이 우수한 보험설계사에 대해 인증을 부여하는 제도다. 2008년 금융감독원의 지원으로 도입될 당시 설계사 이탈을 방지하고 불완전판매를 줄이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제도였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