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요금 할인 '알뜰족'에 유통가는 '냉가슴'
통신요금 할인 '알뜰족'에 유통가는 '냉가슴'
  • 김은성 기자
  • 승인 2015.05.18 14: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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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말기 보조금 대신 요금할인 급증..신상 '테스트베드' 옛말

[화이트페이퍼=김은성 기자] "휴대폰 구매 기준이 점차 변하고 있어요. 단통법 시행 후 휴대폰을 장기간 쓰려는 사람이 늘면서 그에 맞는 요금할인을 문의하는 상담도 늘고 있습니다."

이통통신 가입자들의 패턴이 변하고 있다. 휴대폰 단말기 보조금 대신 요금할인을 택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한 푼이라도 통신비를 아끼려는 실용주의 소비가 늘고 있는 것.

예전처럼 새로운 휴대폰이 나오면 보조금을 지원받아 단말기를 휩쓰는 소비자들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는 것이 일선 이동통신 판매 대리점 직원들의 설명이다.

◆ 요금할인과 더불어 실용파 확산

유통가에서는 요금할인을 택하는 실용파 소비자가 늘고 있다. 서울 신촌 A대리점 점장은 “한국이 신상 스마트폰의 테스트베드로 불렸던 휴대폰 시장이 옛말이 됐다”며 “단말기는 보조금을 많이 받을 수 있는 저렴한 폰으로 요금은 장기 이용에 유리한 요금할인제를 문의하는 사람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신제품이 나오면 일단 지르고 보는 분위기가 사라지고 있다”며 “대신 액정이 깨지거나 분실하는 등의 사례가 아니면 약정(2년)을 넘겨 쓰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 신촌과 안암동 등 대학가에서 만난 판매원들은 "최근 언론을 통해 요금할인제가 알려지면서 매장 방문자 열명 중 절반 가량은 요금할인에 대한 문의가 주를 이룬다"며 유통가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18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요금할인율을 12%에서 20%로 올린 후 20일 만에 가입자가 33만명 늘었다. 할인율 상향 전 가입자가 일 평균 858명에서 1만6000명으로 19배 넘게 급증한 것. 총 가입자도 50만명을 돌파해 향후 시장 추이에 관심이 모아진다. 

요금할인은 지원금 대신 요금할인을 받을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지난해 10월 단통법과 함께 도입됐다. 단말기를 오래 쓰는 가입자들이 역차별 받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단통법 시행 후 이통사의 단말기 지원금은 최대한도 33만원으로 묶였다. 이 또한 최고가 요금제를 이용할때만 지원받을 수 있다.

단통법으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지원금 혜택이 줄면서 요금할인을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최근 출시된 갤럭시S6와 G4도 2년 약정 기준으로 요금할인이 단말기 지원을 받을 때보다 만원에서 10만원까지 더 저렴하다.

◆ 실용파 알뜰파 구매족에 유통가 '딜레마'

유통가의 속내는 복잡하다. 소비자들이 요금할인을 택하면 손해가 많아서다. 요금할인에는 단말기 지원금과 달리 제조사 장려금이 포함되지 않는다. 소비자가 외부에서 단말기를 구매한 후 요금할인을 신청할 수 있어 단말기 매출도 떨어진다. 또 대부분 중저가 요금제를 선택해 고가 요금제 유치도 어렵다. 요금할인제로는 수익을 남기기 어렵다.

안암의 B대리점 점주는 "휴대폰 구입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늘어난 건 좋으나 대리점은 마진이 떨어지지 않아 딜레마"라고 토로했다. 그는 "소비자들이 실용적으로 변해 정보를 이미 알고 먼저 문의해오는 경우가 많다"며 "그럴 때를 제외하고는 굳이 대리점이 나서서 먼저 할인요금제를 알려주려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요금할인율 상향이 다양한 방법의 단말기 구매 패턴을 만들어 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신촌의 C매장에서 만난 한 판매원은 "20대 소비자를 중심으로 해외직구 등을 통해 휴대폰을 따로 구입해 요금할인제에 가입해 저렴하게 사용하는 새로운 흐름도 만들어 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통사도 시장 주도권이 단말기에서 요금제로 옮겨가고 있는 추이에 발맞춰 대책마련에 나섰다. LG유플러스는 지난달 18개월 이상 장기가입자를 대상으로 기존 약정할인에 최대 40%까지 추가 할인을 제공하는 'LTE플러스 파워할인'을 출시했다. KT도 중고폰과 해외직구(직접구매)폰을 홈페이지 접속만으로 간편하게 개통하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SK텔레콤은 장기 우량 고객에 대한 혜택 강화에 나섰다.

요금할인제가 미래부의 목표대로 제조사가 직접 휴대폰을 파는 단말기 자급제를 활성화할 지 관련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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